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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워치] 지속가능발전 사회를 향한 기본 문서, K-ESG 가이드라인의 세 가지 논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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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워치] 지속가능발전 사회를 향한 기본 문서, K-ESG 가이드라인의 세 가지 논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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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한 지속가능과학회 회장
요즘 조간신문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ESG 관련 기사는 30여 년부터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연구와 활동을 해오고 있는 필자에게는 반가움보다는 짙은 아쉬움을 남긴다. 많은 기업과 공공 기관들이 앞다투어 ESG 경영 도입을 선언하고 있을 뿐 아니라 ESG 관련 콘텐츠로 이루어진 대기업들의 전면 광고도 눈에 띄지만 이들의 외침이 광고성 구호는 아닌지 우려되기 때문이다.

올해 12월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관계부처 합동 ‘K-ESG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는데 이는 우리 사회가 같이 가야 할 길을 정리한 기본 문서라고 할 수 있다. 지속가능발전 사회로 가는 골격이 공표된 것이다. 이 골격이 우리가 소망하는 상생과 공동 번영의 뼈대가 되리라 기대해본다.

‘K-ESG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게 된 경위는 다음과 같다. 현재 국내외적으로 600여 개 이상의 수많은 평가 지표가 병존하고 있으며, 평가 기준과 평가 과정도 비공개된 실정이다. 이로 인하여 ESG 경영을 도입하려는 기업이나 기관, 특히 중소기업은 ESG에 대한 접근성 차단으로 많은 애로를 겪고 있었다. 이에, 정부는 국내외 주요 13개 평가기관의 3000여 개 이상의 지표와 측정항목을 기초 자료로 하여 4개 영역, 27개 범주, 61개 지표로 이루어진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관계부처와 각 분야 전문가,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반영하여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면서도 우리 기업이 활용 가능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했다고 한다.

이 가이드라인을 다음과 같은 논점에서 리뷰해 보자.
첫째, 이 가이드라인의 제일 목표는 ‘정보 공시’이며, 3대 영역별 핵심 과제는 환경 영역에서 기후변화, 사회 영역에서 형평성, 지배구조에서 준법성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 공시’는 4개 영역 중에서 첫 영역으로, 공시 방식, 주기, 범위, 핵심성과지표, 검증을 지표로 하고 있다. 즉 성과의 공개와 검증 등 공시 과정을 매우 중시한다.

환경 영역은 기후 변화, 환경오염에 관련된 총 17개 지표로 구성되어 있다. 기후변화와 관련된 지표는 원부자재, 온실가스, 에너지, 용수 등 9개로 매우 비중이 높다. 2050 탄소중립에 대응한 지표라고 볼 수 있다. 해양과 육상 생태계에 대한 지표가 없는 점은 아쉽다. 기후변화 대응과 생태계 보존은 인류가 추구해야 할 공동의 과제이다. 무지막지하게 산림을 훼손하면서 태양광 단지를 설치하는 것과 같이, 생태계를 파괴하면서 탄소중립 계획을 추진하는 것은 구악이다. 사회 영역은 형평성과 안전성과 관련된 총 22개 지표로 되어 있다. 형평성과 관련된 지표로는 노동, 양성평등, 인권, 동반성장 등 14개 지표이다. 지배구조 영역은 준법성과 윤리성에 관련된 17개 지표로 되어 있다. 최고 의사결정체인 이사회 관련 지표는 9개로 매우 큰 비중으로 다루고 있다. 윤리 경영과 부패 방지 경영에 대한 실효적인 지표 개발이 미비한 점이 아쉽다.

둘째, 범용 버전인 ‘K-ESG 가이드라인’ 다음 단계로 민간 기업용뿐만 아니라 공기관용을 포함하여 실전용 ‘맞춤형 ESG 버전’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대학 입시에서 전국 공통의 예비고사 문제를 출제했으니, 다음 단계로 각 대학별로 특화된 본고사 문제를 출제해야 하는 것과 같다. 본고사가 중요하다. ‘K-ESG 가이드라인’은 세계적으로 대표성을 갖는 민간 회사와 국제 기구를 균형있게 사례 분석하여 개발되어, 종합적이고 통합적 성격을 띠고 있다. 민간 회사로는 다우존스의 지속가능경영지수(DJSI)와 모건스탠리의 ESG 평가(MSCI, ESG Rating) 등이며, 국제기구로는 세계경제포럼의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실천을 위한 지표(WEF, Measuring Stakeholder Capitalism), 지구적 공표 이니셔티브의 표준(GRI Standards) 등 국내외 13개 평가기관의 사례를 활용하였다.

이제는 K-ESG 가이드라인을 보완하고 발전시키면서도, 특화된 ESG 버전 개발이 필요하다. 수출 관련 민간기업 뿐만 아니라 공기업에서도 ESG 경영에 대한 요구가 매우 높은 실정이다. 이번에 발표된 가이드라인은 민간 기업, 특히 수출기업에 중점을 두어 개발된 것이다.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용 ESG 개발도 필요하다. 이 가이드라인에서 61개를 27개로 축소한 중견•중소기업용 지표를 제시한 것은 바람직한 자세이다.

셋째로 K-ESG이 실효적 성과를 내기위해서는 공공의 역할이 크다. 우선, 공기관이나 공기업이 선도적으로 ESG 경영을 실천해야 한다. 정부는 ESG 인증 프로그램의 도입과 우수 ESG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등 제도적 보완 장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ESG 컨설팅 기관, ESG 검증 기관, ESG 인증 기관을 제도화하여 정비하고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ESG 경영의 의의는 기존의 재무적 경영 성과 중심의 평가로부터 탈피하여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 중심 평가라는 것이다. 이럴 때 기업의 지속가능발전이 담보되고 결과적으로 재무적 성과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ESG 경영은 내부 구조 혁신이 핵심이며, 사회적 책임 경영이나 지속가능 경영보다 더 혁신적이다.


이영한 지속가능과학회장(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