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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등 주요국, '2050년 탄소중립' 주도권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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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등 주요국, '2050년 탄소중립' 주도권 경쟁 치열

수소 물량 확보·가격·수소 인프라 확대가 성공 관건
한국, 수소경제 패러다임 추진 위한 제도적 보완 마련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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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사장이 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국가들이 2050년 2조5000억 달러(약 3000조 원)에 이르는 세계 수소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50년은 세계 137개 국가들이 탄소중립(Carbon neutral)을 실현하기 위해 약속한 국제적인 약속이다. 탄소중립은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만큼 흡수해 사실상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뜻한다.

이에 따라 세계 주요 국가들은 미래 에너지 시장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꿀 수소경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U·美 '수소 인프라' 구축에 잰 걸음

14일 업계에 따르면 수소경제 실현을 위해 가장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선진국이다.

유럽은 그린 수소 인프라 확대와 수소 상용차 보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린 수소는 석유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수소를 생산하는 이른 바 '깨끗한 수소'를 뜻한다.

이에 따라 유럽은 친환경 연료를 마련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시장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석유 등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청정 에너지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가 올해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EU가 지난해 풍력과 조력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력 생산량이 2019년에 비해 6% 늘어난 609GW다. 이는 글로벌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의 22%에 해당한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이후 '그린 뉴딜'을 정치적 모토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은 풍력 등 재생 에너지 인프라가 잘 갖춰진 캘리포니아주(州)를 중심으로 수소경제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은 2020년까지 수소 충전소를 100기, 2030년까지 500기 까지 늘린다. 이와 함께 미국은 수소 자동차 보급을 늘리기 위해 차량 보조금을 소형차 5000 달러(약 590만 원), 중대형차 2500~1만1700 달러(약 294만~1371만 원)까지 지급할 계획이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일본은 이미 2030년 수소사회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2030년까지 수소 충전소 900기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의 공장'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중국도 2030년 수소 차량 100만 대 보급을 목표로 2030년까지 수소충전소 1000기를 마련할 방침이다. 중국은 또한 일반 승용차가 아닌 중형 버스와 트럭도 수소 차량으로 바꾸기 위해 50만 위안(약 900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등 수소 모빌리티(이동수단)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처럼 전 세계 대다수 국가들이 수소를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로 육성하는 것은 '파리기후협약' 체결이 주된 이유다.
2015년 12월 12일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는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합의안을 마련했다. 약 195개 당사국이 채택한 이 협정은 지구 평균 온도를 산업화 이전 보다 2도 이상 오르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파리기후협약 체결 후 EU,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이 앞다퉈 탄소중립 실천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5대 그룹, 43조 수소 인프라 투자

이에 질세라 국내 대기업들도 글로벌 수소경제를 선점하기 위한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SK·포스코·한화·효성 등 5개 그룹은 2030년까지 수소 분야에 43조4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세계적으로 수소 패러다임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현대차그룹은 2040년까지 한국을 수소 에너지로 돌아가는 사회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수소사업에 4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자동차에만 접목하지 않고 선박·기차·UAM(도심항공교통) 등 모든 수송 영역에서 기존 내연기관을 대체하는 핵심 도구로 삼고 있다.

SK는 앞으로 5년간 약 18조5000억 원을 투자해 국내 수소 생태계 조성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이에 따라 SK는 국내 수소사업 인프라 투자와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수소 생산-유통-수요처 공급' 등에 이르는 수소 가치사슬(밸류체인)을 마련해 세계 1위 수소기업으로 발돋움할 방침이다.

포스코 그룹은 ‘수소경제를 이끄는 그린수소 선도기업’이라는 비전 아래 수소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운다. 이에 따라 포스코그룹은 2050년까지 그린수소 생산 500만t, 수소매출 3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친환경 수소환원제철 공법을 통해 제철소 등 사업장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을 2050년까지 제로(0)수준으로 만들 계획이다.

효성은 액화수소 플랜트 구축과 액화충전소 보급에 1조2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국내 수소 충전시스템 시장을 이끄는 효성은 지난 6월 울산시 효성화학 용연공장 부지에서 액화수소 플랜트 기공식을 열어수소충전소 사업, 세계 최대 규모 액화수소 공장 건립 등 수소사업을 본격화했다.

한화는 그린 수소 생산 등에 1조3000억 원을 쏟아 붓는다. 한화는 탄소제로 시대를 이끄는 환경경영의 핵심 화두로 수소사업을 적극 육성한다. 이에 따라 화학업체 한화솔루션은 1조4000억 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수소 저장·유통에 2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 수소 80% 수입에 의존하는 등 갈길 먼 '수소경제 대국'

한국 정부도 204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경제 선도국가'를 외치고 있지만 이에 도달하려면 험로가 예상된다.

수소경제 실현하려면 수소 80% 수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수소경제를 이루기 위해 연료전지나 수소터빈 등 에너지 수요 전환, 철강·석유화학·시멘트 등 산업, 수소차 등 수송 분야에 필요한 연간 약 2800만 t 안팎의 수소 가운데 81% 정도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얘기다. 나머지는 물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수전해 방식 등을 통해 확보하는 상황이다.

수소의 주요 수입처는 호주, 중동, 러시아, 북아프리카 등이다. 이들 가운데 호주, 중동, 북아프리카는 태양 등 재생에너지 기반이 양호하고 러시아는 전력이 남아돌아 저렴한 가격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연간 약 164만 t의 수소를 생산하지만 이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석연료 기반의 이른바 '부생수소'이기 때문에 탈(脫) 탄소를 위해 결국 퇴출 당할 수밖에 없다.

또한 우리나라는 전기차나 수소충전소, 연료전지 등 수소 활용 분야는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지만 정작 수소경제 기반이 되는 청정수소 생산은 거의 백지상태나 다름없다.

재생에너지 기반의 청정수소 생산 단가가 우리나라는 현재 1㎏당 8000∼1만 원 정도로 호주나 사우디아라비아의 2000 원 안팎과 비교해 너무 비싸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수소경제 분야에서 세계 최대 강국이 되려면 수소 물량 확보는 물론 저렴한 가격, 수소 인프라 확대 등 3가지 요소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amsa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