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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국감] 국내 풍력시장 해외기업 독식...한전 풍력사업 진출 힘 실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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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국감] 국내 풍력시장 해외기업 독식...한전 풍력사업 진출 힘 실릴까

한무경 의원 "국내 풍력발전사업 참여 국내 제작사 23% 불과...해외기업 배만 불려주는 꼴"
한전, 대규모 투자 필요한 해상풍력 직접참여 추진...민간업계 반발 극복할 명분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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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정승일 사장(왼쪽 1번째)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전 그룹사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사진
정부가 탄소중립 달성과 에너지 전환을 위해 국내 풍력발전의 대폭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현재 국내 육상·해상 풍력발전사업에 참여 중인 국내 제작사의 비중은 23%에 불과해 해외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그동안 대규모 투자를 필요로 하는 풍력사업에 한해 직접 참여를 추진해 민간 풍력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는 한국전력으로서는 풍력사업 진출을 위한 명분을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국내 풍력발전소 87곳 중 20곳에만 국내 제작사 참여

1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소속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이 한국전력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2021년 육상·해상풍력 건설사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4년부터 현재까지 발전사업허가를 받은 30메가와트(MW) 이상 국내 육상·해상풍력발전소는 총 87개이다.

이 중 두산중공업, 효성 등 국내 제작사가 참여하는 곳은 20개로 22.9%에 불과했다.

반면 덴마크 풍력터빈 제작사인 베스타스가 14곳에 참여하는 등 미국, 독일, 스웨덴, 덴마크 등 풍력 기업들이 국내 풍력발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발전용량 기준으로 보면 국내 풍력 발전용량 총 8.9기가와트(GW) 중 국내 제작사가 제작하는 용량은 12.8%인 1.1GW로 국내 기업 비중이 더 작아진다.

한무경 의원은 "태양광 뿐만 아니라 풍력발전도 국산 비중이 매우 낮다"며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따라 투입된 막대한 국민 혈세로 해외기업들 배만 불려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풍력터빈 등 부품을 제조·조립할 수 있는 국내 기업이 손에 꼽힐 정도로 적은 상황에서 무작정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인 것이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취약한 풍력터빈·블레이드(날개) 등 부품 제조 분야의 해외 기업만 국내에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기업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개발사(디벨로퍼) 역할을 하는 해외 기업의 국내 풍력시장 진출도 활발하다는 점이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터빈 제조 전문기업인 베스타스 등 우리나라보다 부품 제조 경쟁력이 우수한 해외기업 외에도, 덴마크 정부가 지분 50% 이상 보유한 덴마크 국영 에너지기업인 모 기업이 인천에 대규모 해상풍력사업의 디벨로퍼로 참여하는 등 해외 개발사의 국내 풍력시장 진출도 활발하다"고 말했다.

◇외국기업이 잠식한 국내 풍력시장, 한전 진출의 명분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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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과 발전자회사들이 공동출자한 특수목적법인(SPC) 한국해상풍력이 전북 부안군 앞바다에 해상풍력발전소를 설치하는 모습. 사진=한국해상풍력


이러한 상황에서 기술력과 자본조달능력을 갖춘 공기업인 한전이 국내 풍력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명분이 마련될지 관심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리적 제약이 사실상 없는 해상풍력의 경우, 대규모로 조성할수록 효율성과 경쟁력이 높아진다. 해상풍력은 막대한 자본 투자를 필요하는 대표적인 '규모의 경제' 사업인 셈이다. 터빈 등 부품 개발이나 거친 바다 환경에 효율적으로 설치하는 기술 등도 많은 연구개발(R&D) 투자를 필요로 한다.

현행 전기사업법상 발전사업을 직접 할 수 없는 한전은 2050 탄소중립 달성과 에너지전환 정책 수행을 위해 해상풍력 등 일정규모 이상의 대규모 재생에너지 사업에 한해서만 직접 발전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 등 여권 의원들도 지난해 7월 한전의 신재생발전사업 제한 참여를 허용하는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늦어도 내년 초 국회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 중소 풍력발전 업체와 일부 시민단체는 송배전 독점사업자인 한전이 발전사업까지 참여한다면 민간 중소 풍력업체를 고사시키고 전력시장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에 한전은 민간이 수행하기 어려운 조 단위의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에만 국한해 참여할 계획임을 밝히고 있다.

한전은 신재생에너지 확대도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자위의 한전 그룹사 국감에서 정승일 한전 사장은 '탈원전과 급격한 신재생에너지 전환으로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비용과 전기요금이 인상된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RPS가 전체 요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대에 불과하다"고 말해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계속 추진할 뜻임을 내비쳤다.

이날 같은 국감 자리에서 한전의 발전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정재훈 사장 역시 '한수원의 원전에 대한 투자는 줄고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급격히 증가한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 없이는 어떤 에너지기업도 존재하지 못한다"고 말해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기업이 국내 풍력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글로벌 기업들을 제치고 2030년 세계 5대 해상풍력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중장기 사업계획을 수립해 실천하고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한전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