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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교차 영업'으로 대출 3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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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교차 영업'으로 대출 3배 급증

대출 수요가 4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금융감독원
대출 수요가 4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금융감독원
대출 수요가 4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로 시중은행에서 대출받기가 어려워지자 은행과 '교차 영업'을 하는 계열사 저축은행으로 중금리 대출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4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KB·신한·우리금융·하나)의 총 여신 잔액은 7조810억원으로 전년 동기 5조277억원보다 40.8%가 늘었다.
금감원이 발표한 저축은행 상반기 총 대출 규모 증가율은 13.8%다. 지주 계열 저축은행 대출 증가 속도가 3배 빠르다. 가장 증가폭이 두드러진 KB저축은행의 총 여신 잔액은 2조323억원으로 1년 새 1조2854억원에서 58.1%가 늘었다.

지주 계열 저축은행으로 여신 수요가 몰리는 이유는 대규모 자금력을 갖춘 금융지주를 모회사로 둬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본 조달이 유리한데다 계열 은행 심사를 거치고 넘어온 고객이 많아 리스크 관리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업계는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7월 하나저축은행에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저축은행도 자본 규모가 커졌다.

최근 후발주자인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애플리케이션 메인 화면에서 바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우리W0N저축은행' 앱을 이달 초에 개편했다. 해당 앱은 서비스를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1만4000여 명을 모았다.

한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지주 계열 저축은행은 '교차 영업'을 하기 때문에 은행에서 거절당한 고객들이 갈 확률이 높다"며 "은행과 저축은행 사이의 중금리 대출 고객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지주 계열 저축은행 대출 급증세는 곧 속도 조절에 들어갈 전망이다. 가계 부채 관리에 비상이 걸린 금융당국이 구두 경고를 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주 계열 저축은행의 대출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면담을 통해 과도한 대출 증가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으며, 하반기에는 대출 총량을 조절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