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수도권 집값 못잡나 안잡나? 전문가 "규제의 역설 고착화"

공유
0

수도권 집값 못잡나 안잡나? 전문가 "규제의 역설 고착화"

부동산 행정·금융·제도 ‘3중 족쇄’ 총동원에도 집값 8주연속 고공행진
전문가 “수요 불일치 공급보다 세제 완화로 다주택자 매물 유도 필요”

center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경. 사진=김하수 기자


우리나라 주택 가격은 ‘통제불능’인가.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최근 8주 연속 고공행진하고 있다.

정부의 잇단 주택시장 안정(규제)대책에도,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부담 가중에도, 금융권의 가계대출 옥죄기에도 아랑곳 않고 수도권 집값은 ‘나홀로 상승세’이다,

외부의 어떤 자극과 충격에도 약발이 좀체 먹히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의 9월 첫째 주(6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와 같은 상승률(0.40%)을 보이며 8주 연속 역대최고 상승률을 달리고 있다.

서울도 지역별 인기 아파트단지의 신고가 거래와 전세가격 상승, 매물부족 영향이 겹쳐 ‘상종가’를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부동산시장의 ‘고삐 풀림’ 현상에 시장전문가들은 대책 남발에 따른 시장(수요자)의 내성 강화, 정부 정책에 낮은 신뢰감,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에 따른 풍선효과 부작용 등이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규제의 역설’이 수요자와 시장의 심리를 지배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 26개에 이르는 숱한 부동산 규제 대책들이 쏟아졌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집값이 오르는 ‘규제의 역설’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향후 주택 공급에 불안감이 주택 매수심리로 나타나면서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지난 4년간 정부가 ‘주거공공성 강화’를 기조로 내민 부동산정책 대책들은 분양가상한제, 대출‧세제 강화, 임대차3법 등 행정·금융·제도 전반에 걸쳐 시장과 수요자를 향한 ‘압박성’ 내용 일색이었다.

그럼에도 정부 정책이 나올 때마다 시장은 비웃기라도 하듯 ‘움찔’ 기미만 보인 뒤 주택가격을 위로 밀어붙이기를 되풀이했다.

실제로 민간주택 분양가 상한제 시행 이후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분양주택이 나오면서 실수요에 더해 시세차익을 노린 수요까지 가세하며 ‘로또청약’ 문제가 불거졌다.

아파트 가격 통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고분양가 심사제는 최근 주택 공급 부족 현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도 시행 이후 수도권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낮은 분양가 대신 후분양제를 택하며 공급물량이 제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주택자를 겨냥한 부동산 세제강화·대출 규제도 정부와 의도와는 달리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양도세와 취득세를 모두 옥죄다보니 이들이 쥐고 있는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고 가격만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임대차3법’의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임대차 3법에 따라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기존 전셋집에서 2년 더 거주하려는 세입자가 많이 늘어나면서 전세 물건이 급감했다.

더욱이 집주인들이 신규 전세는 미리 보증금을 2∼4년 뒤 수준으로 올려받으려 하면서 전셋값이 요지부동 떨어지지 않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으로 시장에 전세 매물이 풀리지 않으면서 전세난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면서 “전세난을 해소하려면 당장 입주 가능한 물량이 늘어나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해법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주택 수급 불균형 해소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민간을 포함한 사전청약 확대와 수도권 신규 공공택지를 발표하고 도심 내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모두 입주 시기가 불투명해 현재의 집값 오름세를 누르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수요에 상응하는 공급이 이뤄져야 비로소 집값이 안정화될 수 있다”면서 “언제 공급될지 모르는 불투명한 공급 방안보다는 정부가 다주택자들이 시장에 매물을 내놓을 수 있도록 취득세, 양도세 등 부동산 세제를 완화해 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