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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채권시장, 인플레이션에서 경기둔화로 무게 중심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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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채권시장, 인플레이션에서 경기둔화로 무게 중심 이동

월스트리트 표지판. 사진=로이터
월스트리트 표지판. 사진=로이터
미국 채권시장의 무게 중심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에서 경기둔화로 이동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변이 확산 우려가 주식시장을 급락세로 잉끌고, 국채 수익률도 큰 폭으로 떨어뜨린 것은 이같은 시장 흐름을 드러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수개월간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이제는 미국과 세계경제가 당면한 최대 문제가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경기둔화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초 금융 시장은 높은 물가상승세에 노심초사했을 뿐 경기회복세 둔화 걱정은 하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여전히 경기전망 낙관을 거두지는 않고 있다. 20일, 21일 이틀 간 주가와 채권 수익률이 오른 점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 수익률은 이전 고점에 도달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기준물인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19일 1.181%에서 21일 1.279%로 올랐다.

그렇지만 16일 기록한 1.3%보다는 낮고, 지난 3월 기록한 1.749%과는 비교하기 조차 어려울 정도로 낮다.
시장이 여전히 경기둔화를 우려해 안전자산인 채권 수요를 높이고 있고, 이에따라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수익률이 저공비행을 하고 있음을 뜻한다.

스탠더드 차터드 은행 뉴욕지점의 글로벌 주요10개국(G10) 고정수익자산 담당 러시차 책임자인 스티브 잉글랜더는 연초만 해도 투자자들은 고용 개선과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기대 탄탄한 경기회복세를 확신했지만 6월 들어 고용 확대가 실망스런 수준으로 떨어지고 이달에는 델타변이 확산에 따른 코로나19 감염사례가 증가하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월비 5.4% 폭등해 2008년 8월 이후 약 13년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는 등 단기 물가 오름세가 가파르지만 장기 흐름은 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기 예상 인플레이션 지표들은 최근 수개월 실제로 하락했다고 WSJ은 전했다.

예상 인플레이션 지표인 10년물 손익분기 인플레이션율(break-even inflation rate)은 5월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 물가상승률은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과 인플레이션이 있을 경우 이를 보상해주는 인플레이션에서 보호되는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간 격차로 구한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향후 10년간 평균 연간 인플레이션을 나타내는 이 물가상승률은 5월 2.54%를 기록했지만 20일에는 2.26%까지 낮아졌다.

물론 여전히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인 주식을 사들이고 있고, 회사채 수요도 꾸준해 수익률 최저치 경신 행진을 부르고 있다.

그러나 수면 아래에서는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투자자들이 경기변동에 민감한 경기순환주 대신 경기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대형 기술주로 갈아타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