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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지능적이지 않다”...'AI겨울' 실망으로 이어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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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지능적이지 않다”...'AI겨울' 실망으로 이어질 수도

WSJ, 보도... 수백만 노동자 대체 전망도 논란

AII는 단지 '복잡한 정보의 처리 과정'일 뿐, 전혀 지능적이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이미지 확대보기
AII는 단지 '복잡한 정보의 처리 과정'일 뿐, 전혀 지능적이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인공지능(AI)이 전혀 지능적이지 않다.“

인공지능을 만드는 엔지니어와 연구자들, 특히 생물학적 지능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를 이해하는 사람들은 AI에 대해 '지능'이라고는 전혀 없다고 결론 내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케빈 스캇은 "어떤 의미에서는 인공지능이 나쁜 이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지능형 인간에게 '인공지능'이라는 말을 하는 순간, 특별한 연관성을 만들기 시작하고, 이를 소프트웨어 시스템에 겹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AI가 지구상의 거의 모든 산업을 변화시키고 화이트에서 블루칼라, 백오피스, 트럭운전까지 수백만 노동자를 대체할 것인가는 여전한 논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가 산업 전반에 걸쳐 AI 찬성론자들의 약속과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조만간 AI 겨울이 오리라는 예측은 없다. 피치북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적으로 AI 스타트업에 투자된 금액은 379억 달러로 지난해의 약 2배에 달한다. 또한 AI를 사용하고 개발하는 기업 투자자들에게는 상장 또는 인수로 144억 달러를 회수했다.

AI는 기술 산업 드라이브를 부채질하며, 기계 학습과 관련된 모든 시스템이 AI 범주로 분류되고, 따라서 AI는 혁신적이라고 주장한다. 복잡한 수학을 풀어내는 것을 ‘지능적’이라고 부르는 것도 우리의 AI가 곧 인간 수준의 지능에 도달할 것이라는 엉뚱한 주장으로 연결된다. 이 주장들은 대규모 투자를 촉발시키고 국민과 정책 입안자들을 오도할 수 있다.

산타페 공대의 멜라니 미첼은 “현장에서는 AI를 일상적으로 묘사한다. 이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AI 기술이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라고 표현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2015년,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2020년, 샘 알트먼 오픈AI CEO는 2021년, 여러 분야에서 AI가 곧 인간의 능력을 넘어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페이스북의 제롬 페센티 AI 담당 부사장은 “AI 분야가 인간 수준의 인공지능이나 심지어 초인적인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과 같은 모호한 개념보다는 더 과학적이고 현실적인 목표에 의해 잘 지원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는 인간처럼 더 많은 것을 배우고, 훈련받은 것 이상의 일을 수행하는 모델을 만드는데 큰 진전을 이루었다"고 덧붙였다. 결국 '상식'을 갖춘 AI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AI의 경제적 영향에 대한 연구를 하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의 다론 에이스모글루 경제학자는 "AI는 다소 잘못된 명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는 “현재의 AI는 이 분야 초창기 개념 정립자들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성적으로 추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수도 잇고, 능력을 향상시키는 도구를 만들 수는 있다. 대신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사용해 매우 작은 작업을 예측 문제로 전환한다”고 지적했다. 충분한 양의 데이터가 있다면 ‘고양이를 식별하는 알고리즘 훈련이 가능하다’는 것이지만 적응력은 떨어진다. 고양이는 식별할 수 있어도 다른 종류의 동물이나 물체는 식별하지 못한다. 그러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비즈니스로 방향을 돌리면 기업 입장에서는 거대한 돈을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기계에 할당하는 많은 작업들은 결국 그맇게 많은 지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조그마한 지능의 구현을 위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면 이것은 낭비라는 주장이다.

컴퓨터가 세계 최고의 체스 또는 바둑기사처럼 인간에게 어려운 일을 해 낼 때마다 컴퓨터가 ‘지능을 해결했다’고 환호하지만 인간에게 어려운 일들이 컴퓨터로는 쉬울 수도 있다.

MS의 스캇은 AI 알고리즘은 수학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수학의 기능 중 하나는 세상을 단순화해서 우리의 뇌가 어지러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우리가 AI라고 부르는 소프트웨어는 우리를 도와주는 복잡한 수학적 함수에 도달하는 또 다른 방법일 뿐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목소리와 얼굴 인식, 희귀 질환의 발견과 치료 등 많은 과학기술 분야에서 AI가 효과적으로 적용된다지만 사람들이 단지 AI라고 불렀을 뿐, 이는 단지 ‘복잡한 정보 처리’라는 것이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