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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서 빌라로’…전셋값 상승에 이주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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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서 빌라로’…전셋값 상승에 이주 고통

갱신 계약후 새집 구해야 하는 임차인들 '울며 겨자 먹기'
"전·월세 상한제 필요" 지적속 수요자 '선택의 지혜'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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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가격이 치솟으면서 빌라 등의 가격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특정사실과 관련없음. 사진=최환금 전문기자
결혼을 하면서 신혼집을 어렵게 구해 들어갔다. '이럴줄 알았으면 차라리 결혼을 일찍 하는 편이 낫겠다' 싶을 정도로 수년 사이에 집값이 하늘 높은줄 모를 정도로 치솟았다.

그렇기에 집을 매매로 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고 전세 조차도 서울 지역은 꿈꿀 수 없을 정도였다.

연애시절부터 아내될 사람과 맞벌이로 벌면서 악착같이 모아서 결혼했다. 1년만 더, 1년만 더 하는 사이에 나이가 40을 넘어서자 집에서 성화가 심해졌다.

부모님은 "돈을 계속 모으기만 한다해도 집은 내 돈만으로는 절대 안 된다"며 "어차피 대출 받아 구할 거면 차라리 결혼을 일찍 하는게 낫다"는 논리였다.

그 말이 맞았다. 1년은 커녕 몇 달 사이에 계속 오르는 집값을 보니 '결혼을 더 늦추다가는 못할 수도 있겠다' 싶어져 서둘러 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어렵사리 결혼을 결정하니 코로나19에 거리두기 정책이 또 발목을 잡았다. 그렇지만 '하객을 줄이더라도 일찍 결혼 하는 것이 집값이 더 오른 후에 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에 결혼식을 진행했다.

결국 하객도 많지 않은 가운데 '늦었지만 이른' 결혼을 하게 됐으며, 집도 두 사람이 모은 돈을 합쳐도 서울 외곽 지역조차 구하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연애시절 처음에 계획했던 신혼생활이 아파트에서 빌라로, 서울에서 경기도로 상황을 바뀌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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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이 날이 다르게 상승하면서 전, 월세를 구하는 서민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붙은 매물 안내지에도 억 단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사진=최환금 전문기자

하지만 넉넉치 못한 자금으로 결혼을 강행한 개인적인 문제도 있지만 이른바 '미친 집값'으로 불릴 정도로 한 달,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집값을 잡지 못하는 정부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했다.

이는 기자와 가까운 한 신혼부부의 이야기다. 그들의 사생활을 노출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만큼 집값이 젊은 사람들의 기대외 희망을 꺾는 현상이 됐음을 말하고자 함이다.

현실이 그렇다. 한국부동산원의 지난달 집계 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무려 102주, 2년 가까이나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뜩이나 전세 부족으로 겨우 수요를 이어가던 전세 시장이 임대차 3법 시행 등으로 인해 기한 연장에 따라 매물 품귀 현상을 보이게 된 것이다. 이에 수요만큼 공급이 따라오지 못하면서 전셋값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상기 지인이 지적한 것처럼 서민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도입한 임대차 3법이 되레 혼란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고 전셋값이 폭등하는 실정이 된 것이다.

서울 은평구의 한 주민은 "결혼직후 아파트에서 살았는데 전세 만기가 되면 전세금을 올려달라는 금액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결국 지금의 빌라까지 수차례 옮겨 다녔다"면서 "지금 상황은 아파트 생활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이고 빌라라도 신축돼 깨끗한 곳에서 살 수 있다면 다행스런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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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은 아파트 높이처럼 전, 월세 가격도 치솟고 있어 세입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 특정사실과 관련없음. 사진=최환금 전문기자

전문기관의 통계를 보면 세제 강화 등으로 부동산 투기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서울, 수도권 등에 외지인 거래가 늘었다. 또한 잠잠했던 갭투자도 다시 나타나는 등 투기로 추정되는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부동산 시장 상황을 감안하지 않고 정책으로 임대차법 개정 등을 밀어붙인 후폭풍으로 전셋값이 폭등하고 지방 집값까지 상승세를 보이면서 투기 수요를 불렀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서민을 위한 법으로 인해 전, 월세난이 심화된 것이다. 이에 새로운 전, 월세를 구하기 어렵게 되면서 재계약시 집주인의 무리한 요구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기에 세입자들의 설움이 커지고 있는 현실이다.

금융권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전, 월세 계약에 따른 여러 분쟁이 계속되지만 각 지자체의 임대차분쟁조정센터 등을 통해 처리하는데도 강제력이 없어 한계가 있다"면서 "결국 분양가 상한제처럼 전, 월세 상한제가 필요하며, 계약갱신청구권 등의 도입에도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법이든, 현실이든 수요보다 공급이 적어 전, 월세난이 계속되는 시점이다. 이를 풀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과 함께 아파트 외에도 빌라, 테라스하우스, 블록형주택 등 다양한 주택에 대한 수요자들의 '선택의 지혜'도 필요한 시점이다.


최환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gcho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