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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테슬라 공동창업자가 전기차로 갈아타는 업체들에 일침 가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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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테슬라 공동창업자가 전기차로 갈아타는 업체들에 일침 가한 이유

스타트업 전문 팟캐스트 디스위크인스타트업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JB 스트로벨의 모습. 사진=유튜브이미지 확대보기
스타트업 전문 팟캐스트 디스위크인스타트업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JB 스트로벨의 모습. 사진=유튜브

“제대로 알고 덤벼들고 있는지 의문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를 일으킨 주역 가운데 한 사람이 전기차로 변신을 추진 중인 글로벌 완성차 제조업체들에 이같이 일침을 가했다.

그 인물은 테슬라 공동창업자이자 지난 2019년까지 테슬라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아 일했던 JB 스트로벨이다.

지금은 미국의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 레드우드 머티리얼즈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그는 최근 스타트업 관련 팟캐스트에 출연한 자리에서 전기차 제조업체로 전환을 추진 중인 완성차 업체들의 준비 상태가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공급망 문제에 대한 대비 없어

미국 최대 완성차업계의 양대산맥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자동차를 위시해 독일의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 일본의 도요타자동차와 혼다자동차 등 세계 굴지의 완성차 제조업체들이 전기차 제조업체로 변신을 추진하는 내용의 야심찬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는 오는 2030년까지, GM은 오는 2035년까지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으면서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관련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13일(이하 현지시간)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스트로벨 전 테슬라 공동창업자는 지난 8일 미국의 스타트업 전문 팟캐스트 ‘디스위크인스타트업(This Week in Startups)'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자리에서 이들 업체의 이같은 야심찬 발표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

그는 “너무나 많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면서 향후 10년 정도 안에 전기차 제조업체로 완전히 변신하겠다는 계획을 현재 야심차게 발표하고 있다”면서 “전기차 제조와 관련한 공급망에 대해 얼마나 파악이 돼 있는지, 더 들어가면 전기차 배터리에 필요한 원자재 수급 문제까지 파악이 돼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스트로벨은 “단순히 현재 전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배터리 부족 사태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니켈, 양극재, 분리막 등 배터리에 들어가는 자재들의 수급도 앞으로 얼마든지 불안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제조업체로 완전히 변신해 사업을 성공시키려면 자재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진다는 것이 당연한 전제 조건이지만 현재의 상황은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향후 현실적으로 예상되는 문제에 대해 제대로 파악을 하고 대비책까지 마련한 상태에서 전기차 시장에 대한 진출 선언을 내놓고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는 뜻이다.

그는 심지어 “이미 정원을 초과한 비행기에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올라타는 느낌”이라는 표현도 썼다. 일렉트렉은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일부 완성차업체의 경우 준비가 제대로 되지도 않은채 전기차 시장 진출 계획을 서둘러 발표하고 있다는 지적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만시지탄

그러나 스트로벨은 전기차로 전환하는 흐름은 늦었지만 당연한 것이라면서 조금도 늦출 일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탄소배출 저감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생각하면 지금도 매우 늦은 것이고 앞으로 아무리 노력해도 빠른 것이 아니다”면서 “다만 업체들이 전기차로 갈아타는 과정에서 공급망 문제를 철저히 파악하고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스트로벨은 완성차 제조업체들이 뒤늦게 앞다퉈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는 모습을 보면서 만시지탄의 느낌은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테슬라가 지난 2012년 모델S를 출시해 대박을 터뜨리면서 전기차 개발 붐을 일으켰음에도 완성차 제조업체들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스트로벨은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보면서 우리는 전기차가 미래다, 전기차가 대안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당시 기존 완성차 업계에서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은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