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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어떻게 중립성을 지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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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어떻게 중립성을 지킬 것인가

임정혁 플랜비디자인 주임
임정혁 플랜비디자인 주임
어떤 사건에 대해 정보가 불충분하거나 반대 증거가 충분히 나올 만한 상황에서 의사표시를 안 하고 상황을 더 지켜보고 의사표시를 하겠다는 의미로 "중립기어를 박는다"라는 표현이 있다. 이슈 하나하나의 진위를 가리기 힘들고 뒤집히니 섣부르게 판단하지 않고 관망한다는 뜻으로 각종 커뮤니티에서 사용되고 있다.

리더는 내가 중립기어를 박고 있는지 스스로 색안경을 끼고 있진 않은지 눈에 보이는 사실만을 보고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진 않을지 의식할 필요가 있다. 회의에서는 상당수의 리더는 회의를 독점하거나 무의식중에 자기 생각이나 의견을 내비치는 경우가 많다. 리더의 한 마디는 무게 추가 무거워 참여자들이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위축시키기도 한다. 그렇다면 리더는 어떻게 중립성을 확보해야 할까?
리더는 중립적으로 경청할 줄 알아야 한다. 적극적으로 공감하고 받아들이는 태도로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내가 옳다고 판단한 뒤 열린 마음으로 듣지 않고 자신의 차례에 발언할 내용을 정리하는 '장전의 시간'이 되지 않도록 한다. 상대방도 그들의 실무 영역에서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음을 충분히 인식하고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이때 보드가 있다면 직접 그들의 발언을 리더가 정리하여 기록해준다면 참여자들에게 내가 이 회의에서 존중받고 있고 꼭 필요한 일원임을 각인시켜줄 수 있을 것이다. 구성원이 아이디어와 의견을 편안하게 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는 리더의 노력이 필요하다.

리더는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처신할 줄 알아야 한다. 갈등이나 중재, 조율의 상황에서 소극적인 반응으로 맥락을 이해하며 들으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마음속으로 동의하지 않았다고 싫은 티를 내거나 다르다고 비아냥 거리거나 무시하는 스탠스를 취하지 않아야 한다. 고개를 끄덕이거나 맞장구치지도 않아야 한다. 모든 의견을 수용하는 태도이되 과정에서 동의, 칭찬, 질색을 표하게 되면 중립성을 잃을 수 있으니 스스로 의식하며 경계해야 한다. 리더의 은연중 행동도 발언자 입장에서 충분히 캐치되고 주눅들게 할 수 있다.

리더는 발언을 억제할 줄 알아야 한다. 회의 내에서 내 발언에 치우처져 있는지 의식을 하면서 회의에 임해야 한다. 구성원 모두의 아이디어들이 힘을 발휘할 수 있으려면 즉각적 해법을 제시함으로써 구성원들을 도와주고자 하는 충동을 억제해야 한다. 자신이 생각했던 입장과 다른 태도를 보이더라도 '의견을 가장한 억압'을 하지 않도록 한다. 속속들이 내 생각을 밝히고 가치 판단을 하며 의사결정을 한다면 참여자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리더의 눈치를 살피며 리더의 권위를 침해하지 않으려 하고 입을 닫을 뿐이다. 질문을 통해 자신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답변을 이끌거나 경고 메시지를 보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수동적인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말을 하는 게 아니다. 사람이 많은 조직일수록 여러 가지 의견이 나오기 마련인데 모든 의견을 전부 결정에 반영할 수는 없다. 좋은 리더는 우선 결단력도 필요하다. 결정을 하는 데 있어 다른 구성원들의 의견 역시 들을 줄 아는 관용 역시 필요하다. 즉 조직 구성원 모두가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발언할 수 있도록 하되, 그발언들에서 중요한 것을 중립적으로 골라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리더의 중립성은 회의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회의는 생산적이어야 하고 집단지성을 활용하는 자리여야 한다. 회의는 리더에게 보고하거나 자문을 구하는 자리가 아니다. 개인 차원에서도, 회사 차원에서도 시간이 아까운 회의가 그저 낭비되면 안된다.


임정혁 플랜비디자인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