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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브론, 수소·바이오연료에 100억달러 투자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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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브론, 수소·바이오연료에 100억달러 투자 선언

셰브론 로고. 사진=로이터
셰브론 로고. 사진=로이터
미국 석유메이저가 2028년까지 바이오연료와 수소 기술 개발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셰브론이 저탄소 부문 지출을 이전에 발표한 것보다 3배 확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 샌라몬에 본사가 있는 석유 메이저 셰브론은 이전에 약 30억 달러를 바이오연료와 수소 기술 개발에 투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를 3배가 넘는 100억 달러로 확대했다.

마이크 워스 최고경영자(CEO)는 이같은 대규모 투자 확대가 셰브론의 신에너지 부문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워스는 바이오연료·수소 등 저탄소 부문이 2030년이 되면 연간 10억 달러가 넘는 영업이익을 거둬들일 것으로 기대했다.

워스는 "관련 기술에 관한 지식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기술개발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셰브론은 여전히 석유·가스 등 화석연료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비록 규모를 3배 넘게 확대해 100억 달러를 수소 등에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난해 12월 2025년까지 화석연료 개발에 연간 140억~160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저탄소 부문 개발 투자비 100억 달러는 화석연료 개발비의 약 10% 수준에 불과하다.
워스는 인터뷰에서 정책 지원이 뒷받침되면 저탄소 에너지 투자비중을 더 확대할 수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워스는 또 이날 오전 주주들에게 저탄소 전략은 "실적은 높이고, 탄소는 낮추는" 방법이라면서 "에너지 시스템이 진화하면서 여러 옵션들을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셰브론의 저탄소 전략 강화는 주주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투자자들은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각국의 규제가 강화되는 흐름에 맞춰 석유업체들도 기존 화석연료 외에 에너지원을 다변화하고, 새 시대에 맞는 전략을 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셰브론과 미 석유시장을 양분하는 또 다른 석유 메이저 엑손모빌은 글로벌 기후전략을 촉구하는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엔진넘버원'에 무릎을 꿇은 바 있다.

엔진넘버원은 엑손모빌 소수지분을 확보한 뒤 주주들을 설득하고 나서 5월 26일 주주총회에서 엑손의 미래 전략을 친환경으로 기울게 하는 전략 수정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주총에서 엑손 경영진이 패배하면서 엔진넘버원은 이사회에 진출했고, 기후위기 대응 전략에 속도를 내도록 엑손을 압박할 수 있는 지위에 올랐다.

셰브론은 그러나 엑손만큼 과감한 변화에 나설 뜻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엔진넘버원 같은 행동주의 주주들에게 휘둘리지 않기 위해 적절한 탈탄소 전략을 제시하는 한편 주총 방어에 집중하고 있다.

재생가능에너지의 핵심인 태양에너지, 풍력발전 등에는 눈도 돌리지 않고 있다.

그 대안으로 셰브론은 바이오연료와 수소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항공사 등 일부 업체와 납품 계약까지 맺었다.

그러나 주주들은 더 과감한 탈탄소 전략을 압박할 전망이다.

5월 주주총회에서 셰브론 주주 약 61%가 회사의 기존 전략을 거부했다.

셰브론 경영진의 더딘 대응에 맞서 주주들이 빠른 전략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일 것이어서 셰브론이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