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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시 ‘청풍호 수상비행장’ 그들만의 리그...운영업체 선정 ‘유착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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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시 ‘청풍호 수상비행장’ 그들만의 리그...운영업체 선정 ‘유착 의혹’

AOC(항공운항증명)없는 중소형항공업체 선정…수십억 혈세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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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시청(제공/제천시)
충북 제천시 청풍호의 국내 첫 수상비행장 사업이 운영업체 선정 과정에서 불합리한 행정으로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이는 제천시가 사업 초기부터 AOC(항공운항증명)를 받지 않은 업체를 선정하는 등 시간과 돈을 허비함으로써 청풍호 수상비행장 사업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특히 사업 환경을 무시한 채 돌려막기식으로 수상비행장 운영업체를 3년마다 수시 교체하는 것은 지역 토착세력과 유착관계 때문이 아니냐 하는 의혹도 제기된다.

제천시의 청풍호 수상비행장 사업을 하려면 AOC는 필수적으로 갖춰야한다.

AOC(항공운항증명)는 항공사가 운항 개시 전 안전 운항을 위해 필요한 전문 인력이나 시설, 장비 및 운항·정비지원체계를 갖췄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하는 일종의 안전 면허이다.

31일 제천시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천시는 청풍호 수상비행장 운영 위·수탁 협약 체결 업체인 엔에프에어(주)에 운영기간 만료 통지와 함께 청풍호 수상비행장 계류시설 등 공유재산을 12월 31일까지 시에 반환하라는 공문을 내용증명우편으로 지난 22일 발송했다.

제천시가 청풍호 수상비행장 사업 운영업체와 계약을 해지하고 사업을 중단한 것은 초기 수상비행장 운영업체였던 ‘온유에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제천시는 2005년 11월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목적으로 예산 45억원을 투입해 청풍호에 700석 규모의 수상아트홀(공연장)을 조성했으나 공연·행사 개최 등이 저조하자 2014년 수상비행장을 조성해 관광을 활성화한다는 명목으로 또다시 국·시비 20억원과 민자 20여억원 등 총 40여억원을 들여 현재의 수상비행장을 준공했다.
제천시는 2011년 6월 7일 ‘청풍호 수상항공 이착륙장 조성사업’을 문화관광부에 특화사업으로 신청했고 이후 국토교통부의 제4차 공항개발중장기계획(2011~2014년)에 수상항공시범사업대상지로 선정되면서 수상항공사업에 첫발을 뗐다.

제천시는 2013년 1월14일 ‘청풍호 수상항공관광’ 사업공모를 통해 사업자를 모집하고 2014년 3월 14일 ㈜온유에어라는 소형항공사와 사업협약(MOU)을 체결하고 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운영업체로 선정된 ㈜온유에어가 수상비행기 운항 최종 허가절차인 AOC(항공운항증명)발급 지연에 따른 사업 차질과 그에 따른 자금난으로 사업을 중단하고 ‘운영사업 포기서’를 제출하면서 청풍호 수상비행장은 다시 표류했다.

이후 제천시는 1년 이상 방치돼 있던 수상비행장 사업자를 2017년 8월 10일 다시 공모해 현재의 엔에프에어를 사업자로 같은 해 8월 30일 엔에프에어와 수상비행기 운영 준비협약서를 체결했다.

제천시는 2017년 연말까지 엔에프에어와 함께 AOC신청 서류를 준비한 뒤 2018년 1월 15일 서울지방항공청에 AOC서류를 냈고 2019년 4월 AOC승인을 받았다.

제천시와 엔에프에어는 같은 해 8월 7일 청풍호 수상비행장 사업에 대해 최종적으로 AOC를 교부받아 8월 22일 보안계획승인을 완료하고 2019년 9월부터 수상비행기 운항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제천시가 청풍호 수상비행장 사업 재공모를 통해 현재의 엔에프에어를 사업자로 선정한 이후 2년 넘게 지나서야 상업용 관광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청풍호 수상비행장 사업을 결정하고 운영업체를 최초로 모집한 때가 2013년 1월임을 고려하면 수상비행기를 띄우기까지 무려 6년 9개월이 걸린 셈이다.

문제는 제천시가 올해까지 사업을 운영해온 엔에프에어에 대해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수상비행장 시설 반환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청풍호 수상비행장 사업이 또다시 표류 위기를 맞는 점이다.

첫 사업자인 온유에어가 계약기간인 3년 동안 운영사업을 진행하면서 20억원 가까이 손실을 본 채 나갔고 두 번째 사업자인 엔에프에어 역시 비행기 2대 도입과 조종사, 정비사 등 인건비 등 수십억원의 적자를 봤음에도 강제로 사업을 중단시킨 것도 문제지만, 65억원 넘게 투입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제천시의 사업에 대한 태도는 더 큰 문제다.

2005년에 예산 45억원을 들여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명목으로 조성한 청풍호 수상아트홀 공연장이 실패로 돌아갔으면, 이를 교훈 삼아 국비 및 시비 2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추진한 수상비행장 사업은 AOC자격을 갖춘 항공업체를 선정해야 했음에도 그러지 않아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행정을 지속해서다.

제천시는 수상비행장 사업 초기 운영업체를 선정하면서 AOC(항공운항증명서)를 보유하지 않은 온유에어를 결정함으로써 사업 협약기간 3년을 AOC를 교부받는 데 보내야 했고 결국 자금난으로 운영업체가 사업을 포기하고 손을 들도록 만들었다.

엔에프에어 역시 AOC를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2017년 8월 10일 운영업체로 선정돼 1년 이상 준비과정을 거쳐 2018년 12월 20일 정식으로 ‘청풍호 수상비행장 운영 위·수탁 협약서’를 작성하고 2019년 8월 AOC를 발급받을 때까지 2년 넘게 관광용 운항을 하지 못했다.

결국 AOC 등 항공운항사업을 즉시 착수할 수 있는 운영업체 대신에 항공운항 사업 자격증을 갖고 있지 않은 업체를 잇달아 선정한 제천시는 수상항공 사업에 대한 신규 사업에 대한 충분한 타당성조사 보다는 어설픈 행정과 업체 선정과정의 불투명성이 불러온 예견된 ‘사업 좌초’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엔에프에어가 지난 8일 제천시의 ‘청풍호 수상비행장 운영 위·수탁협약 연장불가 통보 및 공유재산 반환 요청’에 대해 계약기간 2년 연장을 요구하며 제천시에 제출란 ‘이의제기서’에서도 잘 나타난다.

제천시 청풍호 수상비행장 모습이미지 확대보기
제천시 청풍호 수상비행장 모습

엔에프에어는 이의제기서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년여 동안 청풍호 수상비행장에서 제대로 된 영업운항을 단 한 차례도 해보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4월 본격적으로 상업적 관광운항을 시작한 청풍호 수상비행장 사업은 첫해인 2019년 이용객은 97명이었고, 코로나19 여파가 극심했던 지난해 42명, 올해는 14명으로 나타냈지만 모두 엔에프에어 관계자들이어서 실제 관광객은 0명 이었다.

엔에프에어 관계자는 “제천시가 지난 2년간 수십억원을 들여 사업 중단을 막아온 자사와 계약을 해지한 뒤 다른 항공업체를 끌어들여 ‘돌려막기식’으로 청풍호 항공관광사업을 이어가려는 ‘초갑질’을 하고 있다” 며 ‘유착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제천시는 수차례의 유예 기간 연장에도 ‘정상운항’ 계약 조건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계약 종료 후 새 사업자를 다시 공모하겠다는 입장이다.


장선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ight_hee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