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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열린 전기차시대...자동차 산업 '생사의 대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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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열린 전기차시대...자동차 산업 '생사의 대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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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콘이 지난해 10월 처음 공개한 전기차 플랫폼 MIH. 사진=폭스콘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자동차 산업은 100년 만에 혁명에 돌입했으며, 향후 100년 동안 자동차 제조사들이 모빌리티 사회 스타가 될 것이란 보장은 없다. 승리나 패배가 아니라 ‘사느냐’ 아니면 ‘죽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다.

2020년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대변화가 나타났다. 테슬라는 도요타를 제치고 시가총액에서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가 되었다. 세계 최대 EMS(전자장비 제조 계약 서비스) 기업인 대만의 폭스콘이 전기자동차(EV) 플랫폼 사업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2020년에는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신차 판매량의 10% 가량이 전기차였다. 혼다는 2040년까지 모든 신차를 전기자동차와 연료전지 차량(FcV)으로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자동차산업의 대변화 ‘CASE’

글로벌 자동차 산업을 포괄하는 주요 변화는 독일의 다임러가 제시한 키워드 ‘CASE’로 요약할 수 있다. ‘커넥티드’, ‘자율주행’, ‘공유 및 서비스’, ‘전기’의 약자다. 이제 전 세계 자동차 회사들은 변화의 대명사로 이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CASE’는 지금까지 자동차의 가치를 완전 ‘거부’하는 것이다. C는 ‘연결’을 의미 한다. 기존의 자동차는 외부와 고립된 개인 공간인 반면, 신차는 연결이 생명이다. A는 ‘자율 주행’을 의미하는데, 지금까지 완성차들이 일관되게 ‘운전의 재미’를 추구해 왔지만 자율 주행에서는 ‘운전 자체’가 사라진다.

S는 ‘공유와 서비스’를 의미하는데, 그간 자동차는 ‘소유 기쁨과 가치’를 추구했지만 ‘MaaS(서비스로서의 이동성)’의 등장은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도 훨씬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부각했다. 그리고 마지막 E는 ‘전기’로 엔진이 사라진다. 그러나 엔진은 자동차의 상징이며, 엔진에서 생산한 동력, 진동 및 사운드는 각 완성차 제조업체의 개성을 만들어 가치를 창출했다.

즉, CASE라는 새로운 개념은 완성된 자동차 제조업체가 지금껏 추구한 모든 가치를 부정한다. 많은 기존 완성차 제조업체가 다음에 추구할 가치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는 이유다. CASE의 큰 물결은 세 가지 요인이 있다. (1)유럽의 투자 (2)중국의 변화 (3)IT 기업의 도전이다.

유럽의 전기차로의 전환

우선 유럽발 움직임이다. 현재 유럽의 완성차 메이커들은 빠짐없이 전기차 상품 라인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2020년은 코로나로 자동차 시장이 침체였지만 유럽 시장에서는 전기차 판매 대수가 전년의 약 2.4배에 해당되는 133만대에 이르렀다. 승용차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2019년 3%였던 것이, 2020년은 연중 10.5%로 3배 이상이 되었다

유럽 메이커 중에서 전기차에 가장 열심인 것은 독일 폭스바겐이다. 2025년 그룹 세계 생산의 20%이상, 30년에는 30%이상을 전기차로 목표를 내건다. 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2020년 9월에 동사로서는 최초의 전기차 플랫폼 ‘모듈러 일렉트릭 드라이브 매트릭스(Modular electric drive matrix, MEB)’를 채용한 신형차 ID.3를 발매한 것과 동시에, MEB를 채용한 신형 EV 제 2탄으로 다목적 스포츠차(SUV)를 판매했다. 전용 플랫폼 MEB는 바닥에 전지를 깔고 후부에 전동 액슬을 탑재한다. 휠베이스가 길고 오버행을 짧게 한 것으로 차실이나 짐칸의 넓다.

바로 5~6년 전까지 유럽의 완성차 업체는, 환경을 감안해 개량형 디젤 엔진이나 가솔린 엔진을 설치했다. 하이브리드 차(HEV)로 대표되는 전동화 기술을 기둥으로 하는 일본과는 차별을 두었다. 그런데 지금은 변해 환경 기술은 전기차라는 흐름을 형성했다.

출발은 2015년 10월 드러난 폭스바겐의 디젤엔진 비리 사건이다. 이 사건은 디젤 엔진을 제어하는 전자 제어 유닛(ECU) 소프트웨어에 위법한 스위치를 짜 넣었다고 하는 것이다. 배기가스의 시험 장치상에서는 ECU가 시험용의 제어 소프트웨어를 가동시켜, 배기가스에 포함되는 유해 물질의 레벨을 기준치 이하로 억제하는 한편 으로 실제의 도로상을 주행하고 있을 때에는 스위치가 작동해, ECU가 주행용의 제어 소프트웨어로 전환하고, 배기가스 정화 장치 중에서 특히 질소 산화물(NOx)을 저감하기 위한 촉매의 기능을 약하게 한다.

이 촉매의 기능을 약화시킴으로써 출력 특성이나 연비가 향상되지만 그 대가로 배기가스에 포함되는 NOx의 양은 주행상황에 따라 기준치의 10~40배로 증가한다. 이 사실이 미 환경보호청(EPA)의 조사에 의해서 밝혀져, 폭스바겐은 당시의 경영진이 퇴진에 몰려 2016년 6월에 미 당국과 총액 147억 미 달러에 이르는 제재금을 지불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비싼 대가를 지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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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사진=현대차

이 사건으로 디젤에 대한 유럽 소비자의 평가는 바닥에 떨어져 유럽 완성차 제조업체들은 해마다 엄격해지는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디젤 엔진을 대신하는 수단을 시급하게 찾아낼 필요가 있었다.

이 때문에 전기차가 부각되었다. 전기차라면 차량에서 배출되는 탄소는 제로로 할 수 있으므로, 예를 들어 판매대수의 20%가 전기차가 되면 단순계산에서는 제조사 평균 차량 1대당 탄소 배출량은 20% 삭감할 수 있다.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가 모두 전기차로 방향을 돌리기 시작한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전기차는 비산 배터리 가격 등으로 같은 클래스의 엔진차에 비해 훨씬 비싼 것이 특징이다. 주행거리도 엔진차에 비하면 짧다. 게다가 전기차를 보급하기 위해서는 충전 스테이션의 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

일본 제조업체가 고집하는 하이브리드 전기차라면 배터리의 탑재량은 적고 가격도 일반 전기차에 비해 싸다. 항속 거리는 엔진차 이상으로 길고, 충전 설비도 불필요하다. 그런데도 유럽 제조업체들은 전기차를 선택했다. 그 이유는 일본의 하이브리드 전기차 경쟁력이 너무 높았다는 데 있다.

1997년 도요타자동차가 세계 최초의 양산 하이브리드 전기차인 프리우스를 내놓은 이후 일본은 생산량에서도 기술개발에서도 세계를 선도했다. 물론 구미의 제조업체도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상품화하고 있지만, 일본을 따라잡고 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전기차라면, 일본 메이커가 반드시 선행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또 구조가 단순하기 때문에 기술의 캐치업도 용이하다. 유럽 메이커가 전기차를 차세대 환경차라고 평가한 이면에는, 일본 메이커가 앞서 있는 하이브리드 전기차와는 다른 씨름판에서 승부하려는 의도가 작용한 듯하다.

중국의 전기차 도전

다음은 중국의 변화다. 중국은 최근 몇 년 동안 세계 최대 규모의 전기차 시장으로 성장했다.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PHEV)의 연료전지 차량(FCV)을 포함한 신에너지 차량(NEV)의 총 판매량은 2020년 약 1억36만7000대라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0년 전기자동차와 PHEV의 판매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유럽 전체의 매출을 능가하는 데 세계 최대의 EV+PHEV 시장이다.
중국의 신에너지 차량(NEV)은 전기차(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PHEV) 및 연료전지차(FCV)를 포괄한다. 2020년 NEV의 판매량은 111만5000대의 EV, 25만1000대의 PHEV, 1000대의 FCV로 총 136만7000대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전기차 보급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심각한 대기 오염 문제를 해결하고 중국 도심 지역의 지구 온난화에 대처하려는 때문이다. 차량가격, 주행거리 및 충전 인프라라는 측면에서 하이브리드 차량(HEV)을 확장하는 것이 현실적 솔루션이 될 것인데도 EV 확대 정책을 채택한 이유는 유럽과 동일하다. HEV 링에서는 일본을 이길 수 없다고 본 때문이다. 이렇게 되자 EV는 전 세계 신에너지차량의 표준이 되었다.

2017년 4월 중국은 2025년까지 자동차 산업 육성 계획으로 자동차 산업 중장기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중국을 ‘자동차 강국’이 되기에는 핵심 기술과 브랜드 파워가 여전히 약하다는 전제 하에 나왔다. 따라서 10년 이상 기술력을 향상시키고 자동차 강국으로 발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즉, 신에너지 자동차 정책을 지렛대로 활용하고 기술력과 브랜드력 측면에서 세계적 수준의 자동차 강국으로 발전하려는 정책이다. 중국의 의도는 전기차가 환경 문제 해결과 함께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한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하려는 국가 전략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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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 자동차 스타트업 리비안이 'RT1' 전기트럭. 사진=로이터

IT기업의 자동차시장 도전

CASE의 가장 강력한 추진력이 되고 있는 것은 자동차업계 밖, 즉 IT기업 도전이다. 미국 구글이 자동운전을 추진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졌지만 미국 아마존도 자동운전 개발 벤처를 인수했고, 2020년 말에는 애플이 애플카 제조용역업체를 물색했다는 보도가 큰 화제가 되었다. 왜 거대 IT기업들이 너도나도 자동차 시장을 노리는가? 그것은 자동차라는 상품이 시대의 변화에 대세이기 때문이다.

확실히 현재 차는 연비가 향상되고 조용해지면서 승차감이 좋아졌으며 에어백 등 장비를 통해 훨씬 안전해졌다. 그러나 이런 진화는 지금까지의 개량의 연장선상에 지나지 않고, 고도화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전혀 부응하고 있지 않다.

이는 다른 산업 진화와 비교해 보면 분명하다. 예를 들면 소매 세계에서는 아마존과 같은 인터넷 쇼핑몰을 사용하면, 가게에 가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나, 누구라도, 간단하게, 게다가 실점포보다 훨씬 충실하고 다양한 상품 구비 속에서 쇼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엔터테인먼트 세계에서 넷플릭스(Netflix)와 같은 동영상 전송 서비스를 사용하면 집 거실에 있지 않고도, 혹은 비디오 대여점을 찾지 않아도, 좋아하는 동영상을 언제, 어디서나, 매우 많은 선택지에서 즐길 수 있다. 즉 현재의 비즈니스는, 다양한 분야에서 언제, 어디서, 누구나, 간단하게, 많은 선택사항 중에서라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반면 차는 그렇지 못했다. 지금 차는 언제, 어디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면허증이 없는 사람은 운전을 할 수 없고, 면허를 취득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든다. 한층 더 고령이 되어 인지 능력이나 판단 능력이 저하해 오면 운전이 어려워진다. 시각장애인 등 신체장애인도 운전이 어렵다. 즉 자동차는 누구나, 간단히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스마트폰이나 PC는, 구입 후에도 기본 소프트(OS)의 업데이트나 앱 다운로드에 의해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증가해 사용 편의성도 향상된다. 이것에 비해 차의 성능이나 기능은 산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를 피크로 하여, 시간이 지나면 저하해 갈 뿐이다. 게다가 차 가격은, 차종에 의하지만 대형화나 안전성 향상, 연비 향상 등에 수반하여, 같은 차종도 최근 30년간에 80% 정도 높아지고 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가 16% 정도밖에 오르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성비가 너무 떨어진다.

자율주행 택시는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구글 자회사 웨이모는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서 자율주행 자동차를 이용한 상용 모빌리티 서비스인 ‘웨이모 원’을 출시했다. 처음에는 제한된 사용자만 사용할 수 있었고 운전자는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차량에 탑승했다. 그러나 2020년 10월에는 제한된 사용자뿐만 아니라 누구나 이 앱을 사용하여 웨이모의 차량을 호출할 수 있다. 운전자가 없는 차량도 운행되기 시작했으며, 가까운 장래에 모든 운행 차량이 완전히 자율주행을 할 것으로 보인다.

웨이모는 자율주행 택시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유일한 회사가 아니다. 중국의 바이두는 현재 베이징, 정저우, 창사에서 자율택시 여행 서비스를 시범 운행하고 있다. 안전을 위해 운전자는 운전석에 앉아 있지만 실제 운전하지 않는다. 웨이모와 바이두 외에도 전 세계의 많은 다른 회사들이 자율 택시를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성차 제조업체와 부품 제조업체 간의 장벽 제거

IT 기업이 자동차 산업에 진입하면서 큰 지각변동이 발생하고 있다. 2020년 11월 세계 최대 EMS(전자기기 제조 및 계약 서비스) 회사인 폭스콘이 전기차의 플랫폼인 MIH를 발표했다. MIH 목표는 새로운 모바일 서비스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만 차량 제조에 대한 노하우가 없는 IT기업과 전기차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전기차를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소규모 완산 차량 제조업체를 지원하는 것이다.

MIH는 폭스콘이 개발한 전기차 플랫폼이다. 자동차 개발의 진입 장벽은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폭스콘은 전기차 플랫폼에서 유일한 새로운 참가자가 아니다. 전기차용 모터와 인버터를 제조 및 판매하는 일본전산(Nidec)은 2025년에 전기차 플랫폼에 진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존 자동차 산업도 이런 발전에 대응할 의향이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스즈키, 다이하츠, 스바루, 폭스바겐 등 계열사와 e-TNGA 전기차 플랫폼을 공동으로 개발 중이며, 포드모터 전기차 플랫폼 ‘MEB’를 포드모터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소프트웨어, 파워트레인 및 배터리를 다른 회사에 공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발표했으며, 향후 전기차 플랫폼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즉, 엔진차로부터 전기차로 전환하는 대변혁기를 맞이하여 신규 참가 기업, 완성차 메이커, 부품 메이커가 3파전이 전개되고 있다. 전기차 플랫폼 공급이라고 하는 새로운 비즈니스에서 경쟁을 시작하고 있다. 많은 기업에 전기차 플랫폼을 공급하는 기업은 양산 효과에 의해서 가격 경쟁력을 강하게 해 장악할 가능성이 있다.

지금까지 완성차 메이커는 차의 개발, 제조로부터 판매망의 구축까지를 일관해서 다루어 왔다. 그러나 전기차 플랫폼을 공급하는 거대 기업이 출현하면, 완성차 메이커는 기획, 개발과 제조의 분리라고 하는 해체를 재촉당할 가능성이 커진다.

◇기존 자동차 제조사들의 반격

이 같은 전기차 개발과 제조의 분리에 대해 기존 완성차 업체들은 지극히 회의적이다. 이는 사람의 생명을 싣고 달리는 자동차는 매우 높은 안전성이 요구됐고, 이를 담보하기 위해 완성차 업체와 부품업체의 교합으로 높은 신뢰성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개발과 제조가 일체화되어 있기 때문에 높은 품질이 보증되고 또한 효율적 개발, 제조가 가능하다고 믿어 왔다.

하지만 신규 참여 기업에 대한 기존 기업들의 이런 반응에는 기시감이 있다. 닛케이 엘렉트로닉스의 전 편집장으로, 와세다 대학의 객원 교수 등을 역임한 니시무라 요시오씨의 저서 ‘전자 입국은, 왜 조락했는가’에 그려진 일본의 전기 산업은, 지금의 자동차 산업의 모습에 겹쳐 보인다.

책에 일본 반도체산업에서는 1980년대 후반부터 제조 공장을 가지지 않고 개발에 특화한 회사와 제조에 특화한 회사에 의한 분업이 확산되었다. 이 반도체 제조 전문 회사를 파운드리라고 부른다. 현재의 대표적인 반도체 개발사로는 스마트폰용 반도체 회사인 미국 퀄컴과 자율주행차용 고성능 반도체로 유명한 미국 엔비디아 등이 있으며 파운드리의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대만의 TSMC가 있다.

코로나 이후 반도체 업계에서는 TSMC와 같은 제조 전문 기업이 공급망의 매우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1980년대 말까지는 반도체 산업에서 개발과 제조의 노동 분리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본 반도체 제조업체는 이를 외면하고 최근까지 개발과 제조를 통합하는 비즈니스 형태를 고수하고 있다. 이것이 일본 반도체 산업의 쇠퇴의 이유 중 하나다.

반도체 세계의 개발과 제조 간의 노동 분업의 배경은 ‘출판’과 ‘인쇄’의 비유를 통해 알 수 있다. 출판은 독자가 읽고 콘텐츠를 만들고자 하는 것을 찾는 것이다. 이 프로세스에는 대규모 장비가 필요하지 않다. 반면 인쇄는 장비 산업이며 가장 큰 비용은 인쇄기의 상각 비용이다. 따라서 인쇄회사의 가장 관심사는 ‘이용률 제고’이다.

이 비유에서 배울 수 있듯이, ‘다양한 사용자 요구에 자세하게 대응’해야 하는 개발 사업과 ‘가능한 한 동일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제조 사업은 원래 호환되지 않는다. 같은 반도체 엔지니어에서도 개발 엔지니어와 제조 엔지니어의 관심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두 가지를 분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기술의 정교함(제조 공정의 소형화)으로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투자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당연히, 사내 개발의 반도체에 의해서만 장비를 채울 수 있는 제조업체는 제한적이다. 인텔과 삼성전자 같은 기업들은 대부분 제조업체가 장비에 투자하고 유지하기가 어려워졌다. 반도체 산업의 개발과 제조의 분리가 진행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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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가 핵심 프로젝트인 포드+ 턴어라운드 계획(Ford+ turnaround plan)을 이끌 적임자로 전 테슬라·애플 임원 더그 필드(Doug Field)를 선임했다. 사진=NewsBeezer

◇완성차 업체의 파운드리화 가능성


차는 조립 산업이어서 반도체와는 제조 프로세스가 전혀 다르다는 의견도 있다.

확실히 현재의 엔진이나 변속기는 인력에 의한 조립 공정도 많다. 그러나 전기차로 전환되면 대부분의 제조 공정이 자동화 된다. 또, 현재는 여러 개의 프레스 부품을 조합해 만들고 있는 차체의 제조 라인을 대담하게 개혁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예를 들면 테슬라는 거대한 알루미늄 다이캐스트 머신을 도입해, 강철제 프레스 부품을 1개의 알루미늄 다이캐스트품에 집약하려고 하고 있다. 이런 거액의 투자를 수반하는 장치의 도입은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지만, 투자를 회수할 수 있는 확실한 전망이 없으면 단행할 수 없다.

향후 전기차나 자동운전차를 사용한 이동서비스의 등장에 따라 타 업종에서 자동차 산업에 참가하는 움직임은 가속화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타 업종 기업들은 차량 제조 노하우를 갖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애초부터 차량 제조에 큰 흥미를 갖고 있지 않다. 왜냐하면 차량 제조라는 비즈니스는 IT산업에서 보면 이익률이 낮은 비즈니스이며 매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차량 제조는 외부의 기업에 맡기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 향후도 차량 제조 청부에 대한 요구는 높아질 것이다.

브라운관 TV에서 LCD TV로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기존 가전업체들이 경쟁을 잃은 것과 마찬가지로 주류가 엔진차에서 전기차로 바뀔 때, 그 비즈니스 모델도 또 바뀌는 것은 필연이다.

애플 같이 제조를 최첨단의 제조 설비를 가지는 메이커에 맡긴다고 하는 선택사항도 있지만, 삼성전자와 같이 개발·제조의 양쪽 모두를 다루면서 외부로부터 제조를 하청 받아 설비 가동률을 유지한다고 하는 생각도 있을 것이다. 다만 한 가지 기술 세대교체가 일어날 때 반드시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를 수반하고 변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된다는 점이다. 자기 사업을 일단 해체하고 시대 흐름에 맞게 다시 조립하지 못하면 거대한 완성차 회사라도 변화의 급류에 휩쓸리고 말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