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美 근로자들 ‘퇴직 시점’ 빨라지고 있다

공유
0

美 근로자들 ‘퇴직 시점’ 빨라지고 있다

center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근로자의 은퇴 시기 변화 추이. 파란색은 62세 이후, 빨간색은 67세 이후 퇴직 희망 비율 사진=뉴욕연방은행

미국 근로자들이 퇴직하는 연령이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매체 마켓플레이스에 따르면 이는 미국 뉴욕연방은행이 지난 7일(현지시간) 발표한 미국 노동시장 실태에 관한 설문조사 보고서에서 확인된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 근로자들의 은퇴 시점이 빨라지는 이유가 동일하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울러 퇴직자 사이에서 양극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마켓플레이스는 보고서 내용을 근거로 “지난 몇십년간 60세 넘어서도 계속 직장에 다니는 것은 미국 사회에서 놀라운 일이 아니었지만 최근 들어 사정이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62~67세 이후까지 일하겠다는 근로자 모두 감소세

뉴욕연방은행의 이 보고서는 이 은행이 지난 2014년 이후 소비자기대지수 조사(SCE)의 일환으로 노동시장과 관련해 정례적으로 벌이는 설문조사의 결과를 토대로 작성된다. 약 1000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가 이뤄진다.

지난 7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담은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50.1%가 62세 이후에도 직장생활을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7월 조사에서 나타난 비율보다 2%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뉴욕연방은행은 “62세 이후 계속 일하겠다는 응답자가 이 정도로 떨어진 것은 2014년 3월 처음 이 조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주목했다.
67세 이후까지 일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응답자도 32.4%로 나타났는데 이 역시 전년 동기에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34.1%보다 감소했다. 예년에 비해 빨리 은퇴하는 사람이 그만큼 증가했다는 뜻인데 어떤 배경이 작용한 때문일까.

◇조기 은퇴의 서로 다른 배경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가지 배경만 작용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마켓플레이스는 전했다.

크게 보면 일찍 은퇴해도 경제적으로 문제가 없어 조기 퇴직을 선택하는 부류와 은퇴 의향은 없지만 직장생활을 이어가는 것이 어려워져 은퇴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부류로 갈린다는 것.

노동경제학자이자 퇴직설계 전문가인 테레사 길라두치 미국 뉴스쿨대학교 교수는 마켓플레이스와 인터뷰에서 이를 “퇴직의 양극화”로 표현했다.

길라두치 교수는 “똑같이 퇴직이 머지 않은 경우라도 미리 저축을 해두거나 퇴직에 대비해 노후자금을 마련해놓은 사람들은 조기 퇴직을 선택할 여력이 있어서 퇴직을 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여기에 해당하는 사람은 전체 고령 근로자의 10% 수준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그 나머지 고령 근로자의 경우에는 사정이 많이 다르다”면서 “직장에 더 남고 싶어도 남지 못하거나 전직이 여의치 않거나 새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어려워져 할 수 없이 은퇴를 선택하는 것이 나머지의 경우”라고 덧붙였다.

길라두치 교수는 미증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도 이런 현상을 부채질 한 것으로 분석했다.

고령자가 상대적으로 코로나19에 취약하고 사망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본의와는 다르게 직장에서 쫓겨나거나 퇴사해야 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었을 것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그 근거의 하나로 “지난달 기준으로 조사된 자료를 보면 55세 이상의 구직자 가운데 거의 절반이 장기간 실직 상태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낮은 연령의 구직자 가운데 3분의 1 정도가 장기 실직 상태에 있는 것에 비하면 매우 큰 규모”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재취업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고 이 때문에 장기 실업 상태에 있는 노령 근로자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는 얘기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