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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 상장, 2분기 79% 급감...SEC 유권해석으로 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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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 상장, 2분기 79% 급감...SEC 유권해석으로 급랭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본부 건물. 사진=로이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본부 건물. 사진=로이터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세로 떠오르며 급속히 붐을 이뤘던 특수목적합병법인(스팩·SPAC) 열기가 급격히 식고 있다.

올 2분기 미국 주식시장에서 스팩 상장은 1분기에 비해 79%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침을 통해 제동을 건 것이 스팩붐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보인다.

배런스는 25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딜로직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그리고 올 초까지만 해도 급증세를 기록했던 스팩 기업공개(IPO) 규모는 2분기 들어 급감했다.

IPO 규모가 64건으로 1분기에 비해 79% 가까이 급감했다. 스팩 시가총액 규모 역시 135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스팩을 통한 우회상장 전단계인 합병 역시 1분기에 비해 23% 감소한 76건에 그쳤다. 합병 규모는 1573억 달러 수준이었다.

투자은행, 인수합병(M&A) 전문 변호사들은 지금의 감소세가 일시적인 것으로 올 후반 다시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올해 초 같은 뜨거운 열기에는 못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뜨겁게 달아올랐던 스팩 열기가 싸늘하게 식은 가장 큰 배경은 지난 4월 12일 SEC의 조처였다. SEC는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스팩 한 곳에 대한 조사에 나선 바 있다.

SEC는 이름은 공개하지 않은 채 이 스팩이 발행한 신주인수권증권(WR)은 주식이 아닌 부채로 분류해야 한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SEC는 이에따라 일부 업체들이 재무보고서를 다시 작성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로펌 굿윈 프록터의 조슬린 애럴 파트너는 SEC의 유권해석은 "스팩 시장을 일시적으로 멈추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재무보고서를 재작성해야 하는 스팩은 규모가 상상을 초월하는 것으로 보인다.

배런스가 5월까지 1년간 가장 규모가 큰 100여개 스팩에 대해 분석한 결과 이 가운데 소수를 제외하곤 대부분이 SEC 유권해석에 따라 재무보고서를 다시 작성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는 그랩 홀딩스의 알티미터 그로스 400억 달러 합병, 전기차 업체 루시드와 처칠캐피털IV 간 120억 달러 합병, 그리고 소셜 캐피털 헤도소피아 홀딩스 V가 소파이 테크놀러지스를 86억5000만 달러에 인수한 것 등이다. 이들은 SEC 지침에 따라 재무보고서를 다시 작성해야 한다.

스팩이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이미 1990년대부터 있었다. 그러나 전체 IPO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시할만한 수준이었다.

또 언스트앤드영(EY) 같은 이른바 빅4 회계법인들도 대부분 이들 스팩을 다루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해 이후 스팩이 붐을 이루자 빅4 회계법인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한 업체가 SEC에 특정 상황에서 WR을 어떻게 회계처리할지를 놓고 유권해석을 의뢰하면서 스팩 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SEC는 상황을 분석한 뒤 WR을 어떻게 회계처리할지 유권해석을 내렸고, 이에따라 재무보고서 재작성이 봇물을 이루게 됐다.

SEC의 유권해석만이 스팩붐을 식게 한 배경은 아니다.

스팩을 통해 우회상장한 뒤 주가 상승세가 기대에 못미치고 잇는 것도 스팩 붐을 가라앉힌 배경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다.

게다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안에 채권매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시작으로 지난해 팬데믹 충격 완화를 위해 도입한 통화완화정책을 서서히 되감을 전망이어서 스팩 부활은 한동안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