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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2법 시행 1년…불만 기류속 정부만 만족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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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2법 시행 1년…불만 기류속 정부만 만족하나

"세입자 보호" 개정 불구 되레 전·월세난에 가격 상승
"전세시장 불안" 지적속 정부 "세입자 혜택" 자화자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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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보호 취지로 임대차법이 개정, 시행된지 1년이 지났지만 세입자, 집주인 모두 만족스런 결과는 아닌 듯하다. 사진은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최환금 전문기자
"전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워서 이사 날짜를 제대로 맞출 수 있을지 걱정이다"

업무 관계로 공인중개사무소에 들리면 전셋집을 구하러 온 세입자들로부터 자주 듣게 되는 이야기다. 공인중개사무소 몇군데 알아봐도 마땅한 매물이 없어 결국 매물의 조건에 맞춰 반전세나 월세로 돌리는 경우도 다반사다.

서울 현상은 말할 것도 없고 상승세로 인해 서울 인근 수도권도 심각하다. 탈서울 대체지로 택한 고양, 시흥, 용인 등에 서울 이주 수요가 늘면서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전세난이 지속되면서 전셋값이 상승하고 이를 견디지 못해 밀려나는 '전세난민'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이들은 치솟는 전셋값 부담으로 서울시내→서울시 외곽→경기도내→경기도 외곽→수도권으로 밀리다가 결국 지방으로 이주하는 경우도 나온다.

이처럼 세입자들이 갈곳을 찾아 떠돌수밖에 없게 되면서 세입자 보호 명분으로 임대차3법이 도입됐다.

임대차법 핵심내용인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시행된지도 오는 31일로 벌써 1년이다. 지난달에는 전월세신고제가 도입됐다.

정부 의도대로라면 임대차법 개정으로 세입자가 보호받는 현실이 됐어야 한다. 그런데 현 상황은 세입자나 집주인 모두 아우성이다.

전세 시장은 계약갱신청구권 행사가 가능해지면서 매물 자체가 감소하게 됐다. 탈서울 등 이주 수요까지 적지 않아 전세 품귀현상이 나타났다.

이처럼 여러 요인으로 인해 전세 물량 부족사태가 심각해지며 이로 인해 전셋값이 폭등했다. 금융권 조사 통계를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작년 7월과 비교해 16.7%나 상승했다. 이는 1년 평균 상승률 2.4%의 7배에 달하는 규모다.

서울시 강서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개정된 임대차법에 따라 계약을 갱신한 세입자들은 기존 계약에 2년을 더해 4년을 보장받게 됐지만 그 후가 문제"라면서 "2년이 지나면 물량이 더 사라지게 되면서 신규 전세계약의 경우 20~30% 인상된 보증금이 부담되면서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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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이를 견디지 못해 서울에서 경기도 등 외곽으로 이주하는 '전세난민'이 늘고 있다. 사진은 기사 특정사실과 무관함. 사진=최환금 전문기자

이처럼 전세난이 지속될 경우 현재 전셋값 상승추세라면 2년 후에는 계약갱신이 만료되는 세입자의 경우 대폭 오른 '보증금 폭탄'을 피할 수 없게 될지 모른다.

그렇다면 집주인은 만족하나.

집주인도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을 거절하기 위해 실제 거주한다고 세입자를 내보내기도 쉽지 않다. 내보내기 위한 전세 관련 분쟁만 늘고 있다.

고양시 덕양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세입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전세난과 전셋값은 통계치보다 훨씬 높다"면서 "집주인 역시 4년 보증금 규정과 5% 인상 규정에 묶여 재산권 행사가 쉽지 않아 결국 전셋값을 미리 올리고 월세로 전환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정부의 시각은 느긋한 모양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한 회의 자리에서 "서울 아파트 임대차 계약 갱신율이 임대차법 시행 후 77.7%로 시행 전보다 20.5%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임대차 3법 시행으로 임차인 다수가 제도 시행의 혜택을 누리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밝혀 현실과 상당한 인식 차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 시각대로 갱신율 상승만으로 전·월세 시장이 안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임대차보호법으로 세입자의 갱신계약이 늘면서 전세 물건이 줄게 되고 이에 따른 전세 품귀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수도권의 한 대학교 부동산학 관련 교수는 "개정 임대차법 시행 1년이 되면서 세입자들의 전·월세 갱신이 늘었지만 이로 인해 전세 물건 감소가 나타나게 되고 품귀현상에 따른 전·월세 임대료가 상승하게 됐다"면서 "집주인들 역시 기존 세입자를 어렵게 내보내고 신규 계약시 전셋값을 시세에 맞춰 대폭 올리게 되면서 전세시장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대차법 개정안 시행 1년이 지난 현실은 집주인에게도, 세입자에게도 만족스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정부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대로 현실을 모른채 자화자찬만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최환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gcho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