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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요금 인상, 애플 고가정책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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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요금 인상, 애플 고가정책과 닮았다?

북미서 14개월만에 구독료 올려…경쟁 OTT 대비 높은 요금
韓도 지난해 5년만에 요금인상…콘텐츠 비용 확보하려는 듯

넷플릭스가 잇달아 요금인상을 단행하면서 고가정책을 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28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 사진=넷플릭스이미지 확대보기
넷플릭스가 잇달아 요금인상을 단행하면서 고가정책을 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28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가 최근 북미 지역에서 1년 만에 다시 가격인상을 하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넷플릭스의 전략은 과거 애플이 취했던 고가정책이 떠오르게 한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최근 미국과 캐나다 지역에서 월 구독료를 1~2달러 인상했다. 앞서 넷플릭스는 2020년 10월에 북미 지역 요금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이번 요금인상에 따라 미국의 경우 스탠더드 요금제가 13.99달러(1만6600원)에서 15.49달러(1만8400원)로 1.5달러 올랐다. 프리미엄 요금제는 19.99달러(2만 3800원)로 2달러 올랐고 베이직 요금제는 9.99달러(1만 1900원)로 1달러 올랐다.

캐나다의 경우 스탠더드 요금제는 14.99캐나다달러(1만4200원)에서 16.49캐나다달러(1만5700원)로 올랐다. 프리미엄 요금제는 20.99캐나다달러(2만원)로 상승했다.

미국 IT매체 더버지는 이 같은 요금인상에 대해 콘텐츠 투자비용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더버지는 “OTT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넷플릭스가 질 좋은 콘텐츠를 많이 확보하는 동시에 더 나은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며 “이에 따라 돈이 많이 들고 가격 상승이 수반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 한국에서도 요금인상을 단행했다. 한국에서는 스탠다드 요금제를 월 1만20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프리미엄은 월 1만45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인상했다.

넷플릭스 측은 “한국 진출 후 첫 요금인상”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 넷플릭스는 2016년 1월 한국 진출 후 단 한 차례도 요금을 인상하지 않았다.

넷플릭스의 이 같은 요금인상은 과거 애플의 고가정책과 닮았다. 애플은 2017년부터 아이폰X 시리즈를 출시하며 가격을 150만원대까지 인상한 바 있다. 그 결과 2018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1위를 지킨 가운데 화웨이와 애플이 2위 경쟁을 했다.
애플은 점유율 경쟁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매출은 급성장했다. 회계연도 2018년 기준 애플의 매출은 629억 달러로 전년 대비 20%가 늘었다.

당시 팀 쿡 애플 CEO는 “애플 역사상 가장 큰 수익을 올린 실적을 올리게 됐다”며 “기록적인 분기 실적을 발표하게 됐다. 모든 지역에서 두 자릿수의 성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애플의 고가정책이 성과를 거둔 데는 충성도 높은 소비자들이 뒷받침됐다. 2018년 애플이 판매한 아이폰은 4688만대로 전년 판매량인 4667만대보다 소폭 늘었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살 사람은 산다”는 믿음이 있었던 결과였다.

넷플릭스 역시 텃밭인 북미 지역에서 연이어 가격을 올리는 데는 이 같은 생각이 뒷받침 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점유율 비중은 30%대에 이른다. 2018년 50%였던 것에 비하면 다소 줄어든 편이지만, 여전히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 ‘브리저튼’, ‘위쳐’, ‘종이의 집’ 등이 성공을 거뒀다. 올해도 ‘브리저튼’, ‘기묘한 이야기’ 등이 새 시즌 공개를 앞두고 있으며 한국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 ‘소년심판’, 한국판 ‘종이의 집’ 등도 해외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는 그동안 공개한 ‘종이의 집’과 ‘루머의 루머의 루머’, ‘기묘한 이야기’ 등이 충성도 높은 시청자들을 확보했다고 판단해 이 같은 요금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넷플릭스는 인도에서 29%의 점유율로 디즈니플러스(25%), 아마존프라임비디오(22%)에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이 때문에 신흥시장인 인도에서는 요금을 내리면서 가입자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