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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미국향 수출화물 더 빨리 보내야"…서부 항만 노사협상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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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미국향 수출화물 더 빨리 보내야"…서부 항만 노사협상 시작

WSJ, 6년마다 계약 갱신…2022년 7월 만료 앞두고 연초 개시할 듯
협상기간 물류 처리 지연 등 혼란, 화주들 손해, 코로나로 더 어려워
터미널 자동화 확대 여부 관건, 노동자 저항 어떻게 극복할지 관심

미국 서부 롱비치항 부두에서 롱비치컨테이너터미널 소속 크레인 기사가 접안한 컨테이너선에서 컨테이너를 하역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서부 롱비치항 부두에서 롱비치컨테이너터미널 소속 크레인 기사가 접안한 컨테이너선에서 컨테이너를 하역하고 있다.
내년 초부터 미국 서부 항만으로 제품을 컨테이너에 담아 보내는 화주들은 되도록 충분한 기간을 두고 미리 선적해 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해안 공급망 교착 상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화주들이 부두 노동자와 해양 터미널이 새로운 노동 계약에 대한 협상을 준비하면서 내년에 새로운 우려에 직면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JS에 따르면, 워싱턴 주에서 남부 캘리포니아까지 항만 시설을 운영하는 민간 기업들은 2022년 7월에 만료되는 계약을 대체하기 위해 2만2400명의 부두 노동자를 대표하는 노동조합과 다년 계약을 위한 협상을 내년에 시작할 예정이다. 협상을 할 때마다 과정은 어려웠다.

매 6년마다 국제항만창고연맹(ILWU)과의 협상은 2014년과 2015년 마지막 주기 동안 심각한 노동 차질과 선적 지연이 발생했다. 이번 협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수입 급증으로 인해 컨테이너 터미널이 압도당하고 로스앤젤레스와 롱비치 항구에서 사상 최악의 적체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내년 초에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상·육상 모두 정체, 우회 루트 찾기 어려워


뉴저지주 키어니에 본사를 두고 주요 소매업자들에게 해상 운송, 트럭 운송, 입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트라이앵글 그룹의 캐리 브랑 매니징 파트너는 ““내년 ILWU 계약 협상에서 특히 끝이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달 노조는 2023년까지 협상을 연기하자는 항만 터미널 운영자의 제안을 거부했다. 사용자 측은 협상 기간 중 잠재적 차질을 우려해 진행 중인 공급망 병목현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기존 계약을 연장하기를 원했다.

윌리엄 아담스 ILWU 인터내셔널 회장은 지난 23일 성명을 통해 “모든 사람들이 재난을 예견하기보다는 항구의 안녕을 위해 단체협상을 할 수 있도록 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전 협상 기간 동안 수입업자들은 잠재적인 공급망 정체를 완화하기 위해 조기에 물자를 들여왔고, 걸프만 및 동부 해안 항구로 화물을 우회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미 항구와 내륙 공급망 전체에서 정체가 심각하기 때문에 올해 그들에게 선택할 여지는 어느 때보다 더 제한적이다.

혼잡이 계속되면 화주들은 곤경에 빠진다. 그들이 화물을 일찍 가져오거나 대체 관문으로 이동하면 선박 백업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 조나단 골드 전미소매협회(NRF) 공급망 담당 부회장은 “만약 그들(선박)이 혼란을 겪고 있는 모습을 기다리면서 지켜본다면 어떻게 할까”라면서, “그들은 무방비로 당하길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프트-하틀리 법 발동 전까지 10일간 노동자 감금


ILWU 계약은 워싱턴주 벨링햄에서 샌디에이고까지 이어지는 항구의 약 1만5400명의 정규직 및 7000명의 시간제 부두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다.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터미널에서 직접 고용하지 않았다. 시설들은 필요에 따라 주간 또는 야간으로 노조원들을 교대 근무하도록 명령한다.
29개 항구에서 70명의 고용주가 참여하는 이 협상은 종종 몇 달 동안 계속된다. 과거 협상 때에는 의견 불일치로 인해 선박 정체가 발생했다. 고용주들은 직원들의 속도 저하를 비난했고, 노동자들은 고용주가 운영을 잘못 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14년에 시작해 2015년까지 끌어온 협상 기간 동안에는 수십 척의 배가 남부 캘리포니아 앞바다에서 선적이 지연돼 개별 소매업체이 수백만 달러의 비용 증가와 판매 손실을 입었다. 2002년에는 고용주들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항구를 개방하기 위해 노조 활동을 감독하는 태프트-하틀리 법을 발동하기 전까지 10일 동안 노동자들을 가두기도 했다.

ILWU 소속 아담스씨는 2020년 8월 노조 중심의 팟캐스트 ‘더 도커(The Docker)’와의 인터뷰에서 부두 노동자들에게 다가오는 협상을 앞두고 돈을 모으라고 말했다. 그는 “2022년에는 전투가 있을 수 있다”면서, “준비하라”고 했다.

아담스씨는 최근 WSJ에 전한 성명을 통해 노조가 가능한 신속하게 화물을 옮기고 노동자의 안전을 보호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5년 이상 정규직 경력 부두 노동자 19만 달러 벌어


올해 협상은 서해안의 많은 항구 터미널을 운영하는 원양 운송업체들이 기록적인 이익을 거두면서 이루어진다. APM 터미널이 로스앤젤레스 항에서 가장 큰 컨테이너 시설 중 하나를 운영하는 덴마크에 본사를 둔 A.P. 몰러-머스크 A/S는 가장 최근 분기에 54억40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으며, 이는 지난해 회사가 거둬들인 전체 순이익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협상에서 터미널 운영자를 대표하는 태평양해양협회(PMA)의 짐 맥케나(Jim McKenna) 회장(CEO)은 내년 7월 계약 만료를 앞두고 이른 봄부터 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방 정부가 통상 계약이 만료된 후 파행 위험이 커지지 않는 한 협상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회담의 토대는 백악관이 이미 소매 및 산업 상품의 배송을 지연시키고 있는 점을 언급하고, 경제학자들이 부분적으로 인플레이션 가속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공급망 혼란에 대한 비난 압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맥케나 회장은 “부실한 공급망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도록 우리는 인간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확실해 해야 한다는 압력을 당사자에게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멕케나 회장은 자동화의 혜택이 통상 협상 과정에서 주요 쟁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전 계약에서 터미널은 노조가 임금 인상과 연금 혜택 등을 제공해 기술 사용을 확대할 수 있는 권한을 얻었다.

2019년, 5년 이상의 정규직 경력을 가진 평균적인 부두 노동자는 거의 19만 달러를 벌었다. 그 해에 몇몇 감독관은 50만 달러 이상을 벌었다. PMA 데이터에 따르면 10년 전부터 2019년까지 대부분의 전임 부두 노동자의 급여는 노동자 1인당 약 8만2500달러에서 11만 달러로 증가했다.

남가주 13개 터미널 중 2개만 자동화


터미널 운영자들이 컨테이너 처리 흐름을 가속화하는 방법을 모색함에 따라, 자동화가 어떻게 구현되는 지에 대한 의문이 내년에 더 거세질 수 있다. 로스앤젤레스와 롱비치 항구는 수입품을 실은 컨케이너 박스가 범람했고, 터미널은 이 지역에서 코로나19 발병으로 노동력이 줄어들면서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 남부 캘리포니아 관문 단지 13개 터미널 중 로보틱스를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곳은 트라팩 LLC(TraPac LLC) 로스앤젤레스 터미널과 롱비치 컨테이너 터미널 LLC 등 2개 뿐이다.

노조 관계자들은 자동화가 설치 비용이 많이 들고 비효율적이며 노조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면서 자동화 확대 사용에 반대하고 있다. 멕케나 회장은 특히 11월 16일에 기록적인 86척의 컨테이너선이 해안에서 접안 공간을 기다리고 있던 로스앤젤레스와 롱비치에서 이 문제가 협상의 “전제이자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확장의 여지가 거의 없는 인근 항구는 미국내 해상 컨테이너 수입의 거의 40%에 육박하는 물량을 들여오고 있다. 멕케나 회장은 “자동화를 통해 현재의 공간에서 처리 용량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스엔젤레스에 기반을 둔 소규모 수입업체인 타워 텍스타일(Tower Textile Inc.) 소유주 데이빗 케렌디는 노사 협상이 험악해질 경우 대체 항구를 통해 선적할 여유가 없어 꼼짝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만악 느림이 시작되면 생각도 하지말라”면서 “2022년 남은 기간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