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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하노이 메트로 2호선 공사중단…대금 못받아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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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하노이 메트로 2호선 공사중단…대금 못받아 '발동동'

현대건설이 이탈리아 겔라와 컨소시엄으로 건설중인 하노이 메트로 2호선이 수개월째 반복된 공사지연구간(빨간 원)으로 인해 손실이 커지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현대건설이 이탈리아 겔라와 컨소시엄으로 건설중인 하노이 메트로 2호선이 수개월째 반복된 공사지연구간(빨간 원)으로 인해 손실이 커지고 있다.
현대건설이 베트남에서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고민에 빠졌다. 하노이 지하철 2호선을 건설하면서 잦은 노선변경과 이에 따른 공사지연등으로 수년째 공사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현대건설은 손실보상금을 요구하며 일부 지하철 구간 공사를 중단한 상태다.

하노이 인민위원회는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하철 건설구간의 철거대상 주택과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점을 내세우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하노이 지하철 2호선의 공사지연이 단순한 합의 문제보다는 정치적 변수에 따른 노선변경과 이로 인한 부정부패 등 동남아시아 국가 특유의 여러 복잡한 변수들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혹여 잘 협의가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공사대금과 손실보상금 전액을 돌려 받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 지연된 공사, 손실은 '눈덩이' 왜?

하노이 지하철2호선 주계약자인 현대건설과 이탈리아 겔라(Ghella) 컨소시엄(HGU)이 반복된 공사지연으로 인한 손실 보상금 1억1470만달러를 요구하며 일부 지하구간 공사를 중단했다.

HGU가 지난달 29일 하노이도시철도관리위원회(MRB)에 제출한 문서에 따르면, HGU는 토지수용 및 부지정리 지연으로 공사를 시작하지 못했다며 1억1470만달러의 손실보상을 요구했다. HUG는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국제중재를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GU에 따르면 실제로 공사구간의 부지정리가 완료되지 않아 이미 지난 6월부터 공사가 중단된 채 현장이 방치돼 있다.

현재는 노선 절반만 건설을 완료한 뇬(Nhon)-하노이역 도시철도 프로젝트에 속한 동다(DongDa)군 꾸옥 투 지암(Quoc Tu Giam)거리의 S11 지하철역에서 모든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이런 상황은 하노이 역 앞 S12 역에서도 발생했다.
공사가 지연된 이유는 아직 Quoc Tu Giam 거리 23번길에 있는 주택이 철거 수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S11 지하철역 건설을 위한 철거 대상 주택이었지만 지금까지 유관기관인 동다군과 자연환경부가 아직 해결하지 않았다.

하노이 인민위원회는 "계약에 따른 부지가 없다는 이유로 계약자 현대-겔라는 2021년 7월부터 쩐 흥 다오(Tran Hung Dao)거리에 있는 S12역을 포함한 모든 공사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현지매체 티엔 퐁(Tien Phong)과의 인터뷰에서 MRB 하노이 도시철도 관리위원회 부회장 레 쭝 히에우(Le Trung Hieu)는 "실제로 지난 7월까지 S11 지하철역에는 23번길과 57번길에 위치한 집이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57번 주택은 이전하고 시의 지원을 받기로 합의했는데 23번길의 경우에는 소유자가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부지 정리 기관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Quoc Tu Giam거리 23번길의 집이 해결되지 않으면 전체 입찰 패키지를 수행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S12 지하철역도 현재는 진행이 어려운 상태다.

하노이 인민위원회에 따르면 2019년 6월부터 도로의 북쪽 절반가량의 노선 건설을 시작하기 위한 부지가 호안끼엠군 인민위원회에 의해 인수됐다. MRB측은 S12역(호안끼엠군 Tran Hung Dao 거리)의 경우, 호안끼엠군이 위의 부지를 넘겨준 후 해외 계약자가 패키지 착공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구간에서는 터널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와 어려움이 발생했다. 굴착 및 탐사 과정에서 보도를 따라 달리는 지하 기술 인프라 시스템이 묻혀 있음을 지속적으로 발견했다.

이후 투자자와 계약자는 상하수도관, 통신, 전기와 같은 많은 지하 기술 기반 시설을 이전하면서 도로의 교통과 주변 사람들의 생활 조건을 보장해야 하는 문제가 생겼다.

외국 계약자의 공사 중단에 대해 설명하면서 MRB 담당자는 "인적 자원과 현대 기계가 베트남에 동원되었지만 배치할 공간이 없기 때문에 계약자가 어쩔 수 없이 건설을 중단해야 했다"고 말했다.

■ 협상 추진하고 있지만 '글쎄~'

일단 하노이 인민위원회는 하노이 시 지도자들이 프로젝트의 어려움을 제거하기 위해 투자자인 하노이 도시철도 관리위원회(MRB), 유관부서 및 후보자들과 많은 회의를 주재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S11 및 S12역을 포함하여 Nhon-하노이역 철도 프로젝트의 실행을 가속화할 조치를 제시했다.

S12역(트란흥다오 거리, 호안끼엠구)을 포함한 지하철역의 토지 문제 해결과 관련하여 하노이 인민위원회는 기술 인프라 이전 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투자인 MRB에 호안끼엠 전력, 통신사, 상하수도 관리 회사 등 전문 관리단위와 긴밀히 협조할 것을 요청했다.

계약자를 지원하기 위해서 하노이 인민위원회는 MRB에 외국 계약자와 협력하도록 지시했다. 하노이 도시철도 관리위원회가 역량 강화 및 적극적인 협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시 인민위원회에 추가비용에 대해 보고하도록 계약자와 협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노이 인민위원회가 문제해결에 나선다고 하지만 현지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단순히 철거비용 보상등의 문제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측은 공사를 중단하체 손실보상금을 요구하지만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지 확대보기
현대건설측은 공사를 중단하체 손실보상금을 요구하지만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하철 1호선처럼 노선의 변경과 이에 따른 공사비 증가등이 정치적인 변수에 의해 발생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정치인들과 관계된 부지로 노선을 변경하고 보상금을 올려 받는 형태가 대표적이다.

그러다 보니 협상이 쉽지 않고, 보상과정에서 부패 정황들도 조금씩 나오는 점을 감안하면 공사가 진행된다고 한들 지연된 보상금은 고사하고 공사대금이나 떼이지 않을까 걱정이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7월 2호선 지상구간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는 DL이앤씨(옛 대림산업)는 공기지연에 따른 추가 공사비 4000억동(1900만달러)을 당국에 요구했다. 당시 DL이앤씨측은 계약서에 정리가 끝난 부지를 넘겨받기로 했지만 1년반이나 지체되면서 공사기간이 2년 연장됐다고 밝혔다. 이 문제와 관련, MRB와 하노이시는 협상끝에 660만달러 지불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호찌민 시 지하철 건설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면서 참여한 일본 기업들이 공사중단을 선언했지만 여러관련기관들의 조율과 호찌민 시의 긴급예산 편성으로 위기를 넘겼다.

하노이에서 지하철 2호선 토목공사를 담당했던 한국 하청업체 대표는 이번 사태를 두고 "예상했던 결과다"면서 "동남아시아에서 그리고 사회주의 국가의 가장 큰 문제는 계약서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점이다. 공사대금을 제때 못받는 일은 일상이다"고 지적했다.


응웬 티 홍 행 글로벌이코노믹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