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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에 눌린 인터넷銀, 초심 잃었냐는 비판에 '억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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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에 눌린 인터넷銀, 초심 잃었냐는 비판에 '억울'

카뱅·케뱅 3분기 중금리 비중 13%대, 목표치인 20%대 못미쳐
시중은행 대출 규제에 풍선효과…중저신용자 혜택 취지는 무산
당근 내민 당국, “중금리 총량 제외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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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판교 오피스 [사진=카카오뱅크]


인터넷은행이 중금리대출 취급을 소홀히 한다는 지적이 금융권에 제기되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중금리대출 공급비중이 연초에 설정한 목표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자, 설립 취지를 잊고 수익성에 매몰됐다는 비판이 높아진 것.

반면 인터넷은행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른바 정부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로 증가한 신용대출 규모를 중금리대출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일부 인터넷은행은 대출전체가 중단되는 상황도 발생했다. 때문에 중금리대출은 대출규제에서 제외하는 등의 배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은행 3곳의 중금리대출 비중은 올해 설정한 목표치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것으로 나타났다.

중금리대출이란 신용평점 하위 50%(신용등급 4등급이나 KCB 기준 820점 이하)인 중저신용자 차주에게 공급되는 대출이다. 특히 인터넷은행은 설립 취지 중 하나가 고도화된 신용평가 모델을 통한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기반 확대인 만큼 그 의미가 남다르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 인터넷은행에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를 주문했으며, 연간 목표치를 요구했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20.8%, 케이뱅크는 21.5%의 중금리대출 비중을 목표치로 설정했다. 또한 두 은행 모두 내년에는 25%, 2023년에는 30% 이상을 목표로 제출했다. 올해 10월 출범한 토스뱅크는 올해 35%를 목표로 제출했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의 중금리대출 취급 비중은 여전히 10%대에 머물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중금리대출 비중은 1분기 18.2%, 2분기 15.5%, 3분기 13.7%로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1분기 10%, 2분기 10.6%, 3분기 13.4%로 확대됐지만 목표치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때문에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자의 대출 편익 향상이라는 설립취지에서 벗어나 수익성 위주의 영업에 매몰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대출규제에 눌린 인터넷銀…당국 “중금리 ,총량규제 제외 검토”

이에 인터넷은행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너무 가팔라 중금리대출 공급을 늘렸음에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10월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40조7940억 원으로 전월 대비 2000억 원 가량 줄었다. 이는 총량규제 등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에 은행이 대출을 중단하거나 대출금리를 인상하며 대출문을 걸어 잠근 결과다. 그 결과 2금융권이나 인터넷은행으로 대출수요가 쏠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했다. 신용대출이 급증하면서 중금리비중이 크게 낮아진 것이다.

실제, 인터넷은행은 중금리대출 공급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6월부터 새 신용평가모형을 적용하고, 중저신용자의 대출 한도를 1억 원으로 올렸다. 또한 8월에는 중저신용자 전용 신규 대출상품도 출시했다.

그 결과 카카오뱅크는 3분기에만 6797억 원을 중저신용자에게 공급했다. 케이뱅크도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중저신용자에게 4650억 원을 공급했다. 이는 전년(2208억 원) 동기 대비 110.6%나 증가한 수치다.

또한 중저신용자 대상 상품금리를 카카오뱅크는 최대 1.2%포인트, 케이뱅크는 최대 3.27%포인트까지 일제히 인하했다. 일부 고신용자 대출을 중단하면서 중금리대출에 집중하고 있다. 그럼에도 분모격인 신용대출의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해 목표치 달성이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토스뱅크의 경우 몰린 대출 수요에 출범 9일 만에 대출을 전면 중단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에 초기 단계인 인터넷은행에 있어서 대출규제는 기존 은행과 차별점을 둬야한다는 지적이 금융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당국 역시 이런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내년 가계부채 총량 관리시 중저신용자 대출과 정책서민금융 상품에 대해 인센티브를 충분히 부여할 것”이라며 “두 상품을 한도·총량 관리에서 제외하는 방안까지도 검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금융권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고신용자 대비 중저신용자의 대출리스크가 더 클 수밖에 없다”며 “규모면에서 적은 인터넷은행이 시중은행과 경쟁하기 위해선 이런 혜택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또한 인터넷은행의 취지에도 부합하는 조치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