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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외면한 반려견 생산업 밀어붙이기식 규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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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외면한 반려견 생산업 밀어붙이기식 규제 많다

‘동물복지’ 명분 반려견 생산업 규제 강화…영세농장 휴폐업 눈물에 한 숨

대한민국의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500만명에 이른 현재 전국 3천여 반려견 사육농장이 정부의 과도한 규제 여파에 신음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반려견 생산업이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강화된 이후 최근 3년 사이 휴업이나 폐업을 결정한 반려견 사육농장이 50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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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반려견 생산업 규제에 따른 반려견 사육농장에 대한 시설 및 인력 기준 강화 등 에 대규모 휴·폐업으로 반려견 생산 개체 수가 급감하고, 이력 없는 중국산 반려견 수입은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물복지를 내세운 정부의 반려견 사육농장 규제가 국내 반려견 생산농장은 죽음으로 내몰면서, 오히려 중국의 반려견 생산업을 지원하고 반려견 수입업자의 돈벌이 수단만 제공하는 역효과를 불러온 것이다.

이에 국내 반려동물 생산농장을 고사 위기로 몰아가는 정부 규제는 어떤 내용이 있는지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6월 17일 공포한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이날 개정된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은 반려동물 관련 영업자의 ▲시설·인력 기준 강화 ▲준수사항 적시 ▲행정처분 기준 강화 ▲새로운 영업 형태에 대한 기준 마련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 반려견 생산업 인력 기준 강화
정부는 지난 6월 17일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반려견 및 반려묘 생산농장은 2023년 6월 18일부터 반려견 사육시설의 관리 인원을 12개월령 이상 반려견·반려묘 50마리당 1명 이상을 확보하도록 의무화했다.

2018년 3월 22일 반려동물 생산업을 허가제로 전환하면서 기존의 ‘관리인력 기준을 100마리당 1명 이상’에서 현행 ‘75마리당 1명 이상’으로 규제 강도를 높인 뒤, 2023년 6월 18일부터는 ‘50마리당 1명 이상’으로 더 강화한 것이다.

◇ 반려견 사육시설 기준 의무화
동물보호법 제8조 제2항 및 동법 시행규칙 제4조 5항, 동물보호법 제32조 제1항 및 동법 시행규칙 제35조는 반려동물 생산업의 시설 및 인력 기준을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특히 반려동물 생산농장의 사육설비 면적·높이 기준을 ‘권장’에서 ‘의무사항’으로 변경하고 최소 사육면적 기준을 높였다.

사육공간과 관련해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제4조 제5항은 사육실의 경우 내년 6월 18일부터 가로, 세로 크기를 각각 사육하는 동물의 몸길이(동물의 코부터 꼬리까지의 길이)의 2.5배, 2배 이상을 갖추도록 의무화했다. 하나의 사육공간에서 사육하는 동물이 2마리 이상일 경우에는 마리당 해당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려견의 몸길이 80cm 초과 경우에는 가로, 세로 각각 2배 이상의 사육공간을 둬야 한다. 사육설비의 높이는 사육하는 동물이 뒷발로 일어섰을 때 머리가 닿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국내 반려견 생산농장에 적용하는 마리당 최소 사육면적은 미국 농무부(USDA)에서 제시하는 반려견 사육면적의 3배에 이른다.

또 반려견의 운동공간도 설치해야 하고 반려견에게 주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운동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반려견 생산업의 경우 사육실, 분만실, 격리실을 분리하거나 칸막이나 커튼 등으로 나누어 구획해 설치해야 한다. 아울러 사육실, 분만실 및 격리실에 사료와 물을 주기 위한 설비를 갖춰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동물생산업 허가제가 시행된 2018년 3월 22일 이후 동물생산업을 하는 시설은 사육설비를 위로 쌓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기존 생산업자에 대해서도 사육설비 2단 설치를 금지했다. 분만실의 경우 새끼를 가지거나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동물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별도로 구획해야 하며 분만실 바닥에 망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반려견 번식을 위한 최소 사육면적 역시 미국 농무부가 제시하는 출산 반려견 사육면적보다 휠씬 넓게 설치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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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견 사육시설 평판비율 강화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은 사육시설의 바닥의 경우 망(뜬장)이 아닌 평평한 바닥으로 만들도록 의무화했다.

2018년 3월 22일 반려동물 생산업을 허가제로 전환한 이후 신규 영업자에 대해 바닥이 망으로 된 사육설비(뜬장) 설치를 금지한 데 이어, 내년 6월 18일부터는 기존 생산농장도 사육시설 내 평판비율을 ‘기존 30% 이상’에서 ‘면적 50% 이상’으로 강화해 동물이 누워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 소규모 생산농장 소음방지시설 설치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은 단독주택에서 소규모로 반려견과 반려묘를 사육하는 생산농장에 대해 동물의 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한 소음방지설비 등을 갖추도록 했다.
반려견의 체중을 기준으로 5kg 미만 반려견 20마리 이하이거나, 5kg 이상 15kg 미만의 경우 10마리 이하, 15kg 이상의 경우 5마리 이하만 단독주택에서 반려견 사육을 허용하면서 소음방지시설을 의무화했다.

◇ 반려견 출산 휴식기간 10개월로 확대
정부는 영업자 준수사항을 강화해 2024년 6월 18일부터는 출산 후 다음 출산 사이에 10개월 이상의 기간을 두도록 했다. 출산 휴식 기간을 현행 8개월에서 2년 8개월 이후에는 10개월로 늘리도록 규제를 강화한 것이다.
아울러 사육 반려견의 출산과 관련해 월령이 12개월 미만인 개는 교배 및 출산시킬 수 없도록 했다.

◇ 반려견 생산업 행정처분 강화
정부는 또 동물보호법 및 동법 시행규칙에서 정한 시설·인력 기준 및 준수사항을 위반할 경우 최대 3개월까지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할 수 있도록 처벌기준도 강화했다.
반려동물 생산농장이 시설·인력 기준 미흡, 영업자 준수사항을 위반하면 1차 15일의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받고 2차 위반 시 1개월, 3차 3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다. 기존 1차 7일 영업정지, 2차 15일, 3차 1개월 영업정지 행정처분에서 처벌 강도가 더 세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반려견 생산농장의 농민들이 내년 6월 18일부터는 자칫 동물학대죄로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동물보호법 제8조(동물학대 등의 금지) 제2항 3의2호에 따라 사육하는 동물 몸길이의 가로, 세로 각각 2.5배, 2배 이상의 사육시설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사육·관리하는 반려견이 다치거나 질병에 걸리면 ‘동물학대죄’가 적용돼 반려견 사육농장의 주인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1인당 반려견 사육두수 축소, 사육설비 면적·높이 의무화, 출산과 출산 사이 기간 연장, 처벌 강화 등 농식품부의 ‘밀어붙이기식’ 규제로 고사 위기를 맞은 반려견 생산농장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최용석 전국반려동물생산자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은 “ 현제 전국 3천여 반려견 사육농장은 대부분 70살을 넘긴 노인들이 생계를 위하여 30~40년 동안 꾸려온 사업장임에도 정부는 현실을 무시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면서 “마구잡이식 규제 강화와 행정처분만 동원할 것이 아니라 반려견 사육환경 개선을 통한 동물복지 향상을 위해 사육농장에 대한 시설개선비용 지원 등의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최 위원장은 “동물보호법은 동물의 생명권 존중과 복지향상을 위한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정부는 생계형 반려견 생산농장을 사지로 내몰고 휴폐업으로 눈물로 한 숨 짓는 노인들을 생각해 봤냐며” 반문하며 “반려견 매매가격 상승과 이력이 불분명한 중국산 반려견 수입만 부추기는 부작용이 과연 법의 목적인지 정부에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장선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ight_hee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