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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혁신이 보이지 않는 2020도쿄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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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혁신이 보이지 않는 2020도쿄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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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일본시민들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올림픽경기장에서 개막식 불꽃놀이를 경기장밖에서 구경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일본이 2020도쿄올림픽을 통해 세계 이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 5년 전, 리우 올림픽 폐막식에서 일본인들은 8분 동안 기술혁신 쇼를 보였고, 2020년 도쿄 올림픽이 기술 축제가 될 것이라는 예고를 한 바 있다.

일본 기술은 로봇 공학 및 슈퍼 컴퓨팅과 같은 분야에서 일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일본 엔지니어들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 속도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이에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얼굴 인식, AR, VR, 3D 홀로그램 프로젝션 등 수많은 로봇과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하지만 도쿄올림픽 개최 결과 일본 기술은 과거 영광에 비해 뒤처지는 느낌이다.

일본은 지난 1964년, 신칸센으로 시속 210㎞의 총알 열차가 날아다니며 일본 기술 시대의 새벽을 열었다. 그 후 소니의 비디오 레코더, 도시바의 플래시 메모리 등 새로운 제품들이 일본을 글로벌 기술 우위의 대명사로 각인시킨 바 있다.

하지만 올 도쿄올림픽을 보면, 과거 영광에 비해 초라하다는 것이 일반적 평이다.

이는 일본의 국가적 자부심에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기업의 곤경과 국가 경제적 부담이기도 하다. 미국과 중국은 기술 및 데이터 표준을 개발하고 있으며 일본은 뒤처질 위험에 처해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소(IMD)는 최근 정부, 기업 및 사회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국가 역량을 평가한 2020년 세계 디지털 경쟁력 순위를 발표했다. 그 결과 일본은 2019년 23위에서 27위로 뒷걸음질쳤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와 같은 국가보다 순위가 낮다. 반면 일본과 경합하는 한국은 2018년 14위에서 8위로, 중국은 30위에서 16위로 크게 상승했다.

IC인사이트에 따르면 일본은 1990년 전 세계 칩 산업시장의 50%를 차지했지만 현 시장 점유율은 6%에 불과하다. 베를린 싱크탱크의 연구원들은 시장 점유율 하락에 대해 R&D 역량 감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일본 인구의 고령화를 감안할 때 디지털 경쟁력은 일본에게 특히 중요하다.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노동력은 2018년과 2050년 사이에 약 2400만 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일본은 혁신적인 기술을 더 잘 활용하고 현재 생산성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디지털화를 더욱 촉진해야 한다.

◇쇠퇴의 원인

첫째, 일본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기술 혁신을 저해하고 있다. 기술 스타트업은 혁신을 지원하고 새로운 기술의 발전을 촉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혁신에서 신생기업은 일반적으로 대기업보다 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기업 유연성, 활기찬 비즈니스 문화 및 긴밀한 팀 커뮤니케이션에서 볼 수 있다. 일본에는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가진 유니콘 회사가 3개뿐이며, 미국과 중국은 각각 약 242개, 119개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도 10개 이상의 유니콘 스타트업이 있다. 이는 일본의 기업가 정신 생태계가 좋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업가 정신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한 가지 이유는 일본 투자자들이 젊은 신생 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꺼리기 때문이다. 2019년 설립 1~3년차 스타트업은 평균 9만1000달러의 자금조달을 받았고, 5~7년차 스타트업은 평균 250만 달러 이상을 받았다. 젊은 스타트업들이 창업 초기자금 지원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은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걸림돌이다. 이러한 투자 부족은 일본 투자자들의 높은 위험 회피의 결과일 수 있다.

둘째, 일본 대기업의 R&D 태도도 무시할 수 없는 장애물이다. 일본 R&D는 고립된 내부 방식으로 묘사된다. 일본 기업들은 구글과 아마존과 같은 기술 거대 기업이 신생 기업과 협력하거나 인수하는 흐름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진다. 이는 일본은행의 2018년 백서에 의해 확인된 것으로, 일본의 R&D는 신제품을 만드는 대신 점진적인 개선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셋째, 일본인이 존경하는 장인 정신이 기술 혁신을 어느 정도 저해한다. 일본의 하원 과학기술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장기간 고객이 요구하는 대형 컴퓨터 메모리를 제조하는데 집중한 반면 개인용 컴퓨터의 부상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삼성은 저렴한 비용으로 개인용 컴퓨터 메모리를 출시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일회성 디지털 시대로 변모한 것을 경시하고 여전히 고품질에 매몰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넷째, 정부의 조치다. 정부는 외국과의 협력보다는 국내 기업을 우선 지원한다. 기술변화와 세계화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산업정책을 구사해 1999년 히타치와 NEC가 스토리지 사업을 합병할 것을 권장했으며, 새로운 회사인 알피다가 창립되었지만 2012년에 파산 신청을 했다.

한편 일본의 기술혁신을 뒤처지도록 한 외부요인도 많다.

우선 미국과의 무역 마찰은 일본의 기술 쇠퇴를 가속화시켰다. 미국은 일본에 시장을 개방하고 양국 간의 무역 불균형을 줄이라고 압박했다.

일본은 미국의 압박에 큰 양보를 했다. 1970년대 이후 일본의 대외 무역 정책은 수출 촉진, 수입 제한에서 수출 활성화, 자유수입으로 전환되었다. 1980년대 중반 이후 일본은 수출을 적당히 확대하고 수입을 장려하는 정책을 시행하여 관세와 수입 제한 범주를 인하하기 시작했다. 일본은 이 밖에도 컬러TV, 자동차 등 주요 시장을 미국에 개방하고 미국과 쇠고기, 귤 무역 자유화 협정을 체결하고 유통 규제를 완화했다.

그럼에도 일본의 대미 무역흑자는 크게 줄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일본이 미국 상품 수입을 늘리도록 강요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일본에게 더 많은 양보를 요구했고, 가장 대표적인 것이 첨단 기술 산업이다.

1985년 일본 반도체·전자제품에 대한 301조사를 한 뒤 미국은 덤핑 의혹을 바탕으로 일본 컴퓨터, TV 및 기타 첨단 기술 제품에 100%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듬해 양국은 일본과 획기적인 반도체 산업협정을 체결했으며, 일본은 반도체를 미국에 덤핑하지 않기로 한 것은 물론 일본에서 판매되는 미국 반도체 제품에 20%의 시장 점유율을 두기로 했다.

또한 1985년 미국, 서독, 프랑스, 영국, 일본 등 5개국이 엔화(및 도이치 마크)에 대한 달러를 평가 절하하는 플라자 협정을 체결했다.

이후 일본의 상황이 빠르게 악화되었다. 엔화가 상승함에 따라 일본 제품은 점점 가격경쟁력을 잃었다. 그 결과 일본은 경기 침체와 ‘잃어버린 10년’에 빠졌다.

◇반격에 나서고 있지만 과거 위상 회복에는 미흡

일본은 이미 기술 경쟁력 저하에 대처하기 시작했다.

일본 정부는 조세 정책 변경을 통해 신생 기업 및 디지털화에 대한 기업의 태도를 강화하고 국내외 기업 협력을 장려하기 위한 조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가 민간 및 벤처 캐피탈 펀드와 협력하여 젊은 신생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면 일본의 기업가 생태계와 기술 혁신 전망이 향후 10년 동안 번창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개선의 여지도 많이 있다. 코로나 때문에 가까운 장래에 기존 기업들이 신생 기업과의 협력과 투자에 대해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향후 2020년대 중반까지 벤처 캐피탈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