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부회장은 지난 2017년 경영일선 전면에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주도한 첫 사장단 인사를 통해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이 부회장이 그리는 ‘뉴 삼성’을 실현하는 최전선에 서 있는 그는 이번 승진으로 자리 매김을 확실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업지원T/F는 삼성전자가 1980년대까지 설치‧운영해왔던 기획조정실을 30여년 만에 부활시킨 것이다. 회사측은 “삼성전자와 전자계열사 사장단이 각 회사간, 사업간 공통된 이슈에 대한 대응과 협력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협의하고 시너지를 이끌어 내기 위한 조직을 삼성전자 내에 설치해 운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조실은 남궁석 전 정보통신부 장관, 손욱 전 농심 회장(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초빙교수) 등 삼성전자에 재직했던 전문경영인들이 실장을 역임한 바 있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과 유사한 조직이지만, 활동 범위를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의 전기‧전자 계열사간 사업 조율로 한정했다. 하지만 삼성이 미전실 제도를 폐지한 직후 발족했다는 점 때문에 새로운 형태의 그룹 지배조직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발족 당시 삼성은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태 개입 의혹으로 재판을 받아 경영일선에서 거리를 두던 시점이었기에 이러한 의문이 더해졌다.
외부 시각에 상관 없이 정 부회장은 지난 4년여 동안 조직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며 선대회장의 별세,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 속에서도 삼성전자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살림살이를 충실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록 대표이사 타이틀을 달지는 않았으나 정 부회장은 회사 경영에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사업지원T/F 출신 인사들의 외연도 확대되었다는 점에서 정 부회장의 조직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 이차 전지를 생산하는 삼성SDI 대표이사에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이 내정된 것이 대표적이다. 최 대표는 사업지원T/F 발족 때 참여해 2019년까지 정 부회장과 호흡을 맞춰왔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