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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 받는 韓 우주산업…한화·LIG·한컴·코오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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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 받는 韓 우주산업…한화·LIG·한컴·코오롱 주목

미사일 지침 폐지 이후 정부 우주산업 박차…위성·발사체 개발 활기
신소재·통신·엔진 동반성장 기대…부품 국산화 글로벌 주도권 노려

차세대 중형위성 1호 발사 모습.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미지 확대보기
차세대 중형위성 1호 발사 모습.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리나라 우주산업이 최근 잇달아 성과를 내고 있다. 2009년 나로우주센터 건립 후 저궤도 인공위성 나로호 발사에 성공한 대한민국은 최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준비와 함께 내년 달 탐사 프로젝트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 한미 미사일 사거리 지침 개정으로 고체연료 개발 제한이 사라진 데 이어 올해 5월에는 관련 지침이 폐지되면서 로켓 기술 개발에도 더 탄력을 받게 됐다.
여기에 한미 정상회담 이후 아르테미스 협정에도 한국이 10번째 국가로 합류하게 됐다. 아르테미스 협정은 평화적 목적의 달‧화성‧혜성‧소행성 탐사, 이용에 관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참여국들이 지켜야 할 원칙을 담고 있다.

지난해 10월에 NASA와 일본, 영국, 이탈리아 호주, 캐나다, 룩셈부르크, UAE 등 7개국 기관장들이 동 약정에 서명했으며 이후 우크라이나가 추가 참여해 현재는 9개국이 서명한 상태이다.

우주산업은 고부가 사업으로 많은 경제 효과를 가져온다. 발사체와 위성에 들어가는 수십만개의 부품은 전기·전자 기술은 물론 기계·화학·신소재 분야의 발전을 이끈다. 학계에서는 우주산업의 기술 파급효과가 자동차의 3배에 이른다고 보고 있다.

이 밖에 수입 대체와 연관 산업 활성화, 고용 창출 등 부가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단위 중량당 가격도 자동차보다 월등히 높다. 특히 6G 통신 분야에서 통신위성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창희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은 "6G 시대가 도래하면 위성통신이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비하기 위해 위성통신 분야 기술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기업들도 최근 앞다투어 우주산업 진출에 나서고 있다. 최근 한글과컴퓨터그룹은 내년 상반기 지구 관측용 민간위성 세종1호를 발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한컴그룹 계열사인 한컴인스페이스는 미국의 대표적 우주위성 데이터 기업이자 나스닥 상장기업인 '스파이어 글로벌'과 협력하기로 했다.
한컴그룹은 세종1호 발사에 이어 5호까지 순차적으로 위성 발사를 추진하고 앞으로 사업 성장세에 따라 50기 이상의 군집위성을 발사와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생활소재 전문 기업인 코오롱글로텍은 지난달 소형 발사체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와 손잡고 소형 발사체 사업에 뛰어들었다.

방위사업 전문기업인 LIG넥스원은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 부문에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한국형 KPS가 개발되면 6만명의 고용효과와 7조원 이상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 우주산업에 투자하던 기업들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나서 전사적으로 우주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항공엔진 사업을 중심으로 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개발에 참여하면서 역량을 키웠다. 이 같은 성과로 올 상반기에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0.6% 늘어난 2조898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한화그룹 내 비금융 계열사 중 가장 가파른 성장속도다.

또 한화시스템은 영국 우주인터넷 기업 원웹에 3억 달러를 투자했다. 원웹은 내년까지 저궤도 위성 648기를 쏘아올려 ‘1세대 위성망’ 구축을 마무리하고 우주인터넷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우주인터넷 시장은 2040년까지 5800억 달러(약 67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밖에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모듈도 세계적으로 우주 태양광 발전에 대한 연구가 한창인 만큼 장기적으로 우주산업의 핵심기술이다. 또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는 한화그룹 내 우주산업 역량을 모은 조직인 스페이스허브의 팀장을 맡고 있다.

민간 항공기를 개발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는 올해 7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 기업 스페이스X와 차세대 중형위성 4호 발사체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KAI는 민간업체 중 처음으로 500㎏급 표준형 위성플랫폼인 차세대 중형위성의 개발부터 발사까지 책임지게 됐다.

KAI는 내년 초 차세대 중형위성 2호 발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나머지 3호와 4호, 5호 위성도 2025년까지 차례대로 개발해 발사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 개발을 이끈 대한항공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엔디티엔지니어링과 소형 발사체용 공통격벽 추진제 탱크 개발에 나선다. 이번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스페이스파이오니어’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스페이스파이오니어’는 우주 부품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우주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으로 2030년까지 총 2115억 원이 투입된다. 대한항공은 320억원을 투입해 2026년까지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에 따르면 세계 우주산업은 지난해 3850억 달러(약 445조원)에서 2040년 1조1000억 달러(약 127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포브스는 세계 1만개의 우주기업이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미국과 영국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의 우주산업 관심은 미약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2018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민간 우주산업 R&D 투자 규모는 미국이 264억 달러, 프랑스 34억 달러, 영국 24억 달러, 독일 20억 달러, 일본 8억 달러 수준이지만 우리나라는 일본의 절반 수준인 4억 달러다.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 분석에서도 미국의 기술수준이 100이라고 볼 때 중국 89, 일본 86, 우리나라는 60으로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