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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정용진 부회장, ‘멸공’ 대신 ‘멸 본인사업’ 돌아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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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정용진 부회장, ‘멸공’ 대신 ‘멸 본인사업’ 돌아보나?

정 부회장의 대표적 야심작 삐에로쑈핑 1년 6개월만에 사업 철수…이마트 노조 “본인이 해온 사업 먼저 돌아보라” 지적에 ‘멸공’ SNS 활동 자제 나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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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멸공’ 발언에 대해 ‘전적으로 저의 부족’이라고 사과하는 글을 올리면서 고개를 숙이자 ‘멸공’ 논란이 수그러지는 모습입니다.

정 부회장은 “나로 인해 동료와 고객이 한 명이라도 발길을 돌린다면 어떤 것도 정당성을 잃는다. 저의 자유로 상처받은 분이 있다면 전적으로 저의 부족함입니다”라고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

이마트노조는 14일 ‘용진이형의 사과 환영’ 제목의 성명을 통해 “노조와 사원들의 마음을 읽어준 정 부회장의 사과에 감사를 표한다”고 답했습니다.

이마트 노조는 이에 앞서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에 대해서는 성명서를 통해 “멸공도 좋지만 본인이 해온 사업을 먼저 돌아보라”고 정 부회장을 비난한 바 있습니다.

노조는 최근 몇년간 철수했거나 철수 진행 중인 PK마켓, 삐에로쑈핑, 부츠 등의 사업을 언급하며 정 부회장에게 사업가로서 걸어온 발자취를 돌아보길 권했습니다.

이마트는 지난해 이베이코리아와 스타벅스코리아를 인수하면서 외형적 덩치는 커졌지만 정작 이마트가 추진해온 상당수 사업들은 그동안 철수되어 수천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마트는 지난 1997년 2월 상하이 E-MART(대형마트 중국 1호점)를 개점했지만 20년이 지난 2017년 5월 중국 사업에서 철수했습니다.

정용진 부회장은 2017년 5월 3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과 파트너사 채용박람회 자리에서 중국에서 손을 뗀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습니다.

이마트는 지난 1997년 중국에 진출해 한때 현지 매장이 30개에 육박했지만 적자 누적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이마트는 중국사업에서 수천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마트는 베트남에서도 지난 2015년 12월 1호점인 호치민 고밥점을 열었으나 2호점 확장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2021년 5월 베트남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난 2013년 10월 이마트에서 호황을 누리던 알뜰폰 사업도 매출이 줄고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2021년 1월 철수하기로 결정하면서 문을 닫았습니다.

이마트가 프리미엄 슈퍼마켓을 표방하며 야심차게 선보였던 PK마켓 지난 2016년 9월 스타필드 하남에 첫 매장을 낸 후 5년여만인 2021년 12월 사업이 종료됐습니다.

PK마켓은 이마트가 처음 선보인 식료품 전문점으로 대형마트보다는 가격이 비싸지만 SSG푸드마켓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좋은 품질의 식료품을 들여와 차별화를 꾀했습니다. 고객의 체험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러나 온라인으로 식료품을 구매하는 수요가 많아지고 가격이 싼 창고형 할인마트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사업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용진 부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만물잡화점인 삐에로쑈핑도 문을 닫았습니다.

삐에로쑈핑은 일본의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해 2018년 6월 스타필드 코엑스몰 옛 영풍문고 자리에 1호점을 오픈했습니다.

정 부회장은 개점 당시 “1년 동안 모든 걸 쏟아 부어 준비했다”며 야심차게 선보인 브랜드였지만 사업은 결국 실패로 끝나게 됐습니다.

삐에로쑈핑은 온라인쇼핑에 익숙한 20~30대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돌리기 위한 취지에서 기획됐지만 경쟁사인 다이소에 비해 가격 면에서 밀렸고 적자를 견디지 못해 2019년 12월 폐쇄 조치가 취해졌습니다.

이마트의 헬스앤뷰티(H&B) 스토어인 부츠도 사업을 접었습니다.

부츠는 이마트가 2017년 영국 월그린부츠얼라이언스(WBA)와 합작해 들여왔습니다. 부츠 1호점이 2017년 5월 하남스타필드에 개점했고 한때 매장이 30여개 운영됐만 사업성과가 나지 않으면서 2020년 5월 매장을 폐쇄했습니다.

이마트는 화장품 전문점 스톤브릭 사업도 지난해 12월 완전히 정리했습니다. 이마트는 지난해 10월 스톤브릭 온라인몰을 닫으며 철수 수순을 밟아왔습니다.

스톡브릭은 지난 2019년 2월 서울 홍익대학교 앞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했고 정용진 부회장이 기획 초기부터 각별한 애정을 보인 색조화장품 브랜드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마트는 화장품 전문점인 센텐스의 오프라인 점포도 완전 철수할 방침입니다. 이마트는 센텐스 일부 점포 문을 닫아왔고 전국 30여개 매장을 모두 폐점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마트는 올해 3월말까지 전국 오프라인 점포를 모두 철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센텐스는 지난 2016년 이마트가 화장품 전문 제조기업인 한국콜마·코스맥스와 공동 개발을 거쳐 만든 브랜드입니다. 센텐스는 지난 2016년 7월 1호점인 죽전점을 개장했습니다.

이밖에 이마트가 지난 2018년 8월 선보인 남성 패션 전문 편집숍인 쇼앤텔도 2020년 사업을 접었고 같은해인 2018년 오픈한 가정간편식 전문점인 PK피코크도 경영난을 이유로 2020년 철수했습니다.

이마트 노조가 정용진 부회장의 ‘멸공’ 논란에서 거론한 PK마켓, 삐에로쑈핑, 부츠는 정 부회장의 대표적인 ‘실패작’으로 꼽힙니다.

이마트 노조가 “멸공도 좋지만 본인이 해온 사업을 먼저 돌아보라”며 “정말 '자유인'이고자 한다면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면 될 것이나 본인이 스스로 기업인이라 한다면 이제 그 경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도 정 부회장의 ‘멸공’ SNS 활동을 자제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정용진 부회장이 ‘멸공’을 외치기 보다는 본인의 경영능력 부족으로 사라진 ‘멸(滅) 본인사업’에 대해 반성하고 기업가로서 본연의 직책에 충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