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통계청 기준에 따르면 현재 대한민국 구성원 중 다문화가족은 약 106만 명이며 전체 인구의 2.1%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전체 출생아의 비율 중 다문화 출생아 수는 약 6%로 1만 8,000명에 달하고 있다. 결혼이민자·귀화자를 대상으로 자녀 양육에서 6세 이상의 경우, 학업 및 진로정보 부족, 교육비·용돈 부담이 어렵다고 응답한 비율이 47.1%, 40.9%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다문화가정의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불공정한 교육과 취업의 기회를 부여받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다문화가족 구성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는 있으나 과연 이들이 대한민국에서 국민으로서 인정받고, 사회일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며 국민의 권리를 누리고 있는지 더욱 면밀한 검토와 보완이 이루어져야 할 시점이다.
다문화가정의 구성원들이 주거, 교육, 소득, 인권에서 불평등한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정책 마련과 보완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차별이나 편견이 아닌 개인의 환경과 역량을 고려한 구체적이고 단계적인 정책 마련은 튼튼한 다문화 국가를 형성하는데 근간이 될 것이다. 가령 다문화가족의 안정적인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택공급 정책을 비롯하여 국제결혼 중개에서의 차별 또는 상품화하는 광고의 제한 등 인간의 권리를 보호하는 제도의 마련이 시급하다. 이와 함께 양육비 청구, 국제결혼 피해, 직장에서의 차별 등 법적 구제를 필요로하는 다문화 가족구성원들을 위한 지원 정책에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능력인정의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다.
개성과 다양성이 인정받는 시대이다. 다문화가정에서 자라난 청년들이 지닌 문화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다중언어 능력은 글로벌 인재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다문화 청년들은 대한민국의 세계화에 일익이 될 인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들이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에서 고용에 이르기까지 평등한 기회제공과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야말로 성숙한 대한민국의 전제 조건이라고 할 것이다.
다문화 배경을 가진 정치인이 드물긴 하지만 이제 막 대한민국 사회에서 리더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몽골에서 귀화한 이라 의원이 경기도의회에서, 필리핀 출신의 이자스민 의원이 19대 새누리당(현 국민의 힘) 비례대표로 선출되어 다문화의 문턱을 낮추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하지만 현재 21대 국회에서는 이주노동자, 결혼이주여성 의원은 없으며, 더 이상 다문화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데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반짝 보여주기식의 정책과 인재영입이 아닌 지속적이고 소통가능한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다문화 청년과 가족들이 자신의 나라에서 리더가 되기 위해 꿈을 꾸고 꿈을 이루기 위한 세상이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지금이야말로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양덕희 (사)한국다문화협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