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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백신 접종' 초강경 카드…재계 협조 vs 공화당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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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백신 접종' 초강경 카드…재계 협조 vs 공화당 반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델타 변이의 창궐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다시 위험수위로 치닫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전례가 없었던 초강경 카드를 내놨다.

연방정부 소속 공무원에 대해서는 물론 100인 이상의 기업체 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에 대해서도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서명하는 것을 시작으로 백신 접종률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일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발효한 행정명령의 골자는 100인 이상 일하는 사업장을 가진 기업체를 대상으로 직원에 대한 백신 접종을 의무적으로 하거나 최소한 일주일 간격으로 코로나 진단 검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마련할 것을 노동부에 지시한 내용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100인 이상 사업장을 가진 미국 기업은 전체의 3분의 2에 달하고 이를 인원으로 따지면 80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새로 내놓은 초강경 방역 카드에 대한 반응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델타 변이로 인해 코로나 사태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 놀란 기업들은 정부 정책에 호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반면, 기업 활동의 자유를 강조하는 공화당에서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재계는 바이든 행보 지지


11일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미국 내 200여개 대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미국 최대 재계단체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은 9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밝힌 조치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협력을 약속했다.

조슈아 볼튼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회장은 성명에서 “코로나와 전쟁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의 조치를 환영하며 재계 지도자들도 백신 접종과 진단 검사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 몇주간 벌어진 상황을 지켜보면서 많은 기업들이 백신 접종 의무화에 나서기로 결정을 내렸으며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도 이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은 시가총액이 미국 기업 전체의 20%에 달하는 미국 최대 경영자 단체로 월마트, 아마존, 애플, 구글 등 유수의 대기업들이 가입해 있다. 전미제조업협회(NAM), 미국 상공회의소와 함께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재계단체로 꼽힌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백신 접종 의무화가 절실하다는데 재계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홈디포를 비롯한 일부 기업들에서는 접종을 의무적으로 시행할 경우 회사를 그만두는 직원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아직 최종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국내 여론은 찬반 의견이 팽팽하지만 찬성 입장이 다소 높은 추세다. 정치 성향에 따라 극명하게 갈려 민주당 지지층에선 백신 접종 의무화에 대한 지지 의견이 강한 반면,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반대 입장이 강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보수성향의 폭스뉴스마저 사실상 전 직원에 대한 백신을 의무화한 상황”이라며 자신이 내린 조치가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공화당은 강력 반발


코로나 사태가 급속도로 다시 악화되고 있는 위중한 국면에 백신 접종에 대한 미국 국민의 여론이 홍해처럼 갈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그동안 백신 접종 문제에 대해 ‘신사적으로 설득하는 방식’에 입각해 국민 여론을 움직이려 노력해왔다.

로이터통신은 “그러나 백악관은 설득에 의존하는 방법은 실패한 것으로 판단을 내리고 논란이 있더라도 정공법을 쓰는 방향으로 태도를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내놓은 초강경 카드에 공화당은 펄쩍 뛰고 나섰다.

미 하원의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는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자유보다 강요하는 것이 중요한 모양”이라면서 “미국 국민은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퍼부었다.

정치 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심지어 백악관의 이번 조치에 대해 민란이나 불복종 운동으로 맞서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와 바이든 대통령이 내린 조치와는 별개로 큰 논란이 일이 조짐이다.

공화당 소속의 댄 크렌쇼 미 하원의원은 “바이든의 조치는 민란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고 미국의 쇠퇴한 공업지대 백인 노동자들의 삶을 그린 영화 ‘힐빌리의 노래’ 원작자이자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제임스 데이비드 밴스는 “바이든의 벌거벗은 전체주의에 맞서 국민적 불복종 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슈아 볼튼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회장. 사진=CNBC이미지 확대보기
조슈아 볼튼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회장. 사진=CNBC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