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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배민 AI 로봇 '딜리타워'] "잠시 지나갈게요"…장애물 피해 최적거리 '척척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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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배민 AI 로봇 '딜리타워'] "잠시 지나갈게요"…장애물 피해 최적거리 '척척배달'

주문 한 번에 음료 최대 14잔까지 배달
가장 빠른 엘리베이터 찾아 스스로 이동
"비대면 시대 다양한 업무로 영역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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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의 실내자율주행 로봇 '딜리타워'. 사진=이하린 기자


지난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진동 디타워 광화문에 도착하니 낯선 물체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배달의민족의 실내자율주행 로봇 '딜리타워'가 그 주인공.

딜리타워는 디타워 지하 1층 카페인 펠트커피에서 건물 내 각 오피스로 자유롭게 음료를 배달한다.

디타워는 지하 8층, 지상 24층 규모로 현재 13개 기업, 4000여 명이 상주해 있는 대형 복합 건물이다.

지난달 28일부터 정식 운행을 시작해 이 구역 '배달 인싸'로 등극한 딜리타워를 직접 체험해봤다.

◇ 성능·디자인 눈길…최대 14잔 배달 가능

배민 딜리타워의 첫 인상은 '생각보다 크다'였다.

단체 주문을 하면 음료를 한 번에 최대 14잔까지 배달할 수 있다. 회사 직원들끼리 티타임을 갖거나 회의를 할 때 더 이상 사람이 커피를 '사다 나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크기가 큰데도 투박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원기둥 모양에 깔끔한 흰·검 색깔, 웃음 표정까지 그려져 감성을 중시하는 배민답게 디자인에도 공을 들였다는 점이 느껴졌다.

커피 주문을 완료하고 딜리타워의 행동을 본격 들여다보기로 했다. 휴대폰으로 층별 QR코드를 스캔해 원하는 메뉴를 주문하면 카페 직원이 딜리타워의 몸통 안으로 음료를 넣는다.

음료를 실은 딜리타워는 이제 스스로 가장 합리적인 경로를 짜서 이동하기 시작한다. 앞에 사람이 있으면 장애물로 인지해 알아서 피해 가거나 "잠시만 지나갈게요"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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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타워가 스스로 최적 경로를 찾아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는 모습. 사진=이하린 기자


◇ 엘리베이터 관제 시스템 연동…가장 빠른 길 스스로 찾아

하이라이트는 엘리베이터 탑승이다. 엘리베이터 관제 시스템과 연동된 로봇은 8대의 엘리베이터 중 '가장 빨리' 탈 수 있는 엘리베이터를 감별해내고 버튼도 자동으로 눌린다.

문이 열리면 "저도 탈게요. 가운데 자리를 비워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며 가운데 서고 하차 시에는 "저 이번에 내려요"라는 새침한 멘트를 날린다.

딜리타워가 문 앞까지 오면 주문자가 휴대폰 번호 뒤 4자리를 입력해 음료를 꺼낸다. 할 일을 마친 딜리타워는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펠트커피 앞으로 돌아간다.

최소 주문금액도, 배달료도 없으며 로봇 안에 제조된 음료를 넣는 것 외에 사람의 개입이 필요한 부분은 없다.

딜리타워를 사용 중인 펠트커피 사장 A씨는 "아직까지 배달 로봇이 상용화된 곳이 별로 없다 보니 사람들이 신기해서 들러보는 경우가 많다"면서 "코로나19로 재택근무자가 많아 주문량이 폭발적으로 늘진 않았지만 확실히 광고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아직까지 주문 오류나 오작동 등의 사례는 없었다"며 "다만 주문이 많이 밀렸을 때 로봇이 한 번에 여러 건의 주문을 처리하지 못하는 점은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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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타워가 문 앞으로 배달해준 커피를 꺼내는 모습. 사진=이하린 기자


◇ 배민, "비대면 시대 다양한 업무 수행 가능"

지난 2019년 우아한형제들 본사에서 첫 시범 서비스를 개시한 딜리타워가 대형 건물인 디타워 광화문을 누빈지 이제 막 한 달여.

배민은 펠트커피 외 디타워 내부의 다른 업체와도 제휴를 확대할 계획이며 운영 시간 또한 현재의 오전 10~11시, 오후 1시 30분~5시 30분에서 더 늘릴 예정이다.

또 지난 달에는 서울시 영등포구 아파트 '포레나 영등포'에 딜리타워 3대를 도입해 시범 서비스를 개시했고 앞서 지난해 7월에는 경기도 수원시 광교 앨리웨이에 실외로봇 딜리드라이브를 도입했다.

향후 딜리타워나 딜리드라이브(실외로봇)를 DL이앤씨의 아파트 단지에서 시범 운영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기대원 로봇사업실 브랜드 담당은 "딜리타워, 딜리드라이브, 딜리플레이트와 딜리슬라이드(서빙로봇) 등 로봇마다 활용 방식이 다른 만큼 각각의 기술을 고도화해 비대면 시대에 맞는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하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a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