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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상현의 교육단상] 오징어 게임과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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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상현의 교육단상] 오징어 게임과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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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상현 전 중부대 총장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요즘 한국에서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넷플릭스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이 드라마는 배금주의적 물질주의 사회가 드러내는 몰인간성을 비판하는 것을 주제로 한다. 그런 점에서 다른 유사한 종류의 영화나 드라마와 다르지 않지만 권선징악적 해피엔딩이라는 면에서 교육적으로 좋은 드라마라 할 수 있다. 다만 게임의 과정이 잔인한 폭력적인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어 아이들에게는 과장된 현실의 드라마적 표현이라는 추가적인 지도가 필요할 것이다.

이 드라마는 크게 두 개의 게임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징어 게임이라는 장내의 게임 하나와 장내 게임의 마지막 승자와 오징어 게임의 호스트가 대결하는 장외의 게임 하나. 이 두 게임은 모두 인간성과 돈 내지 선과 악 또는 정신과 물질의 대결 구도를 가지고 있고 최종적으로 정신과 선, 인간성이 물질과 악, 돈을 이긴다.

장내의 오징어 게임에서는 비록 모든 참가자들이 돈을 얻기 위해 목숨을 걸지만 결국 돈보다는 선한 인간성을 선택한 극중 인물 성기훈이 최종적인 승리자가 된다. 게임 호스트인 극중 인물 오일남은 오징어 게임의 최종 승자인 성기훈을 초청하여 장외 게임을 제안한다. 두 사람이 만나고 있는 고층빌딩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길거리에 쓰러져 구부린 채 누워 있는 ‘냄새나는 인간쓰레기’ 노숙자에게 누군가가 관심을 보이고 도움의 손길을 제공할 것인가 아닌가가 게임이 된다. 오일남은 그 고생을 하고도 아직도 사람을 믿느냐고 성기훈에게 묻는다. 이 게임에서도 성기훈은 이긴다. 지나가던 행인이 경찰을 불러와 이 노숙자를 데리고 가게 한다. 눈 내리는 겨울 길거리보다는 훨씬 따듯하고 안전한 곳으로 옮겨질 것이다. 드라마는 우리 사회에 아직도 인간에 대한 믿음, 선한 인간성이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
교육적으로 참으로 바람직한 종결이다. 대부분의 유사한 작품들은 사회의 불평등과 고통, 갈등과 폭력의 현실을 드러내어 고발하는 데 그친다. 반면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이 현실을 드러냄과 동시에 선이 악을 반복적으로 이기게 함으로써 불완전하고 왜곡된 사회 속에서 소외되고 고통받고 있는 시청자들을 위로하고 격려해주며 삶을 지속하게 하는 용기와 희망을 준다. 교육적이라는 말의 의미는 악을 이기기 위해 선을 행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말한다.

오징어 게임 호스트인 오일남의 장외 게임에서 이 드라마의 또 다른 교육적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돈 하나도 없는 사람과 돈이 너무 많은 사람의 공통점은 사는 데 재미가 없다는 것이라고 오일남은 말한다. 자신은 돈이 많아 돈으로 할 수 있는 온갖 게임을 즐기며 살아왔는데 이제 더 이상 즐거움을 주는 게임이 없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도된 재미 찾기가 사람들이 서로를 죽이게 하는 오징어 게임이었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 말과 행동을 하는 오일남은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인물이다. 교육은 인간의 정신을 개발하여 정신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생각, 말과 행동을 하게 함으로써 삶을 즐기고 풍요롭게 살도록 도와준다. 인간에게는 물질로부터 감각적 재미와 즐거움을 얻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 한편 정신으로부터 지적, 심미적, 도덕적 감수성을 자극받아 영혼을 풍요롭게 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이 물질과 정신 욕구 모두 인간의 본성적 특성이다. 다만 정신 욕구는 미약하기 때문에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 외부의 도움이 교육이라는 활동의 궁극적 목적의 하나이다.

오일남에게는 이런 교육이 결핍되어 정신적 욕구가 발달하지 못하였다. 한 사회의 교육이 실패하면 이런 사람이 많아진다. 이런 사람이 많은 사회는 오징어 게임이 현실이 된다. 그런 사회에 살지 않기 위해 우리는 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의도적인 교육은 학교에서 하지만 교육의 효과는 가정과 사회에서도 만들어낸다. 요즘 언론을 통해 확인되는 우리 사회의 모습, 특히 한 사회 최고의 권력을 소유한 정치인들과 공직자들이 보여주는 행태는 너무나 반교육적이다. 아이들은 선생님의 말씀을 통해서도 배우지만 가정과 사회의 환경으로부터도 보고 배운다. 그리고 가정과 사회가 도와주지 않으면 학생은 물론 선생님조차도 자신의 가르침에 확신을 갖지 못한다. 현실과 다른 선생님의 말씀을 어떤 학생이 믿으려 하겠는가? 얼마나 많은 선생님이 현실과 다른 이야기를 얼마나 용기있게 지속할 수 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오징어 게임과 같이 권선징악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드라마는 아이들에게 선을 실천할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선생님들에게는 선을 가르치는 일에 대한 신념을 강화시킨다.


엄상현 전 중부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