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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68년-4] 전기차 ‘코란도‧무쏘’로 SUV 명가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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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68년-4] 전기차 ‘코란도‧무쏘’로 SUV 명가 복원

2022년 1월 10일 에디슨모터스와 인수 본계약 체결
미뤘던 전기차 사업 본격화…코란도 이모션 3월 출시

쌍용자동차가 내년에 출시할 예정인 중형 SUV 'U100'의 디자인. 무쏘를 기반으로 외형을 디자인했다고 한다. 사진=쌍용차이미지 확대보기
쌍용자동차가 내년에 출시할 예정인 중형 SUV 'U100'의 디자인. 무쏘를 기반으로 외형을 디자인했다고 한다. 사진=쌍용차
2021년 3월 2일, 쌍용자동차는 평택공장이 가동을 재개했다. 법원은 이날 당초 2월 28일로 예정했던 회생절차 개시를 보류하겠다고 했다. HAAH오토모티브와의 매각 협상이 아직 진행중이었기에 결과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뜻이었다.

3월 23일 법원이 제시한 투자의향서(LOI) 제출 시한 만료일이었는데 HAAH오토모티브는 제출을 하지 않아, 협상은 깨어졌다. 예병태 쌍용차 사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4월 15일에는 법원은 쌍용차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고, 쌍용차는 회생계획 인가 전에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직원 절반이 2년간 무급휴직‧임원 임금 추가 삭감 등의 자구계획안에 찬성하는 등 회사를 살리기 위한 마지막 노력이 계속됐다.
약 석달 후 매각 절차가 재개됐다. 6월 28일 쌍용차는 EY한영회계법인 매각주간사로 선정하고 매각 공고를 내며 인수의향서 접수를 시작했다. 7월 30일 마감 결과, SM그룹·HAAH오토모티브·에디슨모터스, 이엘비앤티 등 11곳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이어진 인수제안서 접수 마감 결과, 이엘비앤티와 카디널 원 모터스(HAAH오토모티브 새 법인) 컨소시엄,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인디 EV 등 3곳 매각 본입찰에 참여했고, 이엘비엔티와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입찰 서류를 제출했다. 10월 20일 법원, 에디슨모터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후 협의를 거쳐 올해 1월 10일 본계약을 체결했다.

에디슨 모터스와 물리적‧화학적 결합이 성패 가를 듯


이로써 쌍용차는 일단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에디슨모터스와의 잡음을 어떻게 수습해 물리적‧화학적 결합을 이뤄낼지, 또한 에디슨모터스가 과연 쌍용차가 필요로 하는 자금을 투입할 수 있을지 여부는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당장 자금 지출 사전협의, 기술정보 교류 등에서 양사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본 계약 체결 뒤 운영자금 500억원을 대여하기로 하면서 이에 대한 우선변제권 보장·운영자금 지출은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인데 반해, 쌍용차는 경영권 개입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의 법적 지위는 양해각서 체결에 따라 배타적 우선협상권을 갖는 우선협상대상자의 지위일 뿐 회사 경영에 관여하거나 개입할 법적 지위를 확보한 것은 아니라고 봤다. 무엇보다 기술정보 교류에 대해서는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앞서 쌍용차를 인수했던 두 해외기업에게 핵심 기술을 빼앗겨 회사 경쟁력에 흠집이 났다고 보고 있어, 에디슨모터스도 전처를 밟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본 계약 협상을 통해 오해는 상당부분 풀었다. 쟁점사항이었던 인수기획단 파견 시점은 회생계획안 인가 시점 이후로 하고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측에서 사전 승인을 요구했던 대여 운영자금 사용에 대해서는 사전 협의하는 것으로 조율을 마쳤다.

쌍용차 전기차 및 내연기관차의 상품 경쟁력 향상을 위해 주행거리 개선, 대시보드 및 그릴의 개선을 위한 두 회사 엔지니어의 협력을 강화하는 업무협약도 체결하기로 합의하면서 양사가 평호적인 화합을 이뤄낼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에디슨모터스는 본 계약이 체결 직후 인수대금(3048억원)의 10%(이행보증금 포함)에 해당하는 계약금 납입을 완료했다. 3월1일까지 쌍용차 회생 계획안을 내고 관계인 집회를 통해 채권자 및 주주의 동의를 얻어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겠다고도 했다.

지난해 4월 서울회생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에 의해 ‘인가 전 M&A’를 추진해 왔던 쌍용차는 앞으로 관계인 집회 채권자 및 주주 동의와 법원의 인가를 통해 회생절차를 종결짓는 절차만 남게 됐다.

전동화로 승부, 미래는 이미 그려 놓았다


자금을 수혈 받은 쌍용차는 전기차로 승부를 건다. 내연기관 SUV에서는 회사 사정상 어쩔 수 없이 뒤처졌지만, 모든 자동차업체들이 동일한 출발점에서 시작하는 전기차 부문에서는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넓다는 판단에서다.

쌍용차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코란도’와 ‘무쏘’의 전동화 버전은 회사가 추구할 미래의 지향점을 제시한다.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와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날, 첫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 사전계약에 들어갔다. 오는 3월 공식 출시되는 코란도 이모션은 2000만원대(전기차 보조금 적용)에 판매할 예정으로, 내연기관 준중형 SUV와 경쟁할 수 있는 가성비(가격대비성능)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어 내년에는 무쏘 후속 ‘J100’(프로젝트명)을 바탕으로 만든 중형 전기 SUV ‘U100’도 내놓는다. U100은 기아 쏘렌토, 현대차 싼타페 등 기존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SUV는 물론 전기 SUV 시장을 주도하는 테슬라 모델Y와도 경쟁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쌍용차측은 설명했다.

위기 상황 속에서도 쌍용차는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해왔다. 에디슨모터스가 리더십으로 발휘해 쌍용차를 키워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국내 최고(最古) 완성차 업체로 돌아온 쌍용차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곡선을 그려나갈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