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한성숙 네이버 대표 사임설 등장…경영쇄신 요구 해답될까?

공유
0

한성숙 네이버 대표 사임설 등장…경영쇄신 요구 해답될까?

내년 3월 주총 이후 유럽 커머스 집중…네이버 "사실무근"
직장 내 괴롭힘 이후 쇄신안 요구…경영성과 리스크 우려

한성숙 네이버 대표.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한성숙 네이버 대표. 사진=뉴시스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에 대한 사임설이 제기됐다. 올해 5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40대 직원의 극단적 선택 이후 경영쇄신이 요구된 네이버가 결국 경영진 물갈이라는 강수를 둔 것을 보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성숙 대표는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 유럽 커머스 진출을 위해 프랑스 지사로 자리를 옮긴다. 네이버 측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즉각 반박했으나 구체적인 계획까지 나오면서 관련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특히 이해진 네이버 GIO는 5월 사건 직후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이번 일의 가장 큰 책임은 회사 창업자인 저와 경영진에 있다"라며 "더 젊고 새로운 리더들이 나타나 전면쇄신하는 것이 근본적이면서 본질적인 해결책"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어 "회사를 위해서라면 당장 책임지고 싶지만 새 구도를 짜고 다음 경영진을 선임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라며 "연말까지 경영 체계 쇄신을 마무리하라는 이사회의 제안이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혀 한성숙 대표 사임설에 힘을 싣고 있다.

네이버는 5월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이후 기업문화와 경영쇄신에 대한 목소리가 요구돼왔다. 당시 외부 조사기관의 조사가 이뤄졌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네이버 창립멤버였던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관련 임원이 징계를 받았다. 최인혁 COO는 징계 직후 6월달에 사의를 표한 바 있다.

한성숙 대표는 지난 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내부적으로 미흡한 부분을 다시 알게 됐다. 변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회적으로 책임감 있게 움직여야 할 플랫폼 기업으로서도 사과드린다.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지고, 제도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같은 달 20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는 CEO 직속 인권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인권 대책 관리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임직원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국감 증인 출석 당시 위증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이 같은 부분이 경영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한 대표는 국감 당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직원 A씨의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나"라고 질문하자 "몰랐다"라고 답했다.
당시 한 대표는 네이버 간담회 진행 당시 괴롭힘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고 답했으나 노 의원은 이것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고 그 근거로 당시 간담회 회의록을 제시했다. 만약 한 대표의 증언이 거짓으로 드러날 경우 국회법에 따라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한성숙 대표는 2007년 NHN 검색품질센터 이사로 취임한 후 10년이 지난 2017년에 네이버 대표이사가 됐다. IT 전문기자인 한 대표는 네이버 첫 여성 CEO로 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취임 직후 한 대표는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클라우드 등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검색 서비스 개편도 꾀했다. 네이버 클로바와 네이버클라우드 등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으며 최근 커머스와 콘텐츠 시장에 대한 역할이 커진 가운데 네이버쇼핑과 네이버웹툰 등에서도 잇달아 성과를 내고 있다.

금융 사업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하지 않는 대신 네이버페이 등 핀테크 사업에 집중해 금산분리 위반의 여지를 막았다.

한성숙 대표는 그동안 네이버 대표이사에 비하면 재임기간이 2017년 3월부터 현재까지 약 4년 7개월로 긴 편은 아니다.

주식회사 네이버 출범 이후 첫 대표이사였던 김상헌 현 경영고문은 2009년 4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약 8년 동안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이전에 최휘영 대표이사는 4년 2개월, 김범수 대표이사는 5년 9개월, 이해진 대표이사는 4년 6개월간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한 대표는 직장 내 괴롭힘 등 최근 악재가 있었지만, 경영 실적은 우수한 편이다. 네이버는 3분기 매출 1조7273억원, 영업이익 3498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전 사업 부문에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거뒀으며 전분기에 비교해도 매출 3.8%, 영업이익 4.2% 성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콘텐츠와 클라우드, 커머스 등의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경영성과를 내는 한 대표를 쉽게 교체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주가도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섣부른 변화는 주가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성숙 대표는 취임 후 AI와 자율주행 등 기술 개발해 매진하고 코로나19 이후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했다"며 "직장 내 괴롭힘은 안타까운 일이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 그러나 한 대표가 섣불리 경영에서 물러날 경우 자칫 회사에 악영향이 갈 수 있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