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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플레로 실질임금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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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플레로 실질임금은 줄었다

시간당 임금, 2009년 이후 인상폭 최대...물가 때문에 오히려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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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실질 시급 추이. 명목 시급은 지난달 3.6%나 올랐으나 물가 상승세를 반영하면 1.7%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미노동통계국/CNBC

일자리가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빠르게 채워지지 않고 있는 것이 빠르게 회복 중인 미국 경제가 겪고 있는 구인난의 가장 큰 배경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용주들이 새로운 인재를 모집하기 위해서나 기존 인력을 붙잡아두기 위해서나 앞다퉈 처우를 개선해주고 나서자 전체적인 임금 수준이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 최근 들어 잇따라 나왔다.

이같은 관측이 사실에 부합했음을 뒷받침하는 통계가 발표돼 경제계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고용시장의 향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플레이션 전망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시급 인상폭 2009년 이후 최대

27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들어 3.6%의 놀랄만한 임금 상승이 확인됐다.

이날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시간당 임금은 지난달 들어 전년 동기 대비 3.6%나 올라 30.40달러(약 3만5000원)를 기록했다.

미국 근로자의 시급이 이처럼 많이 오른 것은 지난 2009년 1월이 마지막이었으므로 거의 10년만의 일이라고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소(EPI)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명목임금의 상승을 의미하는 것일뿐 실질임금은 오히려 줄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EPI에 따르면 명목임금을 물가지수로 나눈 결과, 즉 명목임금의 실제구매력을 뜻하는 실질임금이 더 중요한데 실질임금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임금은 오히려 하락

명목임금이긴 하지만 모처럼 시급이 크게 인상된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의 가파른 물가 상승세를 감안하면 결과적으로는 임금이 감소했다는게 EPI의 분석 결과. 명목상으로는 크게 올랐지만 실질적으로는 내렸다는 얘기다.

명목 시급을 끌어내린 주범은 소비자물가지수. 소비자물가지수가 같은 기간 5.4%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 역시 지난 2008년 8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소비자물가지수가 5.4%나 오른 것을 감안해 실질 시급을 계산하면 오히려 임금은 1.7% 감소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결국 시간당 임금이 결국 2009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음에도 소비자물가가 2008년 이후 가장 큰폭으로 증가하면서 임금 인상 효과가 완전히 상쇄된 셈이다.

◇인플레, 저임금 근로자에 불리

이같은 현상에 대해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무디스 윌리엄 포스터 부사장은 “인플레이션이 일종의 세금 역할을 하는 셈”이라면서 “그것 말고는 다르게 여길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포스터 부사장에 따르면 지속적인 물가인상을 가리키는 인플레이션은 통상 저임금 근로자에게 불리하다. 필수적인 생계수단에 지출하는 비율이 고소득자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다만 개인의 소비나 지출 행태에 따라 물가 상승이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고 따라서 실질임금 하락 정도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포스터 부사장은 “소비자물가 산출에는 매우 다양한 품목이 반영된다”면서 “지난해보다 45%나 가격이 폭증해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중고차를 구입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실질임금이 크게 깎이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2.4% 오른 식품처럼 가격 상승폭이 크지 않은 물품에 대한 소비가 많은 가구의 경우도 크게 실질임금 하락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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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실업률 추이. 사진=미노동통계국/CNBC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