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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5월 필리핀 대선에 복싱영웅 파키아오 출마...두테르테 '섭정 전략' 틀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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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5월 필리핀 대선에 복싱영웅 파키아오 출마...두테르테 '섭정 전략' 틀어지나

초기 우호관계서 남중국문제코로나지원금 놓고 대립각 결별...집권당 계파후보로 출마
'단임 불출마' 두테르테, 측근 내세워 부통령 야심 불발...딸이 유력후보 떠올라 변수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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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매니 파키아오(왼쪽) 상원의원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뉴시스
우리나라가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지만 필리핀도 우리보다 2개월 뒤인 내년 5월 대선을 치른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선보다 필리핀 대선이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다.

필리핀 집권여당인 PDP라반이 계파간 대선후보들을 지명했는데 프로복싱 전대미문의 8체급 벨트를 두른 필리핀 복싱영웅 매니 파키아오(42)가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한 것이다.

반면에 임기 6년 단임제 규정에 묶여 재선에 나서지 못하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지지계파는 이달초 대통령 최측근을 대통령 후보로 지명했지만, 거부하는 바람에 대체인물로 두테르테의 딸인 사라 다바오(43)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19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PDP라반 내 파키아오 계파는 이날 독자 전당대회를 열어 파키아오 상원의원을 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파키아오 의원은 수락연설에서 “우리는 변화의 약속에 진저리가 났다”며 우회적으로 두테르테 대통령의 국정을 비판했다.

“평생 어떤 싸움에서도 물러서지 않았고, 신이 정한 일이라면 불가능한 일은 없다”고 강조한 파키아오 의원은 “청렴과 투명성으로 국민을 위해 봉사할 정부가 필요하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반면에 PDP라반의 두테르테 계파는 이달 초 두테르테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크리스토퍼 고 상원의원을 대통령 후보로, 러닝메이트로 두테르테 대통령을 나란히 지명했다.

그러나, 고 의원이 지명을 거부하면서 두테르테 딸인 사라 다바오 시장의 출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사라 시장은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 입장에서는 고 의원을 당선시켜 부통령인 자신이 사실상 ‘섭정(수렴청정)’ 기회를 노릴만 하지만, 딸이 후보로 나선다면 부녀 러닝메이트에 국민적 거부감을 우려해 사실상 재집권 야망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두테르테는 아마도 측근을 내세워 사실상 ‘1인자 노릇’을 하면서 단임제 규정에서 벗어나는 차차기 대선에서 다시 대권을 잡는 이른바 ‘러시아 푸틴 권력게임’의 재판을 노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파키아오 의원의 대선 출마에 블룸버그 등 외신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후계 구상에 잠재적 장애물을 등장했다는 논평을 내고 있다.

한때 우호관계를 맺어온 두테르테와 파키아오 두 사람은 지난 지난 6월 남중국해 문제 대응을 놓고 파키아오가 두테르테를 공격하고, 코로나19 정부지원금 사용을 놓고도 의혹을 제기하면서 완전히 틀어져버렸다.


이진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inygem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