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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골목상권 침해 사업 철수…3천억 기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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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골목상권 침해 사업 철수…3천억 기금 마련

정부·정치권 압박에 상생안 제시…준법감시 조직 설립 내용은 빠져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카카오이미지 확대보기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카카오


카카오가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13일과 14일 전체 회의를 열고 상생안을 확정지었다.
이번 상생안에는 골목상권 논란 사업 철수와 혁신 사업 중심으로 재편, 파트너 지원 확대를 위한 기금 5년간 3000억 원 조성, 케이큐브홀딩스 사회적 가치 창출 집중 등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카카오와 주요 계열사들은 빠른 시일 내에 합의된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실행할 계획이다.

IT혁신과 이용자들의 후생을 더할 수 있는 영역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며 골목 상권 논란 사업 등 이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들에 대해서는 계열사 정리·철수한다. 이에 따라 카카오헤어샵, 카카오대리운전, 스크린골프 등 사업에서 철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동시에 플랫폼 종사자와 소상공인 등 파트너들과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공동체 차원에서 5년간 상생 기금 3000억 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범수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케이큐브홀딩스는 미래 교육, 인재 양성과 같은 사회적 가치 창출에 집중하는 기업으로 전환한다. 또 콘텐츠와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김범수 의장은 "최근의 지적은 사회가 울리는 강력한 경종"이라며, "카카오와 모든 계열 회사들은 지난 10년간 추구해왔던 성장 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을 위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과 사람이 만드는 더 나은 세상이라는 본질에 맞게 카카오와 파트너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반드시 구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상생안에서는 별도의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 조직이 설치되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롯데지주 등 대국민 사과와 함께 상생안을 내놓은 기업들은 별도의 컴플라이언스 조직을 설치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 이재용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 후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했으며 롯데는 신동빈 회장의 대국민 사과 후 지주사 전환과 함께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를 설치했다. 두 기업 모두 위원장은 외부 법조계 전문가를 선임해 전문성을 높인 바 있다.

한편 카카오는 지난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현장조사를 받았다. 카카오의 지주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가 공정위의 지정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 관련 자료를 누락했기 때문이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의 지분 10.6%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1대 주주는 13.3%를 보유한 김범수 의장이다.

공정위는 카카오의 금산분리 위반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지난해 업종을 경영컨설팅 서비스업에서 금융업으로 변경했다. 금융사인 케이큐브가 비금융사인 카카오를 지배한다면 금산분리 위반에 해당한다. 법 위반이 확정되면 케이큐브는 카카오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포기하거나 카카오그룹의 지배구조를 개편해야 한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