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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다문화가족, 사회일원으로 정착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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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다문화가족, 사회일원으로 정착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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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덕희 (사)한국다문화협회 부회장
전 세계의 영화와 음악, 심지어 관광까지도 내 방에서 즐길 수 있는 세상이다. 한 번도 본적 없는 지구의 반대편에 살고 있는 어느 누구와도 의견을 나누고 공감하고 이야기를 전하며 친구를 맺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렇듯 세계화(世界化, globalization)는 이미 1980년대부터 경제분야의 상품, 기술, 서비스, 아이디어의 지역적, 국가적 교류를 넘어 사상, 문화를 비롯해 모든 자원의 교류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사용되어 온 용어이다. 세계화가 더 빠르게, 더 넓게, 더 다양하게 이루어지면서 국적, 피부색, 모국어는 더 이상의 걸림돌도 차별도 아닌 내가 태어나면서부터 갖게 되는, 나를 나타내는 것들 중의 하나인 것이다. 물적 자원도 자유로운 21세기에서 자신의 능력과 행복을 위해서 직업과 기회를 갖기 위해서 이동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선택의 과정이다.

2021년 통계청 기준에 따르면 현재 대한민국 구성원 중 다문화가족은 약 106만 명이며 전체 인구의 2.1%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전체 출생아의 비율 중 다문화 출생아 수는 약 6%로 1만 8,000명에 달하고 있다. 결혼이민자·귀화자를 대상으로 자녀 양육에서 6세 이상의 경우, 학업 및 진로정보 부족, 교육비·용돈 부담이 어렵다고 응답한 비율이 47.1%, 40.9%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다문화가정의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불공정한 교육과 취업의 기회를 부여받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다문화가족 구성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는 있으나 과연 이들이 대한민국에서 국민으로서 인정받고, 사회일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며 국민의 권리를 누리고 있는지 더욱 면밀한 검토와 보완이 이루어져야 할 시점이다.

첫째, 인권보호를 위한 제도의 정착이다.
다문화가정의 구성원들이 주거, 교육, 소득, 인권에서 불평등한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정책 마련과 보완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차별이나 편견이 아닌 개인의 환경과 역량을 고려한 구체적이고 단계적인 정책 마련은 튼튼한 다문화 국가를 형성하는데 근간이 될 것이다. 가령 다문화가족의 안정적인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택공급 정책을 비롯하여 국제결혼 중개에서의 차별 또는 상품화하는 광고의 제한 등 인간의 권리를 보호하는 제도의 마련이 시급하다. 이와 함께 양육비 청구, 국제결혼 피해, 직장에서의 차별 등 법적 구제를 필요로하는 다문화 가족구성원들을 위한 지원 정책에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능력인정의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다.

개성과 다양성이 인정받는 시대이다. 다문화가정에서 자라난 청년들이 지닌 문화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다중언어 능력은 글로벌 인재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다문화 청년들은 대한민국의 세계화에 일익이 될 인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들이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에서 고용에 이르기까지 평등한 기회제공과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야말로 성숙한 대한민국의 전제 조건이라고 할 것이다.

다문화 배경을 가진 정치인이 드물긴 하지만 이제 막 대한민국 사회에서 리더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몽골에서 귀화한 이라 의원이 경기도의회에서, 필리핀 출신의 이자스민 의원이 19대 새누리당(현 국민의 힘) 비례대표로 선출되어 다문화의 문턱을 낮추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하지만 현재 21대 국회에서는 이주노동자, 결혼이주여성 의원은 없으며, 더 이상 다문화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데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반짝 보여주기식의 정책과 인재영입이 아닌 지속적이고 소통가능한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다문화 청년과 가족들이 자신의 나라에서 리더가 되기 위해 꿈을 꾸고 꿈을 이루기 위한 세상이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지금이야말로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양덕희 (사)한국다문화협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