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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에 위기감 느낀 은행권, 핀테크·IT 연합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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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에 위기감 느낀 은행권, 핀테크·IT 연합 가속화

KT와 손잡은 신한은행…AI, 빅데이터, NFT 등 23개 공동사업 추진
은행권, 전자결제·메타버스 등과의 협업으로 新 Biz 모델 선보여

서울시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신한은행과 KT의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식에서 진옥동 신한은행장(앞줄 왼쪽)과 KT 경영기획부문장 박종욱 사장이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한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서울시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신한은행과 KT의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식에서 진옥동 신한은행장(앞줄 왼쪽)과 KT 경영기획부문장 박종욱 사장이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이 본격화되며 은행권이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강력한 플랫폼을 보유한 빅테크의 성장세가 부각되면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전 금융권의 화두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은행권은 핀테크와의 합종연횡(合從連衡)을 통해 디지털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다.

지난 17일 신한은행은 KT와 약 4375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신한은행은 자사의 금융 노하우와 KT의 기술 역량을 융합한 솔루션을 개발해 고객의 실생활 전반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공동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0일 핀테크사 ‘갤럭시아머니트리’와 혁신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나은행은 갤럭시아머니트리가 운영하는 간편결제플랫폼 ‘머니트리’와 연계해 다양한 금융상품과 마이데이터 서비스 ‘하나 합’을 선보일 방침이다.

NH농협은행도 지난달 핀테크사 ‘핑거’와 금융 메타버스 플랫폼 ‘독도버스’의 서비스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독도버스’는 핑거와 농협은행이 개발 중인 국내 최초 금융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NH농협은행은 MZ세대와의 접점을 만들고,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방은행은 부족한 디지털 경쟁력을 핀테크와의 협업으로 보충하고 있다. 실제로 지방은행 5곳(경남·광주·대구·부산·전북)은 핀테크사인 핀다·토스·카카오페이 등과 손잡고 비대면 대출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개별적으론 뱅크샐러드·핀셋·페이코 등과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은행권의 핀테크와의 연합전략을 두고 금융권에선 빅테크의 금융업권 영향력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위기감의 발로라고 지적한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시가총액은 33.4조원, 31조원으로 기존 1위였던 KB금융지주(23조원)를 3위로 끌어내렸다. 특히 양사의 당시 시가총액(64.5조원)은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시가총액(63.2조원)을 상회하며, 금융권에 큰 충격을 줬다.

이에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신년사에서 “(하나금융은) 종합금융그룹으로서 훨씬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더 많은 이익을 내고 있음에도, 시가총액이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1/5에도 미치지 못하는 냉혹한 평가를 받고 있다”며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올 한해 업의 경계를 넘어서는 경쟁과 협력으로 기존의 틀을 깨야 한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 내정자가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으로 출근하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재근 KB국민은행장 내정자가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으로 출근하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또한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취임사에서부터 “‘금융 시가총액 1위’라는 본래의 위치로 반드시 복귀하겠다”며 “KB의 플랫폼을 금융뿐만 아니라 고객의 일상생활을 아우르는 ‘수퍼앱’으로 진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강력한 플랫폼을 보유한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이 본격화되자, 은행 역시 핀테크와의 제휴를 통해 플랫폼 강화에 나서며 영업기반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전통적 영업방식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음을 인지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빅테크의 급격한 성장은 은행에 뒤쳐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심어줬다”며 “인사나 조직개편 등에서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지만, 디지털 부문이 빠르게 성과가 나는 부문이 아니다. 이에 핀테크와의 협업으로 검증된 기술을 체화(體化)하고, 자사 디지털 경쟁력을 빠르게 제고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