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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KB국민‧하나 등 한국 금융기관, M&A로 印尼 금융시장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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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KB국민‧하나 등 한국 금융기관, M&A로 印尼 금융시장 장악

은행 순이자 마진 5.9%로 매력

신한금융,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한국의 금융기관들이 M&A를 통해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이미지 확대보기
신한금융,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한국의 금융기관들이 M&A를 통해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글로벌 금융사들이 인도네시아의 금융시장 진출을 가속하는 가운데 신한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한국의 금융기관도 M&A(인수합병)를 통해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을 파고들고 있다고 CNBC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건스탠리는 인도네시아 은행권에 대한 최근 연구 결과를 담아 인도네시아 시장에서의 '자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M&A: 높은 외국인 참여' 보고서를 발표했다. 모건스탠리는 이 조사에서 최근 M&A 추이로 보아 인도네시아가 외국계 은행에 더 많은 기회를 열어주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서 모건스탠리는 외국계 은행들의 인도네시아 은행 인수가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기관의 인도네시아 은행업계 M&A는 2019년 이후 약 70억 달러 규모에 이른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인수의 가속화가 인도네시아 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정부의 외국자본 규제 완화 정책으로 인해 보다 융통성 있게 추진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일본과 한국계 금융기관들의 인도네시아 금융기관 인수가 주목된다고 언급했다.

진출의 주된 이유는 자본 이익률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은행의 2019년 10년 만기 대출의 경우 연간 복합성장률(CAGR)이 16%로, 일본과 한국의 CAGR 2%와 7%에 비해 크게 높다. 인도네시아 은행의 순이자 마진(NIM)도 2019년 5.9%로 일본과 한국의 1.0% 및 1.9%보다 훨씬 높다.

한국의 경우 상위권에 속하는 주력 은행들이 거의 대부분 인도네시아에 발을 들여놓고 다양한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2020년 9월 인도네시아 금융기관 PT 티파 파이낸스 Tbk의 기존 주주로부터 과반수의 지분을 인수했다. 산업은행은 인수를 마무리한 후 상호를 PT KDB 티파 파이낸스 Tbk로 변경했다.

산은은 또 인도네시아의 PT e트레이딩 증권을 간접 인수해 KDB대우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인도네시아의 증권 부문에 진출했다. 산은은 지난 1999년 대우그룹이 파산하면서 대우증권을 인수한 바 있다.
KB국민은행은 2018년 7월 유한 공모 IV(권리발행)를 통해 1970년에 설립된 PT 뱅크 부코핀 Tbk(BBKP) 지분 22%를 인수하면서 주주로 본격 합류했다. 이후 KB국민은행은 BBKP의 지분을 추가 매입해 67%로 늘렸고 2020년 9월 단독 지배주주가 됐다. 이와 함께 2020년 12월 BBKP 임시주주총회에서 KB부코핀으로 사명 변경을 의결했다.

KB국민 홈페이지에는 KB부코핀이 금융기관 PT 파이낸시아 멀티 파이낸스의 일부라고 나와 있다. 파이낸시아 멀티 파이낸스는 나중에 PT KB 파이낸시아 멀티 파이낸스로 변경됐다.

이후 2019년 초 KB국민은 KB캐피탈을 통해 PT 수닌도 파라마 파이낸스를 합병, PT KB 캐피탈 PT로 전환했다.

이밖에 KB국민은 KB손해보험에 속한 PT KB 인슈어런스 인도네시아라는 이름으로 보험 분야에도 진출해 손보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 보험사는 지난 1997년 PT LG 시마스 인슈어런스 인도네시아라는 이름으로 설립됐으며, 2015년에 PT KB 인슈어런스 인도네시아로 사명을 변경했다.

에이프로 금융그룹은 소비자 대출 분야에 주력하는 금융회사다. 에이프로는 2018년 10월 PT 뱅크 다이너 인도네시아 Tbk(DNAR) 지분 77.38%를 매입하면서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후 2019년 7월 에이프로가 99%를 보유하고 있는 PT 뱅크 오케이 인도네시아와 합병했다.

뱅크 오케이의 웹사이트에는 에이프로가 1999년 A&O 파이낸셜로 설립돼 2004년 제이앤케이 캐피탈에 인수돼 에이프로 FC 그룹이 됐다고 설명한다. 그 후 2007년에 A&P 파이낸셜로 사명을 변경했다. A&P 파이낸셜은 중국과 폴란드로 확장되었고, 차후 2014년에 에이프로 파이낸셜로 바뀌었다.

KEB하나금융은 2007년 뱅크 비마를 인수하고 PT 뱅크 하나로 상호를 변경하면서 인도네시아 시장에 본격적으로 파고들었다. 그 후 2013년 PT 뱅크 KEB 인도네시아와 합병해 PT 뱅크 KEB 하나로 법인명을 전환했다. 1년 후 다시 PT 뱅크 KEB 하나 인도네시아로 변경해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184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인도네시아가 74개로 가장 많다. 이어 미얀마 67개, 중국이 29개다.

우리은행 그룹은 자회사인 PT 뱅크 우리 인도네시아와 함께 2014년 PT 뱅크 힘푸난 사우다라 1906 Tbk(SDRA) 지분 33%를 인수하면서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그 후 PT 뱅크 힘푸난 사우다라는 PT 뱅크 우리 인도네시아와 공식적으로 합병했다. 직후 은행명은 PT 뱅크 우리 사우다라 인도네시아로 변경됐다.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20개 국에 862개의 지점을 두고 있다.

IBK는 2019년 1월 PT 뱅크 미트라니아가 Tbk(NAGA) 주식의 71.68%를 인수하면서 지배주주가 됐다. 앞서 IBK는 PT 뱅크 아그리스 Tbk(AGRS) 주식 50억4000만 주를 매입해 95.79%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사실상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후 IBK는 2019년 8월 뱅크 미트라니아가와 뱅크 아그리스를 합병해 공식명칭을 PT 뱅크 IBK 인도네시아 Tbk(AGRS)로 변경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인도네시아에 신한은행 인도네시아를 설립하면서 진출했다. 2015년 3월 신한은행은 PT 뱅크 메트로 익스프레스(BME)를 1년 여에 걸쳐 단계적으로 지분을 매입하며 거의 전 지분을 인수했다. 이후 2016년 3월 BME는 공식적으로 뱅크 신한 인도네시아로 사명을 변경했다.

같은 해 2016년 12월 신한은행은 수라바야의 은행인 PT 센트라타마 나시오날 뱅크(CNB)와 합병했다. 신한이 이 은행 지분 75%를 매입해 인수한 뒤 다시 CNB 지분 100%를 장악하면서다.

신한그룹은 신한은행 인도네시아 외에도 PT 신한 세쿠리타스 인도네시아를 통해 증권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지분의 99%는 신한그룹의 투자은행이자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가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PT 미래에셋 세쿠리타스(증권) 인도네시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증권사는 2002년 PT 모나스 부아나 증권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돼 2003년 운영을 시작했다. 2007년에는 대우증권이 e트레이딩의 19.9%를, 일본 AIC가 10.97%를 차지했다.

3년 후 대우증권은 지분을 38.5%로 늘렸다. 2013년 대우가 모나스 부아나의 지분 80%를 장악하고 대주주가 됐다. 같은 해 모나스 부아나 증권은 사명을 PT대우증권 인도네시아로 변경했다.

이후 2016년 미래에셋이 대우증권을 인수해 대주주가 됐고 인도네시아의 대우증권 비즈니스도 같이 인수했다. 같은 해 대우증권 인도네시아는 사명을 다시 미래에셋 세쿠리타스로 변경했다.

미래에셋은 인도네시아 외에 싱가포르, 홍콩, 일본, 인도, 호주, 미국, 브라질 시장에도 진출해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2018년 7월 증권사 PT DANPAC 세쿠리타스를 인수하면서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이에 따라 DANPAC은 PT 한국투자 & 세쿠리타스 인도네시아(KISI)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2019년 4월 PT KISI 자산운용이라는 이름으로 투자운용 자회사를 설립했다.

현재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자카르타, 싱가포르, 홍콩, 베이징, 런던, 뉴욕 등 다양한 국가의 10개 주요 도시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농협금융지주도 인도네시아에서 증권업을 운영하고 있다. NH그룹은 인도네시아에서 자회사 NH투자증권을 통해 증권사 NH 코린도 세쿠리타스 인도네시아라는 이름으로 진출했다.

NH 코린도 세쿠리타스 인도네시아는 1990년 클레몬트 세쿠리타스 인도네시아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그 후 1997년 코린도 그룹이 이 회사 지분 100%를 인수했는데 코린도 그룹은 동화마루의 자회사로 인도네시아의 플랜테이션 회사다. 이후 우리금융에 인수됐다가 NH투자증권이 지분 80%를 인수했고,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 93%를 보유하게 됐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