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예비인수업체 성정은 이스타항공과 채권단 사이에 변제율 협의가 늦어지자 ‘인수 재검토’ 가능성을 내비쳤다.
◇리스사, 항공기 리스료 수 백억 원 요구... 성정 측 “부담 너무 커”
채권단 가운데 하나인 항공기 리스 업체는 이스타항공 리스료와 보상금 등을 포함해 수 백억 원의 비용을 요구하고 있다. 변제액은 리스사가 처음 제시한 회생 계획안에 있는 범위를 넘어 수 백억 원에 이른다.
이스타항공의 보잉 737 맥스 항공기 리스료는 월 평균 8억 원 수준으로 성정이 리스사 요구를 들어주면 회생 채권 외 약 80억 원의 비용을 추가로 내야 한다.
성정 관계자는 “해외 리스사와의 변제율 협상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상대 측에서 양보하지 않으면 우리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리스사가 요구한 비용에 성정은 인수를 재검토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정 입장에서 수 백억 원의 리스료를 추가로 내면서까지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에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또 성정은 리스업체 요구를 수용하면 다른 리스사들도 같은 수준을 요구할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이 채권단과 협의가 어려워지자 다음 달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 인가에 필요한 채권단 3분의 2 동의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스타항공 임직원들 임금 반납...고통 분담 나서
인수작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해지자 이스타항공 임직원들은 임금을 반납하기로 했다. 이는 인수인 성정 측의 재정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타항공 임직원들이 지난해 2월~ 올해 6월 1일 이전까지 받지 못한 임금은 이스타항공 최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성정이 낼 인수 대금으로 변제가 된다.
현재 이스타항공 임직원은 약 480명 규모로 이 가운데 88명만 근무를 하고 있다. 한 달 인건비는 약 15억 원이다.
근무 중인 직원은 임금의 30%를, 휴직 중인 직원은 휴직 수당을 반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만약 임직원이 모두 동의하면 성정은 약 130억 원 이상의 운영 자금 부담을 덜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 근로자연대는 근로자가 원하지 않으면 임금 반납에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장문기 이스타항공 근로자연대 공동대표는 “회사가 살아남아야 그동안 밀린 임금도 받을 수 있어 고통 분담 차원에서 결정을 내렸다”며 “인수 과정에 보탬이 되고자 직원들이 스스로 임금 반납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인수 재검토 소식 들리자 ... 쌍방울 주가 ‘급등’
성정이 이스타항공 인수에 손을 뗄 수 있다는 소식이 나오자 쌍방울 주가는 들썩였다.
쌍방울 주가는 25일 장 마감 기준으로 전일 대비 13.89% 오른 787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상승세는 다음날까지 이어졌다.
앞서 쌍방울은 지난 6월 이스타항공 인수합병 본입찰에 단독으로 입찰 제안서를 제출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기업이다.
본입찰 과정에서 쌍방울과 성정이 같은 인수금액을 제시해 결국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성정이 새 주인에 낙점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이 새 국면에 진입하면서 쌍방울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류으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frindb@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