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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백년제품] 두유 신화 정식품 '베지밀', 반세기 앞서 비건시장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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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백년제품] 두유 신화 정식품 '베지밀', 반세기 앞서 비건시장 열었다

1967년 환아 치료식으로 개발, 입소문 타며 창업과 함께 '국민 두유'로 성장
회현동에 베이커리·이탈리안레스토랑 '넬보스코' 외식업 진출, 신수익 창출

올해로 창립 48주년을 맞은 정식품의 대표제품인 '베지밀'의 연도별 제품 모습들. 사진=정식품이미지 확대보기
올해로 창립 48주년을 맞은 정식품의 대표제품인 '베지밀'의 연도별 제품 모습들. 사진=정식품
정식품 ‘베지밀’은 두유의 원조로 불린다. 지난 1973년 창업한 정식품은 올해로 창립 48주년을 맞아 ‘국민 건강을 위해 더 나은 제품을 개발한다’는 사명에 충실히 임하고 있다.

‘두유시장 부동의 1위’라는 명성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식물성 음료 연구와 개발로 변화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한편, 베이커리 카페와 이탈리안 레스토랑 등 신사업 진출로 ‘건강한 먹을거리’ 전문기업의 위상과 영역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유당불내증 환아 치료식으로 개발된 국내 최초 두유


베지밀(Vegemil)이란 이름에는 ‘식물성 밀크(Vegetable과 Milk의 합성어)’라는 뜻으로 건강식을 표방하고 있다.

베지밀은 처음 일반음료가 아닌 아픈 아이들을 위한 치료식으로 탄생했다. 그 기원은 정식품 창립자인 의학박사 고(故) 정재원 명예회장이 소아과 의사로 일하던 지난 193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시품에 따르면, 당시에는 모유와 우유를 마시고 난 뒤 이유 없이 고통받는 아기들이 많았다. 병명조차 밝혀지지 않은 이 병으로 합병증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는 환아도 적지 않았다. 줄곧 이 병의 치료법을 고민하던 정 명예회장은 44세 나이에 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알기 위해 영국과 미국으로 유학길에 올랐다.

1964년 정 명예회장은 문제의 병이 유당불내증(유당소화장애)이라는 사실과 발병 원인이 모유와 우유 속 유당 성분에 있다는 점을 알아냈다. 곧바로 귀국해 아기 치료식 개발에 나섰고, 콩에는 유아를 위한 3대 필수 영양소(단백질 40%, 탄수화물 35%, 지방 20%)는 풍부하지만, 유당불내증을 유발하는 유당 성분이 전혀 없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정 명예회장은 모유와 우유 대신 아기들에게 충분한 영양을 제공할 방법을 찾기 위해 1966년부터 2년 동안 연구에 몰두했다. 마침내 1968년 콩을 갈아 만든 콩국에 부족한 영양소들을 보강해 영양균형을 맞춘 국내 최초의 두유 개발에 성공했고, 발명 특허와 영양식품 허가도 받았다.

그러나 두유 개발 초기에 정 명예회장은 베지밀을 가내 수공업 형태로 소량 생산해 소아과에서 치료식으로만 활용했다.

점점 베지밀 효능이 입소문을 타면서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정 명예회장은 1973년 ㈜정식품을 설립한 뒤 경기도 신갈에 하루 약 20만 개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준공했다. 수요가 계속 증가하자 정식품은 더 많은 소비자에게 건강하고 맛있는 두유를 공급겠다는 취지로 1984년 충북 청주에 하루 250만 개 가량 베지밀을 생산할 수 있는 자동화 생산설비를 갖춘 신공장을 추가로 세웠다.

타깃 세분화 전략에 맞춘 다양한 식물성 제품으로 명성 구축


'라잇미닛 리얼 아몬드'는 식물 단백질을 함유한 '비건' 음료다. 사진=정식품이미지 확대보기
'라잇미닛 리얼 아몬드'는 식물 단백질을 함유한 '비건' 음료다. 사진=정식품


창업 이후 48년 동안 사랑을 받아온 정식품의 스테디셀러는 '베지밀A'·'베지밀B'로 콩 농축액이 아닌 순수한 콩의 속살만을 갈아만든 제품이다. 콩 단백질, 필수지방산, 콩 식이섬유 등 콩 본래의 좋은 영양소뿐 아니라, 비타민·엽산·칼슘·철분 등 다양한 비타민과 무기질의 영양성분이 들어 있어 일상 속에서 간편하게 건강을 챙기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잘 맞아떨어졌다.

정식품은 스테디셀러 제품 외에도 변화하는 시대의 유행을 반영한 다양한 신제품과 주력 대상을 세분화한 제품을 출시하며 국내 두유업계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칼슘·비타민D·오메가3 지방산 등 노년층에게 필요한 성분을 강화한 ‘베지밀 5060 시니어 두유’를 비롯해 눈 건강에 좋은 마리골드꽃에서 추출한 루테인을 함유한 ‘베지밀 루테인 두유’, 체계적인 당 관리가 필요한 소비자를 위한 ‘베지밀 에이스 저당 두유’는 프리미엄 두유 3종으로 꼽힌다.

칼슘과 인의 비율을 2:1로 설계해 칼슘 흡수율을 높인 ‘베지밀 검은콩 두유 고칼슘’, 비타민이 풍부한 애플망고의 과즙과 나타드코코 알갱이를 넣은 ‘베지밀 꼭꼭 씹히는 애플망고 두유’ 등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인의 건강 의학과 수요를 반영하는 제품들도 추가됐다.

정식품은 올들어 국내 식품업계에 불고 있는 ‘비건’ 열풍에 호응하는 신제품도 선보였다.

최근 한국비건인증원으로부터 비건 인증을 받은 신제품 ‘라잇미닛’이 주인공으로, 2종류 가운데 ‘라잇미닛 리얼 코코넛’은 식이섬유와 코코넛 유래 성분 라우르산을 함유해 코코넛밀크의 깊고 풍부한 맛과 영양을 그대로 담은 제품이다. ‘라잇미닛 리얼 아몬드’는 식물 단백질을 함유했으며 한 팩(190㎖)에 77㎉로 운동 전후 탄탄한 몸 관리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섭취하기 좋다.

외식 사업도 도전‘넬보스코’ 베이커리·이탈리안 레스토랑 최근 선보여


정식품은 최근 '건강과 쉼'을 주제로 한 넬보스코 빵집과 레스토랑을 열며 외식사업에 도전했다. 사진=정식품이미지 확대보기
정식품은 최근 '건강과 쉼'을 주제로 한 넬보스코 빵집과 레스토랑을 열며 외식사업에 도전했다. 사진=정식품


이처럼 ‘건강식 정도(正道)’를 고집하던 정식품이 최근 외식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서울로7017 인근 서울 중구 회현동 옛 남촌 지역에 ‘건강과 쉼’을 주제로 한 베이커리 카페 ‘넬보스코 남촌빵집’과 건강한 재료로 만든 품격 있는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넬보스코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동시에 연 것이다.

이탈리아어로 ‘숲속’이라는 뜻의 넬보스코 매장은 전체 3개 층에 연면적 967㎡(262평) 규모로 1층은 베이커리 카페, 2층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3층은 제빵 연구소와 원두 로스팅룸으로 구성돼 있다.

1층 넬보스코 남촌빵집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건강한 재료로 만든 베이커리 메뉴와 음료를 즐길 수 있다. 매일 전문 제빵사가 구워내는 ‘영양 두유 식빵’ 등 베이커리 메뉴에 직접 로스팅룸에서 커피생두를 볶고 숙성시킨 7일 이내의 커피원두에서 추출한 커피로 신선한 맛과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정식품의 넬보스코 남촌빵집은 매일 전문 제빵사가 구워내는 베이커리 제품과 직원이 원두를 볶고 숙성해 만든 커피를 판매한다. 사진=정식품이미지 확대보기
정식품의 넬보스코 남촌빵집은 매일 전문 제빵사가 구워내는 베이커리 제품과 직원이 원두를 볶고 숙성해 만든 커피를 판매한다. 사진=정식품


2층 넬보스코 이탈리안 레스토랑은 국제이탈리아 요리학교 ‘알마’ 출신의 강주형 헤드 셰프가 이탈리안 캐주얼 브런치와 다이닝 메뉴를 특별한 미식으로 제공한다.

특히 디너(저녁식사) 시간대에는 ‘숲 속의 콘서트’라는 콘셉트의 고품격 라이브 공연도 고객들의 입맛뿐 아니라 눈과 귀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정식품 관계자는 “정식품은 지난 48년 동안 연구해 온 식물성 건강식품의 독보적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민을 위한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끊임없는 연구 개발로 소비자들에게 더욱 사랑받고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