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금리인상이냐 고용우선이냐…고민 깊어지는 연준

공유
0

금리인상이냐 고용우선이냐…고민 깊어지는 연준

인플레이션과 고용, 금리인상 등 첨예한 주제를 놓고 연준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플레이션과 고용, 금리인상 등 첨예한 주제를 놓고 연준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사진=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 20개월 동안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미국 저소득층의 고용 회복이라는 목표를 최우선으로 두고 통화정책을 수립해 왔다.

금리는 제로에 가깝게 고정돼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치솟고 실업률이 빠르게 하락함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의 채권 매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는 완전 고용에 집착하는 연준의 일자리 집중론자들을 동요시키기 시작했다.
제이슨 퍼먼 전 민주당 경제자문위원장은 연준의 신속한 정책전환을 촉구하며, 연준이 경제정책과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하버드대 교수인 퍼먼은 "경제 활성화는 취약한 노동자들을 지원하지만 불경기는 이들에게 가장 큰 피해를 준다. 지금 인플레이션을 늦추면 미래에 고통스럽고 극단적인 조치의 필요성을 없애고, 미래의 경기침체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속한 선제 조치를 취하라는 주문이다.

그는 연준에 채권매입의 종료(테이퍼링)를 앞당기고 내년 상반기부터 금리를 인상할 계획을 세울 것을 촉구한다. 이는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계속되고 있는 인플레이션 위험 논쟁과 중앙은행의 대응에 대한 가장 최근의 경고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내년에 3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연준 내에서는 내년에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판단이었지만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되고 있다. 논란은 심화되고 있다.

백악관은 추수감사절 전에 연준 의장을 임명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의 인플레이션을 경제전망과 인프라 지출계획에 대한 위험으로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고 줄곧 주장했던 파월 의장은 불안한 위치다.

ADP의 넬라 리처드슨 등 일부 경제학자들도 인플레이션 자체가 적어도 내년까지 지속돼 저소득 가정에 타격을 주고 있다면서 퍼먼과 비슷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소프트웨어 제조업체 어도비의 월간 구독료 지수는 지난 10월 17회 연속 상승을 기록해 수년간 꾸준히 하락했던 것을 역전시켰고, 이제는 연 1.9%씩 상승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가장 우려하는 연준 정책 입안자들조차 내년에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단 두 차례, 즉 약 0.5%p 정도의 인상만 보고 있다. 이는 연준 정책이 여전히 경제 성장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물론 새로운 데이터에 따라 정책은 바뀔 수 있다.
일부 정책 입안자들은 인플레이션 폭등이 지속돼 정책 실기를 하지 않도록 금리 인상을 앞당기고 일자리 증가를 잠시 늦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역시 완전고용이라는 명제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의 각종 데이터로는 구름 속처럼 앞이 잘 보이지 않고, 이런 데이터에 대응하면 큰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는 두려움이 정책입안자들 사이에 퍼져 있다. 이래저래 고민의 연속이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