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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호주 바이롱 석탄개발 대법원 상고했지만 '수소단지 플랜B'도 준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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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호주 바이롱 석탄개발 대법원 상고했지만 '수소단지 플랜B'도 준비중

"환경 훼손" 현지여론에 밀려 1·2심 패소..."판결 오류 있어 최종 판단 받아보기로"
개발반대측 "11월 UN기후변화총회 앞두고 모순...법적대응 대신 출구전략 짜야"
8천억 이상 투자 해외사업 철수 부담감..."부지매각 않고 태양광 수소단지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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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석탄광산 개발사업을 추진해 온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바이롱 계곡 모습. 사진=호주 뉴스매체 ABC뉴스
한국전력이 1심과 2심 호주 법원에서 잇따라 퇴짜를 맞은 바이롱(Bylong) 석탄광산 개발사업을 호주 대법원의 최종 판단까지 받아보기로 결정했다.

동시에 한전은 바이롱 석탄개발이 무산될 경우 플랜B(대안)로 바이롱 지역에 수소생산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호주 에너지시장 공략에서 '투 트랙(Two-track)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현지시간) 호주 뉴스매체 ABC뉴스와 한전에 따르면, 바이롱 석탄사업에 최종 법리판단을 받기 위해 한전은 최근 연방대법원격인 호주고등법원(High Court of Australia)에 상고를 신청했다.

ABC뉴스는 한전이 2심 재판부인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항소법원의 판결에 법리상 오류가 있다고 판단하고 최고법원에 상고를 제기했다고 전했다.

한전의 상고 소식에 호주 환경단체 환경보호사무소(EDO)의 라나 코로글루 변호사는 "한전이 법정 싸움을 계속하는 것에 실망스럽지만 우리는 바이롱 계곡 보호단체들을 대표해 호주고등법원에서 한전에 맞서 싸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코로글루 변호사는 "다음달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한국정부 소유의 거대 공기업 한전이 석탄사업을 계속 추진하기 위해 상고를 한 것은 매우 모순된 행태"라고 비판했다.

국내 환경단체인 기후솔루션의 윤세종 변호사도 "(한전의 상소는) COP26 정상회의를 눈 앞에 두고 한국이 국제사회의 눈총을 받을 법한 일"이라며 "한전은 무의미한 법적 분쟁을 계속하는 것보다 출구전략에 집중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바이롱 석탄개발사업은 시드니에서 북서쪽으로 약 200㎞ 떨어진 뉴사우스웨일즈(NSW)주 바이롱 계곡의 석탄광산을 개발해 향후 25년간 연간 650만t의 발전용 석탄을 생산하는 내용이다.

한전은 지난 2010년 호주 현지법인을 세우고 개발을 추진한 이래 지금까지 총 8100억 원 가량을 투자했다.

그러나 환경훼손을 우려하는 현지주민과 석탄발전에 따른 기후위기를 우려하는 환경단체의 반발이 거세자 2019년 NSW주 독립계획위원회(IPC)는 사업승인 거부 결정을 내렸다.

한전은 IPC 결정에 반발해 불승인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청구소송을 냈지만, 1심 NSW주 토지환경법원과 2심 NSW주 항소법원으로부터 잇따라 기각되고 말았다.

업계는 한전의 상고를 지난 10여 년간 수 천억 원을 투자해 온 해외사업을 쉽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현지 최고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했다.

상고 진행과 별도로 한전은 바이롱 사업부지에 석탄광산이 아닌 수소생산단지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 석탄개발이 최종 무산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국제사회의 탈(脫)석탄 추세로 사업부지를 매각하기 쉽지 않은데다 호주의 우수한 환경조건을 활용해 태양광 발전과 이를 이용한 수전해 수소생산단지를 조성하면 우리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에도 부합하고 그동안 투자한 막대한 비용도 회수할 길이 열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전 관계자는 15일 "바이롱 석탄사업의 법적 타당성을 호주 최고법원으로부터 최종 판단을 받아보기 위해 상고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바이롱 수소생산단지 조성의 플랜B도 현재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