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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리포트] 공포와 분노 뒤섞인 베트남 코로나 속 교민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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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리포트] 공포와 분노 뒤섞인 베트남 코로나 속 교민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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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세로 도시가 봉쇄되면서 길거리가 텅 비었다.
베트남의 코로나19 대유행이 말그대로 걷잡을수 없을 만큼 확산되고 있다. 신규 확진자가 지난 19일에는 처음으로 5000명을 넘어서며 강력한 봉쇄조치에 들어가자 거리가 유령도시처럼 변했다.

교민사회도 덩달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의료시스템 수준이 낮은 현지 사정상 제대로 된 치료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코로나 확진으로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교민이 사망하자 한국측에 제대로 알리지도 않은 채 화장처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말그대로 영화에서나 볼 법한 사건이 발생한 셈이다.

불안감과 함께 분노도 커지고 있다. 화장사건이 발생한 직후 한 국내 보수매체가 이번 사태에 대해 해외판 기사를 송고하면서 사라진 교민을 '조센징'이라고 표현했기 때문이다. 해당매체는 해킹으로 인한 일이라고 해명하지만, 극우성향이 큰 국내인사들도 자주 썼던 용어라는 점에서 같은 보수성향을 지난 매체에 대한 의혹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서 한창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민사회를 조센징이라고 비꼰 기사에 대한 분노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신규확진 5000여명, 남부만 집중(?) 의혹

지난 18일 하루동안 베트남의 신규 확진자는 지역감염 5887명, 해외유입 39명 등 총 5926명으로 전날 3718명에서 하루만에 2000명 가까이 불어났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 사흘동안 3000명대를 기록하다가 곧바로 5000명대로 뛰어 올랐다. 20일 현재는 다시 4000여명대로 줄었지만 검사가 일부지역에서만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불안감이 크다.

최대 발생지역 호치민시의 신규 확진자가 여전히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호치민시의 신규 확진자수는 총리령 제16호에 따라 봉쇄조치를 시행한 첫날인 지난 9일부터 하루 1000명 이상으로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 9일동안 일평균 확진자수는 2000명 가량으로 이전 9일 평균 600여명보다 3배 이상 폭증했다. 이외 남부지방의 확산세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호치민시와 빈즈엉성(Binh Duong), 동나이성(Dong Nai) 등 이미 봉쇄조치가 시행중인 3개 지방을 제외하고 남부 19개 성·시 가운데 남은 16개 성·시 전부에 총리령 제16호에 따라 19일부터 2주간 봉쇄조치가 내려졌다. 또한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는 하노이시도 9일부터 총리령 제15호에 따라 부분봉쇄 조치됐다.
문제는 신규확진의 확산세가 언제든 북부로 옮겨붙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하노이를 중심으로 한 북부는 신규확진자가 십수명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 수치가 진짜인지에 대한 의문은 계속 나오고 있다.

베트남 정부의 조치를 살펴봐도 합리적인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전염성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로 연일 남부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처음 지역감염이 시작된 북부지역은 별다른 확산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이상하게 베트남 북부지역은 줄곧 코로나19의 일반 데이터나 일반적인 감염확산 추세에서 많이 비껴나 있다.

또 상식적으로 현 상황에서는 백신 물량의 대부분이 대유행의 중심이 된 남부지역에 집중투입되는 것이 맞다. 하지만 베트남 정부는 절반이상의 물량을 북부지역에서 접종하고 있다. 박장·박닌 등 북부의 핵심 공단지역은 이미 삼성·폭스콘 등 대기업들의 요청에 의해 백신접종이 어느정도 끝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북부 국경지역을 비롯해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고 발표되지 않은 곳까지 백신을 투입하고 있다.

하노이에서 개인사업을 하는 백인창 대표는 "베트남 정부의 발표를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 북부지역이 아무래도 정치의 중심이다 보니 안정적인 추세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이려는 것 같다. 사회주의 국가들의 가장 큰 리스크가 투명성과 불확실성인데 이번 코로나 사태를 발단으로 점차 이런 문제점들이 드러나면서 교민들도 불안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그래도 불안한데 '조센징'이라니

이런 상황에서 교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국내 한 보수 성향 매체인 J일보의 기사 때문이다. 중앙일보는 며칠전 호치민 시에서 코로나에 확진돼 현지 병원에서 치료받다 숨지자 베트남 정부가 이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화장처리한 사건에 대해 보도했다.

사실 이 사건 하나만 보면 베트남 정부의 안일한 태도에 대한 비난이 커질수 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중앙일보는 미주판에 이 기사를 송고하면서 '하노이에서 사라진 한인'을 '하노이에서 사라진 조센징'이라는 표현으로 바꿨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베트남 내 교민사회 전체가 분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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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교민사회가 조센징 보도를 두고 분노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교민들에게 각종 기사와 소식을 전하는 교민매체는 '이게 있을수 있는 일인가? 이런걸 신문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해당 매체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매체는 '해킹이라는 변명을 했다지만, 믿기 어렵다'며 '그정도 신문매체를 해킹하면서 단어 몇개만 조센징으로 바꾸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베트남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있는 교민들 뒷통수를 치는 것이라며 과연 우리는 베트남에서 '조센징'으로 살아가는 거냐며 분노했다.

한편, 20일 오전기준 베트남의 코로나19 확진자는 6만180명, 완치자 1만1047명, 사망자 334명이며 백신 접종자는 1차 430만5501명, 2차 30만9791명, 접종률은 4.43% 수준이다.


응웬 티 홍 행 글로벌이코노믹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