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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헝다 파산 준비하라" 지방정부에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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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헝다 파산 준비하라" 지방정부에 지시

중국 당국 부동산 과열 잡겠다는 강한 의지인 듯

홍콩에 있는 차이나 에버그란데센터 빌딩의 간판.  사진=로이터
홍콩에 있는 차이나 에버그란데센터 빌딩의 간판. 사진=로이터
중국 정부가 각 지방 정부에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에버그란데) 파산에 따른 후폭풍을 대비할 것을 지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3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막대한 부채를 짊어진 헝다를 구제하기보다 파산도 불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부동산 과열을 잡겠다는 강한 의지가 헝다 파산에 따른 경제적 후폭풍 우려를 앞지른 것으로 보인다.
지시를 받은 지방정부 관리들에 따르면 중앙정부 지시는 "폭풍 가능성에 대비하라"는 성격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헝다가 순차적으로 사태를 관리하지 못할 경우에야 막판에 지방 정부와 당국, 국영기업들이 개입토록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지방정부 관리들은 또 지방정부는 일자리 감소폭 최소화 같은 헝다그룹 상황이 악화할 경우 불어닥칠 광범위한 경제적 충격과 주택 구매자들에게 닥칠 파장을 차단하고, 최소화하라는 임무를 하달받았다고 밝혔다.

헝다는 앞으로 수주일에 걸쳐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가 줄을 잇는다.

지방정부 관리들은 회계사들과 법률전문가들로 팀을 꾸려 관할구역 내 헝다 영억과 관련한 재무흐름을 조사할 것을 지시받았다. 아울러 소식통에 따르면 지역 국영 부동산 개발기업,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들에 헝다의 해당 지역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인수토록 하고, 대중이 분노해 시위와 같은 '대규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사전에 감시토록 공안 등 법집행 당국으로 팀을 구성해 대응할 것도 지시받았다고 밝혔다.

헝다는 지난주 이후 파산을 대비한 움직임을 보이고는 있다. 금융 자문을 고용했고, 파산 위험이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해왔다.
현금흐름과 유동성 압박을 받고 있다고도 밝혔다.

상하이 에버그란데 센터에 있는 중국 에버그란데 그룹 로고. 사진=로이터
상하이 에버그란데 센터에 있는 중국 에버그란데 그룹 로고. 사진=로이터

그러나 헝다는 다른 한편으로는 "유동성 위기를 완화하기 위한 조처들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금융 자문가들이 "모든 이해 당사자들에게 최선인 해결방안"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헝다는 중국 경제성장을 이끈 남부 대도시 선전에 자리잡은 25년된 부동산 개발업체로 현재 중국 200여 도시에서 약 800개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중국 본토 모든 성이 헝다읭 부동산 프로젝트에 연관돼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최고 금융감독 당국인 금융안정개발위원회(FSDC)가 이달초 각 성에 워킹그룹을 구성해 헝다와 관련된 사회적, 경제적 불안을 모니터링하도록 지시했다.

부동산은 중국 경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공식적으로는 중국 국내총생산(GDP) 비중이 7.3% 수준이지만 애널리스트들은 부동산 관련 산업까지 합치면 부동산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3%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부동산 가격 상승세를 잡지 못한 것이 결국 헝다 위기를 부른 근본 배경 가운데 하나다.

20여년전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자유화한 이후 부동산 가격은 상승세 행진을 이어왔다. 최근 수년 동안에는 집 값이 가계의 구입 능력을 벗어날 정도로 치솟았다.

이때문에 기업과 가계 부채 비율이 급등했고, 부동산 거품 붕괴 우려도 함께 고조돼 왔다.

헝다 파산을 방치하는 것은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대한 중국 당국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하는 것이다.

최근 수개월 시진핑 국가주석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해왔고, 이에따라 정부 관리들은 "집은 살기 위한 것이지 투기수단이 아니다"라는 말을 주문처럼 외어왔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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