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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차 화재 위험, 전기차보다 11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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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차 화재 위험, 전기차보다 11배 높다

세계적 과학전문지 파퓰러사이언스, 비교 분석 결과 내놔

GM 볼트 전기차가 충전소에서 충전되고 있는 모습. 사진=GM이미지 확대보기
GM 볼트 전기차가 충전소에서 충전되고 있는 모습. 사진=GM

제너럴모터스(GM)가 최근 발표한 전기차 ‘볼트’ 리콜은 여러모로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특히 지금까지 팔린 볼트 차량 전량에 대해 리콜을 단행한 것이라 그렇다. 일부 판매 차량에 대한 리콜은 종종 있었지만 GM 생산라인에서 나온 모델 전체를 대상으로 리콜을 결정한 경우는 이례적이기 때문.

리콜 제도가 평판에 흠이 생기더라도 제조사가 제품 결함을 적극적으로 시정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소비자에게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제도라는 측면으로 보면 GM의 결정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만한 조치라는 시각도 있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키우는 결과를 피하기는 어렵다. 특히 해당 모델을 이미 몰고 있는 차주들의 경우 리콜의 원인이 된 ‘화재 위험’ 때문에 걱정이 클 수 밖에 없다.

종래의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하면 전기차의 역사는 매우 짧다. 전기차에 적용되는 기술의 역사도 당연히 짧다.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고는 있으나 역사가 짧은 것이 사실이다.

GM 리콜 사태를 계기로 전기차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러티의 화재 위험 문제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인 과학전문지 파퓰러사이언스가 전기차와 내연기차의 화재 위험 가능성을 비교분석했다.

결론은 내연기관차에 비하면 전기차가 훨씬 안전하다는 것. 파퓰러사이언스는 역사의 차이가 크다는 사실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내연기관차 화재 위험 전기차의 11배

파퓰러사이언스는 “GM 리콜 사태로 전기차 화재 위험성이 크게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기차에만 화재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면 오해”라면서 “오히려 경유나 휘발유를 쓰는 내연기관차의 화재 위험성은 전기차 대비 11배나 된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 연방 교통부와 미국화재예방협회(NFPA)가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전기차를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테슬라 전기차는 2억500만마일(약 3억3000km)을 주행하면 한차례 화재 사고가 일어나는 정도의 확률로 추정된 바 있다.

이에 비해 내연기관차는 1900만마일(약 3000만km)을 달렸을 때 한차례 화재 사고가 발생하는 정도의 확률인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의 통념과는 달리 공신력 있는 기관의 분석 결과 내연기관차에서 화재가 일어날 가능성이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는 뜻이다.

◇보수적인 연구 결과도 내연기관차에 불리


이와는 별개로 미 교통부가 지난 2017년 발표한 연구보고서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전기차에 적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화재가 일어날 위험성은 내연기관차 엔진에서 화재가 일어날 위험성보다 다소 낮다고 평가했기 때문. 현격한 차이는 아니더라도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적다는 얘기.

이 연구에 참여한 마텔연구소의 스티븐 리서 선임 연구원은 “전기차에 화재 위험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내연기관차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잊고 있다”면서 “내연기관차에서 화재가 난다고 해서 놀랄 사람은 별로 없지만 전기차는 역사도 짧고 시장점유율도 아직은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화재 사고가 나면 더 주목을 받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기차의 역사가 아직 길지 않기 때문에 내연기관차와 화재 위험성을 비교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면서 “앞으로 몇 년은 더 흘러야 비교하는게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기차와 핸드폰


미국 미시간대 배터리연구소의 그레그 레스 기술국장은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스마트폰 같은 개인용 휴대단말기나 기술적으로는 화재 위험성 측면에서 차이점이 없다고 지적했다.

크기는 다를지언정 둘다 같은 기술로 만들어진 리튬이온 배터리가 적용되기 때문이라는 것.

그가 강조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또한가지 중요한 특징은 기술적으로 개발이 까다롭다는 것. 레스 국장은 파퓰러사이언스와 인터뷰에서 “잘 작동하는 배터리를 만드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노스이스턴대 교수 출신의 리튬이온 배터리 전문가인 KM 아브라암은 전기차의 화재 위험성에 대해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처음부터 성능도 좋고 화재위험도 낮은 것은 아니었다”면서 “그동안 기술이 거듭 개선된 끝에 10만대를 생산하면 한 대에서 안전 관련 결함이 발견되는 수준에서 지금은 100만대를 생산하면 한 대에서 결함이 발견되는 수준으로 기술력이 진화했다”고 밝혔다.

아브라암은 “스마폰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불안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는 것처럼 전기차 배터리도 그런 날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