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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S "가상화폐 폭락 몇년 지속…'겨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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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S "가상화폐 폭락 몇년 지속…'겨울' 온다"

헤지 기능 상실·정부 규제·기술적 결함 등으로 투자의욕 잃어가

글로벌 투자 은행 UBS는 17일(현지시간) 비트코인 등 가상 화폐 가격 폭락 사태가 몇년 간 계속되는 겨울이 오고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경고했다.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투자 은행 UBS는 17일(현지시간) 비트코인 등 가상 화폐 가격 폭락 사태가 몇년 간 계속되는 겨울이 오고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경고했다.
글로벌 투자 은행 UBS는 17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 화폐 가격이 연쇄 폭락하는 ‘가상 화폐 겨울’(crypto winter)이 다가오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현재의 가격 급락 국면에서 벗어나는 데 앞으로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이 은행이 경고했다. 일부 전문가는 비트코인 가격이 3만 달러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UBS는 가상 화폐가 기존 화폐 가격 등락이나 인플레이션을 헤지(위험 회피 또는 분산)하는 기능을 잃어가고 있고, 여러가지 기술적인 문제도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가상 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몇 주 사이에 급락세를 보인다.
미국의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가상 화폐 시장이 가격 붕괴의 겨울을 또 한 번 맞았고, 이를 회복하는 데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UBS가 경고했다”라고 보도했다.

UBS의 애널리스트 제임스 맬컴은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올해 금리 인상을 예고했고, 이것이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 화폐 투자 의욕을 떨어뜨렸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가상 화폐에 대한 신규 규제 등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0년과 2021년 사이에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한 데는 연준이 시중에서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통화 유동성을 확대한 것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맬컴 애널리스트가 강조했다. 연준은 이제 치솟는 물가를 잡으려고 오는 3월 말까지 자산매입 축소 조처인 테이퍼링을 종료하고, 이르면 3월부터 올해 안에 3~4번 기준 금리를 인상하며 연말에는 보유 자산 규모를 줄이는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비트코인은 2017년 말과 2018년 초 사이 2만 달러에서 4000달러까지 추락하는 '겨울'을 경험했다. 로런트 크리스 CEC 캐피털 애널리스트도 가상 화폐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이 떨어지고 있어 가까운 시일 내에 반등이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1월에만 비트코인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서 40억 달러가 유출됐으나 유입된 자금은 10억 달러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UBS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이 분산 설계에 기반하고 있어 확장성이 낮다고 강조했다.

투자회사 인베스코는 비트코인이 3만 달러 이하로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표적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몇 개월 동안 미국 뉴욕 증시의 주요 주가지수 및 금값과 연동해 움직이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이 기존 투자에 대한 헤지 기능을 상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트코인의 코인 시장 지배력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 비트코인이 가상화폐 시장의 70%를 차지했으나 지난해 말 기준으로 그 비율이 40% 밑으로 내려갔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