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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낙연 전 총리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참여는 신의 한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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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낙연 전 총리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참여는 신의 한수다

박상기 BNE컨설팅대표이사(정치협상분석가)

박상기  BNE컨설팅 대표이사.
박상기 BNE컨설팅 대표이사.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민주당 대선 후보경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극복하지 못하고 패배의 쓴 맛을 보았다. 국무총리까지 한 분이 왜 나와서 저런 수모를 겪나? 차라리 안 나옴만 못했다는 게 정치평론가들의 일반적인 평인 것 같다.

과연 그럴까? 필자는 반대로 본다. 이 전 총리는 이번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반드시 나왔어야 했으며, 다행히 1차 호남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라도 꺾는 무시 못할 정치 성과를 거뒀다고 봐야한다.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새로운 민주당 정권이 출범한다면 호남에서 위상을 떨친 이번 경선 결과와 함께, 전 총리의 프리미엄까지 얹어 민주당 내에서 최고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반을 확실히 다졌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전 총리 입장에서 국민의 힘의 대선 후보 중 당선되면 가장 좋을 후보는 단연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일 것이다. 윤 전 총장이 정치인의 이력이 일천해 막상 차기 대통령에 당선돼 국정을 운영한다 하더라도 호남지역을 관리할 최적임자가 다름 아닌 이 전 총리이기 때문이다.국민의 힘의 최종 대선 후보가 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윤 전총장이 결국 되고, 결국 이 후보와 대선에서 맞붙는다면 이 전 총리가 민주당 소속이긴 하지만 꼭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 되는 게 반드시 최선은 아닐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이 후보와 격돌한 정치 맞수였고, 민주당에는 이 전 총리 말고도 정세균 전 총리를 비롯해서 민주당 출신 대통령을 위해 호남을 관리해 줄 호남 출신 거물들이 많이 있기 떄문이다. 자칫 일이 꼬이면, 민주당 신 정권 수립은 이 전 총리는 의외로 정치인의 시효가 자칫 약화되거나 단축될 수도 있는 난감한 상황에 몰리지 않는다고 감히 장담할 수가 없으며 이는 이 총리 스스로가 가장 분명하게 파악하고 있다고 본다.

국민의 힘 여러 후보 중에서 윤 전 총장이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이 전총리는 어쩌면 기사회생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보는 이유를 얘기해 보자.윤 전 총장이 대통령에 당선된다고 가정할 때 필자의 머릿 속에 떠오르는 조선시대 임금이 한 분 있다 바로 조선 21대 영조 임금이다. 붕당의 폐해를 들어 붕당타파를 천명하고 이후 탕평책을 실시해 과열된 붕당의 대립을 완화, 당쟁을 막아 정치적 태평성대를 이룬 성군이라고 일컬어진다.어머니의 출신이 미천한 관계로 숙종의 후궁 영빈 김씨의 양자노릇을 하며 온갖 멸시를 받은 영인군. 정작 임금이 되어서도 여전히 퇴위의 위협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참으로 미약한 새 임금이 영조였다.

이런 영조 임금이 신의 한수를 두었으니 바로 탕평책이었다.탕평책을 시행함으로써 기고만장한 노론의 위세를 꺾고, 정치권력의 원천인 주요 관직을 소론 뿐 아니라 남∙북인까지 참여시키는 대탕평을 시행해 마침내 왕권의 안정을 어느 정도 실현했다. 정치가의 길을 걸어온 것도 아니고, 정당 활동을 하지도 않아 정치 울타리가 취약한 윤 전 총장과 영조 임금은 어찌 보면 상당히 유사한 상황에 처해 있다.

국민의 힘 정권이 들어선다면 유사 시 호남을 제대로 관리해 줄 인물이 국민의 힘에는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윤 후보가 이 전 총리를 기용할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그는 반대당 집권 속에서도 탁월한 국정운영 역량을 과시한다면 정치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놓쳐선 안 될 소중한 전화위복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는 셈이다. 이 전 총리의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참여는, 여러 모로 정치협상의 신의 한수라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