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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판’ 짜는 KB금융, 키워드는 ‘세대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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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판’ 짜는 KB금융, 키워드는 ‘세대 교체’

대추위 ‘젊은 피’ 이재근 부행장, 신임 행장으로 추천…허인 은행장은 부회장 승진
카드, 증권 등 8개 계열사 CEO 임기도 이달 내 끝나 교체 ‘유력’·
차기 회장 구도 밑그림…허인 KB국민은행장 · 이동철 KB국민카드대표 · 양종희 KB금융지주부회장 3파전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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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허인 KB국민은행장,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이재근 KB국민은행 부행장 [사진=KB금융]
KB금융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행장 연임이 유력시 되던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지주 부회장으로 승진하고, 차기 행장 자리에는 이재근 부행장이 추천됐다. 또한 KB금융 계열사 CEO 다수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세대 교체가 본격화됐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차기 회장 밑그림도 그려지고 있다. 특히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허 행장과 양종희 부회장의 3인 경쟁 체제가 예상된다. 이에 대해 금융권은 KB금융이 지배구조 트라우마가 큰 만큼, 미리 지배구조를 안정화시키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일 KB금융지주는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어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 이재근 영업그룹 부행장을 추천했다. 당초 금융권에선 허인 현 은행장의 연임을 점치고 있던 만큼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이달 말 임기를 마치는 허 행장은 역대 최대 실적을 매분기 경신 한데다가 은행권을 강타한 DLF 사태 등에서도 벗어나 있어 4연임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권은 이번 교체 인사에 대해 KB금융 내 ‘세대교체’ 시발점으로 바라본다. 차기 행장 후보로 추천된 이재근 현 부행장은 1966년생으로 행장이 된다면 5대 시중은행장들 중 가장 젊다.

실제로 대추위 관계자는 후보 선정 이유에 대해 “현재의 비즈니스 환경은 은행의 플랫폼 역량에 달려있다. 무엇보다 혁신적 리더십이 요구된다”며 “이재근 후보자는 은행의 미래 신성장 동력을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는 역량과 실행력을 겸비했다”고 평가했다.

◆8개 계열사 CEO 임기 올해 만료…세대교체 ‘유력’


은행에서 시작된 ‘세대교체’ 바람은 KB금융의 다른 계열사에도 퍼져 갔다 KB금융그룹은 이달내 임기가 끝나는 8개 계열사의 CEO 인사도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1961년생)는 통상 금융권 임원 임기인 ‘2+1’을 넘어 1년을 더 연임 했다. 금융권에선 호실적을 바탕으로 이 대표의 4연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그룹의 세대 교체 흐름에 교체 가능성도 함께 대두 되고 있다.
‘2+1’ 임기를 채운 KB증권의 박정림 대표와 김성현 대표(각 1963년생) 역시 3연임이 유력하다. 3분기 기준 누적 순이익이 전년 대비 60% 가량 증가하는 등 호실적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은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박 대표에겐 중징계인 ‘문책’을, 김 대표에게는 경징계인 ‘주의’를 내린 바 있다.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해당 제재를 법리 검토 후 진행하기로 결정했지만, KB금융이 교체를 통해 리스크를 없앨 것이란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

이재근 부행장보다 연배가 높은 허정수 KB생명 사장, 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이사의 교체도 유력하다. 그들은 ‘2+1’ 임기를 넘어 3연임에 성공했지만, KB생명은 3분기 181억 원, KB저축은행은 2분기 9억 원의 순 손실을 기록한 탓에 연임이 수월피 않다. 임기가 남은 계열사 중 62년생인 민기식 푸르덴셜생명 대표, 63년생인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등 연배가 높은 대표의 경우 다른 계열사 등으로의 인사 이동이 예상된다.

◆차기 회장 구도 밑그림…허인-이동철-양종희 3인 경쟁 체제 전망

한편, KB금융 대추위는 허인 현 은행장이 이달 임기 만료 후 지주 부회장으로 승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윤종규 KB금융 회장 이후 차기 회장 구도를 공고히 하려는 것으로 해석한다. 허 행장은 윤 회장의 뒤를 이어 은행장에 취임했으며, 역대 최대 실적을 연이어 경신했다. 특히, 현재 지주 디지털혁신부문장으로 그룹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윤종규 회장의 임기는 2023년 11월 까지다. 윤 회장의 연령도 만 66세로 현재 금융권 지배 구조 조항에 회장의 나이를 70세까지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추가 연임도 가능하다. 다만 KB금융은 지난 2014년 '내분사태'를 비롯해 수차례 지배 구조가 흔들렸던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이로 인해 지배구조의 안정성을 중시하는 풍조가 생긴 만큼 미리 후계 구도를 굳혀 놓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허인 행장의 부회장 승진과 함께 현재 개인 고객 부문장을 맡고 있는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이사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도 함께 대두 되고 있다. 그는 그룹 내 대표적 전략통이다. 지난해 회장 선출 당시 허 행장과 함께 후보군에 거론된 인물이다. 더불어 양종희 부회장 역시 회장 후보로 꼽힌다. 지난해 말 KB금융은 부회장직을 신설하면서 KB손해보험 대표를 지낸 양 부회장을 보험·글로벌부문장으로 선임했다.

공교롭게도 차기 회장으로 꼽히는 인사들 모두 1961년생 동갑내기다. 향후 3인 부회장을 중심으로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대추위 발표도 젊고 역동적인 변화를 강조했다”며 “KB금융의 세대교체는 기정사실화됐지만, 현재 윤종규 회장의 임기가 많이 남은 만큼 차기 회장 후보들 간에 경쟁할 시간적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KB금융은 전통적으로 지배 구조의 안전성을 중시한다. 차기 회장 선정 과정을 미리 끝내 처음부터 구도를 명확히 하고, 불확실성을 배제할 수도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