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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누에보솔화 가치 하락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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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누에보솔화 가치 하락과 전망

- 경제회복 지연, 대선정국 등으로 환율 상승 지속 -
- 가격 상승에 따른 수입수요 감소 전망 -


페루 누에보솔화 가치 하락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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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클립아트코리아

페루는 항상 풍부한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다른 중남미 국가들에 비해 환율이 안정적인 국가로 평가받아 왔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페루의 통화인 누에보솔(Sol)의 연 평균환율은 달러당 3.3솔 수준이었으며, 코로나19 확산 및 대통령 탄핵사태 등으로 인해 2020년 12월 달러당 3.6솔 수준까지 올랐을 때도 2021년에는 다시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발생 및 2차 대유행, 백신접종 지연 등 팬더믹의 장기화로 인해 경제 회복은 예상보다 늦어지기 시작했고 환율은 안정세로 돌아가지 않은 채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했다.

달러당 누에보솔 월평균 환율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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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페루 중앙은행(BCRP)

정국 불안과 페드로 카스티요(Pedro Castillo)의 당선


누에보솔화 가치 하락에 큰 타격을 준 것은 바로 2021년 페루 대선이었다. 초등학교 교사이자 노동조합 지도자 출신의 페드로 카스티요는 대선 이전에는 유력 후보가 아니었으나 하지만 기존 정치권에 염증을 느낀 수많은 국민들의 지지 덕분에 대선 1차 투표 및 결선에서 경쟁후보인 후지코 케이모리(Fujiko Keimori)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으며, 7월 28일 정식으로 페루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좌파 성향의 페드로 카스티요 정부는 신자유주의 탈피, 전략산업 국유화, 대기업 및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때문에 결선 직후 페루 증시는 S&P/BLV 페루 헤네랄 지수가 8% 가까이 폭락하기도 했고 대선 이전인 2021년 3월에는 달러당 3.7솔 수준이었던 환율이 2021년 6월에는 달러당 3.9솔 수준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신정부 출범 직후인 7월 29일에는 급진좌파로 알려진 기도 베이도(Guido Bellido)가 총리로 임명되면서 외환시장의 불안은 지속됐다. 그나마 7월 30일 중도좌파로 분류되는 페드로 프랑케(Pedro Francke)가 재무장관으로 임명되면서 일각에서는 급진적인 경제정책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하지만, 환율은 2021년 8월 말에도 달러당 4.07솔 수준으로 아직 하락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정국안정 및 경제회복세에도 높은 환율 유지 예상


아직 불확실성이 충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 페루 정세가 안정을 되찾고 있으며, 경제도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8월 26일 페루 의회에서 기도 베이도 총리가 이끄는 내각에 대한 신임 투표가 찬성 73표, 반대 50표, 기권 0표로 최종 통과되면서 정치적 불안정이 점차 해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현지 코로나19 일일확진자 수도 1만 명을 넘나들던 3-4월에 비해 최근에는 1000명 내외로 크게 감소하면서 각종 통제 정책도 완화되고 경제활성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페루 경제재정부(MEF)도 2차 대유행이 시작하면서 11%에서 10%로 하향조정했던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을 10.5%로 상향조정했다.

페루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동향
(단위 :명, K=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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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Worldometers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페루 내에서도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3차 대유행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으며, 페루 주요 수출품인 구리의 가격이 6월 이후 점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페루 경제 회복이 늦어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러한 점은 페루 누에보솔화 가치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페루 중앙은행은 지난 8월 27일, 올해 연말까지는 환율이 달러당 3.9~4솔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환율 상승으로 인한 가격 상승 고려 필요


환율 상승으로 페루 내 수입품들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입 수요는 전반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비교적 저렴한 수출 가격을 장점으로 삼는 중국 제품들이 페루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될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페루 수출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 충분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환율 상승은 운임에도 영향을 주므로 바이어 측에서 대금 결제 방식을 목적지 또는 도착지 인도 방식(DAP, DPU, DDP 등)으로 요구할 수도 있다. 아울러 만일 이미 바이어와 거래를 하고 있는 도중 갑자기 환율이 상승하는 경우 대금 지불 지연, 갑작스러운 계약 파기 등의 무역 갈등이 발생할 우려도 있으므로,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면서 충분한 사전 협의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료: 페루 중앙은행(BCRP), 페루 경제재정부(MEF), Worldometers, El Comercio 일간지, KOTRA 리마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