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KT, 연이은 악재에 '몸살'…'디지코' 전선 이상없나

공유
0

KT, 연이은 악재에 '몸살'…'디지코' 전선 이상없나

구현모 대표 정치자금 후원 약식기소…"CEO리스크 해소됐다" 의견도
통신장애 발 빠른 보상 마련했지만 "부족하다" 지적…신뢰 회복 관건

이미지 확대보기
KT가 잇따른 악재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달 25일 인터넷 통신장애로 수백억 원대 보상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구현모 대표가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KT가 CEO리스크까지 떠안게 됐다고 보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오히려 CEO리스크가 해소됐다고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와 형사14부는 4일 정치자금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구 대표와 KT 임원 10명을 약식 기소했다.

구 대표는 2016년 9월부터 대관 담당 임원으로부터 부외자금을 전달받아 자신의 명의로 국회의원 13명의 후원회에 총 1400만 원의 정치자금을 후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함께 조사를 받은 황창규 전 KT 회장은 공모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무혐의 처분받았다.

이에 대해 KT새노조에서는 "구현모 대표 취임 당시 CEO추천위원회는 '불법행위가 확인되면 사임한다'는 조건부로 추천한 바 있다"며 구 대표의 해임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KT 측은 "금고형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사임하는 조건"이라며 "벌금형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새노조는 KT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빠져나가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뒀다"고 설명했지만, KT 측은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구 대표의 통과된 경영계약에 명시된 조건"이라고 밝혔다.

CEO 경영계약서에는 '대표이사가 임기 중 직무와 관련된 불법한 요구를 수용해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입히고 이러한 행위로 1심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선고된 경우 주주총회를 통한 해임 절차 이전에 이사회 결의로 대표이사에게 사임을 권고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검찰의 구 대표에 대한 약식기소로 사임 압박에서 해소돼 오히려 CEO리스크가 해소됐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다만 미국 증권거래소(SEC)도 이 사건과 관련해 해외부패방지법 위반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인 만큼 앞으로 내용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KT는 지난달 25일 있었던 인터넷 통신장애와 관련해 5일부터 전담 보상지원센터를 운영한다. KT는 개인과 기업에 한해 통신비의 최대 10배를 보상하고 소상공인은 10일 기준으로 산정해 보상한다. 구 대표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약관과 관계없이 적극 보상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KT의 이 같은 대응에도 불구하고 소상공인들의 불만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실질적인 피해에 비하면 보상금액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KT가 이번 통신장애로 인해 부담해야 하는 보상금액은 약 350억~400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 이용자가 받는 보상액은 개인 1인당 1000원, 소상공인은 7000~8000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삼성카드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고가 있었던 10월 25일 오전 11시에서 오후 1시 숙박과 음식점 카드 사용액은 29억1000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고 당일 전후 3일 동안 같은 시간대 대비 25.9% 줄어든 수준이다. 일주일 전인 10월 18일 같은 시간대와 비교해봐도 카드 사용액이 17.2% 줄어들었다.

숙박과 음식점의 카드 사용액이 줄어든 반면 같은 시간대 타 업종의 카드 사용액은 오히려 늘어났다. 같은 시간대 전체 카드 사용액은 511억3000만 원으로 사고 전후 3일 평균 카드 사용액 467억1000만 원보다 9.5% 늘었다. 10월 18일 동시간대 카드 사용액 502억6000만 원보다도 1.7% 늘었다.

김 의원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온라인 트렌드로 막대한 영업이익을 얻은 KT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자영업·소상공인들의 고통을 가중하고 있다"며 "과거 보상사례에 준해 점심 장사를 망친 소상공인들에게 합당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