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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후보 당선되더라도 '문재인표 탈원전' 수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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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후보 당선되더라도 '문재인표 탈원전' 수정 불가피"

대선후보 진보-보수 따라 '탈원전' 대립...李·沈 "탈원전 유지" vs. 尹·安 "전면 재검토"
업계·학계 "폐기 지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시민단체 "원전 주장은 시대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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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한국 원자력발전(원전) 산업이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중대기로에 놓여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제1야당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원전산업과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이 확연하게 상반되기 때문이다.

또한 원전업계와 학계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앞으로 5년 더 계속되면 한국 원전산업이 돌이킬 수 없는 쇠락의 길을 갈 것이라 우려하는 반면, 환경단체는 국제사회의 '탈원전' 흐름을 거스르는 것에 반대하며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이고 있다.

다른 한켠에서는 내년 대선 결과 어느 정부가 출범하든 '문재인표 탈원전'은 궤도수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하며, 현재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원전 건설도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낙관한다.

현재 문재인 정부는 초기의 '탈원전' 드라이브에서 '탈석탄' 기조로 방향을 튼 상태다. 더욱이 원전 주관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초기의 소극 자세에서 벗어나 해외 원전 수주에 올인하는 모양새다. 지난 22일 한수원은 한국전력기술·두산중공업·대우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체코·폴란드 등 동유럽 원전 건설사업을 따내기 위한 '팀 코리아 수주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체코와 폴란드는 현지 사업 일정, 한국 원전에 호감도 등 힘입어 '2번째 한국 원전 수출' 국가로 가장 기대받는 국가이다. 한수원은 내년 1분기 폴란드에, 이어 상반기에 체코에도 '입찰 제안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 안에선 '탈원전', 밖으론 '원전 세일'…전체 발전원(發電源) 중 원전 비중 이전 정부와 큰 차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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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후쿠시마사고 10주년준비위원회 회원들이 서울 마포구 서울문화비축기지에서 '3.11 후쿠시마 핵사고 10년'을 맞아 핵발전소 폐기 등 탈원전 촉구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이달 4~5일 문 대통령의 동유럽 지역 순방 때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재훈 한수원 사장도 헝가리·폴란드로 날아가 '원전 세일'을 펼쳤다.

더욱이 지난 19일 한국전력 산하 원전설계 전문 자회사인 한국전력기술이 '원자로 설계 전담조직'을 해체하는 조직개편을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보도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당장 신규원전 설계업무가 없다는 이유로 '원자로설계개발단'을 다른 조직으로 분리 배치하려 한다는 '사실상 조직 해체' 보도로 나오자 한전기술 주가가 10% 이상 폭락하기도 했다. 곧바로 한국전력기술이 현재 진행 중이던 조직시스템 개선(조직개편)을 전면 중지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현재 국내에서 준공이 임박한 신규원전을 제외하면 신한울 3·4호기, 천지 1·2호기 등 신규원전 6기 모두 사업중단 상태다.

원전업계는 신규원전 건설이 모두 장기간 중단됨에 따라 전문인력 해외유출, 원전기자재 중소기업 줄도산 등 원전산업 붕괴가 심각하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정부는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을 위해 원전 비중을 현재의 20~30%에서 오는 2050년까지 7%대로 대폭 줄인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국내 발전원 가운데 원전 비중은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6년 30.0%에서 3년차인 지난해 29.3%로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원전 비중이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탈원전 선언' 이후 2018년 2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액화천연가스(LNG)발전 증가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비판받자 원전가동률을 높이면서 다시 이전 정부 수준으로 회복됐기 때문이다.

◇차기 대선주자 입장차 상반…이재명 "추가 건설 않고 신재생 신속 전환" vs. 윤석열 "탈원전 전면재검토, 중단된 원전 건설 재개"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을 대표하는 '탈원전'은 정권 초기부터 찬반 입장이 뚜렷하게 갈려 임기 내내 '뜨거운 감자'로 논란을 거듭해 왔다.

내년 5월 이후 향후 5년간 국가 에너지정책을 결정할 차기 행정부(대통령)를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탈원전'의 운명도 달라질 수밖에 없어 원전업계와 시민사회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선 후보와 제1 야당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원전정책에서 시각차가 확연하다. 원전업계와 학계, 환경단체도 정치성향과 이해관계에 따라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이재명 후보 캠프 관계자는 23일 "원전은 사후관리비용과 안전(위험)비용을 따지면 결코 싸지 않다"면서 "추가 원전 건설은 하지 않고 기존 원전만 가동기한까지 쓰고, 그 사이에 신재생에너지로 신속히 전환한다는 것이 (이후보의)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후보는 지난 16일 청년기후 활동가들과 만난 자리에서 "원전산업은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이해관계를 가진 하나의 경제구조"라고 밝혀 중단상태인 원전 건설을 재추진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반면에 윤석열 후보는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중단된 원전 건설을 재개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윤 후보가 지난 6월 대선출마 선언 직후 가장 처음 만난 외부전문가가 '탈원전 비판'의 선봉에 섰던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였다는 점에서 윤 후보 진영의 '탈원전 재검토' 입장을 확인할 수 있다.

윤 후보 캠프 관계자는 "(윤 후보가) 당선되면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재검토는 물론 설계비용이 들어가거나 건설이 시작됐다가 중단된 원전을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대선후보들도 진보와 보수에 따라 대립하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와 같은 '탈원전 폐기'를,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이재명 후보와 같은 '탈원전·신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를 천명하고 있다.

◇원전 공기업 한수원도 "원전 필요"…원전업계·학계 "탈원전 폐기 지지", 환경단체 "원전 회귀는 시대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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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한국수력원자력과 두산중공업, 한국전력기술 등 3개사 노동조합 소속 노조원들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앞에서 정부가 중단시킨 신한울 원전 3, 4호기의 건설을 즉각 재개하고, 탈원전 정책을 폐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야 대선후보들의 '탈원전' 입장차에 이해관계가 밀접한 원전업계와 학계는 윤·안 후보 진영의 '탈원전 폐기'를 지지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다소 방법론이 다르지만 '탈원전'을 고수하고 있는 모습이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형 원전 대안으로 주목받는 소형모듈원자로(SMR)는 경제성이 취약하고, 앞으로 획기적인 기술개발로 경제성을 확보하더라도 오는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국내에만 수천 기가 설치돼야 한다"며 "대형 원전과 병행하지 않으면 SMR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기존 원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화학·커뮤니케이션)는 "현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정책은 탈원전에 대못을 박기 위한 정책이자 과거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을 겉포장만 바꾼 정책"이라고 비판하며 "국민이 부담해야 할 비용조차 제시하지 못할 정도로 현실성을 결여한 현재의 탈원전·에너지정책은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탈석탄'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환경단체 사이에서 '탈원전' 방법론에서 다소 갈리는 양상이다.

환경단체 '에너지전환포럼' 관계자는 "세계 최고 원전 밀집도 국가인 한국에서 어디에 소형모듈원자로(SMR)를 건설할 부지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원전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편협하고 시대변화를 읽지 못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른 환경단체인 '기후솔루션' 관계자는 "현재 '탈석탄' 실천을 위해 조직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중"이라며 "원전과 관련해 조직 내부에서도 견해가 엇갈리는 만큼 신중히 논의해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며 유보 입장을 나타냈다.

익명의 원자력학계 교수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물론 한전 정승일 사장과 한수원 정재훈 사장도 최근 잇따라 원전의 필요성을 피력하고 있다"며 "주요 대선 후보들은 찬반 논란이 치열한 만큼 입장을 밝히기가 조심스럽겠지만 내년에 어느 정부가 들어서든 현재의 탈원전 정책은 궤도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