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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원전정책 '갈지자 행보'에 탈원전 찬반진영 '협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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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원전정책 '갈지자 행보'에 탈원전 찬반진영 '협공'

한수원 佛핵융합실험로 첫 기자재 공급 수주, 해외원전 민관 참여 확대로 원전산업 활기
"탄소중립에 필요" 국내 소형모듈원자로 개발에 4천억 투입…"탈원전 사실상 손떼" 해석도
원전반대측 "소형원전 탄소중립은 허구", 찬성측 "탈원전으로 온실가스 증가, 전력난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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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부 카다라쉬 지방에 건설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내부 모습. 사진=국가핵융합연구소
국내 원자력업계가 소형원자로 개발부터 국제 핵융합실험사업 참가까지 일궈내면서 '탈원전 위기'를 딛고 다시 활력을 되찾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원전업계 한켠에서는 정부가 지난해 '2050 탄소중립 선언'을 계기로 탈원전 정책에 사실상 손을 뗀 것이 아니냐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신한울 원전 1·2호기 운영 허가와 3·4호기 건설을 둘러싼 정부의 모호한 태도에 더해 여름철 전력수급 위기 상황까지 겹쳐 '탈원전' 찬성론자는 물론 반대론자도 정부의 '이율배반 태도'에 떨떠름한 모습이다.

◇한수원, 국제핵융합실험로 기자재 공급 수주…민관 합작 잇단 성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이달 초 프랑스에서 진행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사업에 처음으로 기자재 입찰사업 낙찰자로 선정돼 오는 8월 ITER 사무국과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ITER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유럽연합(EU)·러시아·중국·일본·인도 등 7개국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총 20조 원 규모의 글로벌 프로젝트로, 우리나라는 지난 1988년 시작된 ITER 사업에 후발주자로 참여했으나 우수한 원전 기술력을 내세워 주도국 역할을 찾아가고 있다.

태양과 같은 원리인 '핵융합 반응'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핵융합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 우선 실험용 핵융합로를 건설하는 ITER 사업 유치를 놓고 초기에 프랑스·일본 등이 경쟁을 벌이다가 결국 프랑스로 낙점돼 2007년 프랑스 남부 카다라쉬 지역에 실험용 핵융합로가 건설되기 시작했다.

한수원은 ITER 기자재 입찰사업에서 함께 컨소시업으로 참여한 국내 원전설비 공급업체 정우산기와 협력해 ITER 냉각수 계통 질소 습분분리시설 2종을 공급할 예정이다.

ITER 기자재 공급사업을 처음 수주한 한수원은 여세를 몰아 남은 건설 관련 사업관리·정비용역·시운전에도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한국전력의 설계·엔지니어링 자회사 한국전력기술은 지난 2월 두산중공업, 국내 밸브제조업체 트릴리엄플로우코리아 등과 손잡고 열교환기 등 ITER 기자재 공급사업을 수주했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도 현대중공업과 함께 ITER 심장부인 '플라즈마 진공용기(토카막)' 총 9개 섹터 중 4개 섹터 제작을 담당하고 있다.

ITER는 오는 2035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후 ITER 실증자료를 바탕으로 상업용 핵융합발전소 건설로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무한대에 가까운 에너지원인 핵융합발전소가 상용화되면 전세계가 추구하는 '탄소중립 실현'에 한층 가까워질 것으로 원전업계는 전망한다.

◇'대형원전 외면' 정부, 소형모듈 원자로 개발엔 4000억 투자…'탈원전' 찬반진영 모두 비난 공세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원자력이 필요하다는 점은 최근 정부의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의지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정부는 2012년 세계 첫 소형 원전 '시스템 일체형 원자로(SMART)'를 개발한 이후 지지부진했던 소형 원자로 연구개발을 재개해 오는 2028년까지 총 4000억 원을 투자해 '혁신형 SMR'을 개발한다는 목표이다. 오는 9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앞두고 있다.

한수원은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혁신형 SMR 개발을 주도해 2028년 이후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한수원 정재훈 사장은 지난 2일 한수원·원자력연구원·여야 의원들이 참여하는 '혁신형 SMR 국회포럼'에서 "우리의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산·학·연·관이 합심해 개발하면 한국형 SMR이 앞으로 SMR 수출시장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정부와 일부 여당 의원들이 대형원전의 대안으로 'SMR 띄우기'에 나서고, 한발 더 나아가 지난 5월 문재인-조 바이든 대통령 한-미 정상회담에서 두 나라 간 원전 협력이 언급되면서 '원전 부활'의 시그널(신호)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다.

이같은 움직임에 '탈원전 찬성'(원전 반대) 진영이 반발하고 나섰다.

환경단체 에너지전환포럼은 지난 18일 발표자료를 내고 소형모듈원자로를 공격했다.

'SMR은 안전하지도, 탄소중립의 대안이 될 수도 없다'고 주장하는 에너지전환포럼의 관계자는 "소형 원전이 많이 건설되면 그만큼 안전사고 위험도 높아지는 것"이라며 "연료봉·원자로 제조 과정에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에 탄소배출이 없다는 말도 허구"라고 비판했다.

반면, '탈원전 반대'(원전 찬성) 진영은 정부의 SMR 투자 계획이나 ITER사업 참여에 환영하는 반응을 나타냈다. 다만, 여전히 정부가 '탈원전'을 고수하는 이율배반의 태도를 취하고 있는 점을 공박했다.

원전 찬성의 원자력 학계 교수는 "현 정부 들어 원전 예방정비 명목의 가동 중단 일수가 이전 정부에 비해 크게 늘었고, 신한울 1호기도 완공 후 15개월이 지난 지난 9일에야 비로소 조건부 운영 허가를 내줬다"면서 "이는 역설적으로 석탄·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비중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늘렸고, 최근 여름철 전력수급 위기의 한 원인으로도 작용했다"고 정부의 원전 정책의 모호성을 질타했다.

이 교수는 "SMR과 핵융합발전은 장기간 측면에서 원자력산업이 가야 할 방향이고, 지금 당장은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해 전력 수급과 원전산업 생태계 안정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